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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1.11.30 17:02
  • 호수 1381

[도시청년들의 당진 살기]
당진에서 보낸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2)
자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당진의 사계(四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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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어느 날, 높고 푸른 하늘이 보인다. 황금빛 논은 알찬 벼들이 고개를 떨군 채 바람 따라 파도를 친다. 처음 보는 콤바인이 지나간 자리는 입대를 앞두고 잘라낸 청년의 머리카락 마냥 그 흔적을 짙게 남긴다. 5개월 동안 자연의 품에서 농부의 땀으로 키워낸 벼가 이제는 흔히 먹는 쌀밥으로 보이지 않는다. 자연과 농부의 걸작품들이 시골 곳곳에서 쌀, 콩, 고추란 이름으로 생산되고 있었다. 

<겨울>

겨울이 오나 보다. 빈 논을 지나는 바람에 서슬 퍼런 칼의 기운이 배어 있다. 겨울을 맞이하듯 한낮같이 쨍한 보름달은 황량하지만 묵직한 진풍경을 자아낸다. 농부들은 겨울을 준비한다. 모든 것을 내어준 땅에 수고했다고 시골 냄새 가득한 시커먼 거름을 준다. 시원한 매질로 털어낸 콩들은 포대에 담아 고이 모셔둔다. 시골 장터에는 고운 자태를 자랑하는 새빨간 고추들이 큰 투명 비닐에 담겨 손님을 맞이한다.

당진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봄과 선명한 여름, 풍요로운 가을을 지나 이제 새로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자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당진에서 살아보기는 이렇게 나의 기억 속에 또렷하게 각인되었다. 

 

>> 로컬에디터 임재희 씨는…
- 1984년생, 부산 거주
- 전 국제구호 NGO 기아대책 
   기업사회공헌 사회복지사
- 이메일: kkamj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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