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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21.11.30 17:08
  • 호수 1381

[칼럼] 최장옥 전 석문우체국장
유권자의 수준이 국격(國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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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일을 3개월 남짓 앞두고 여야 후보가 확정됐다. 하지만 양당의 후보자 면면을 보면 실망 그 자체라는 여론이다. 한 후보는 전과 3범에 이런저런 구설과 의혹이 난무해 수신제가(修身齊家)도 못 하면서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하겠다고 나섰냐는 점과,  다른 한 후보는 잦은 말실수와 정치 경력이 미천하다는 점에서 이런 후보자들이 대통령이 된다면 과연 사회적 정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우려다.

인간은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3대 덕목이 있는데 양심, 염치, 예의가 그것이다. 세상에는 이 3가지가 없는 인간들이 판을 치고 있어 사회가 혼란함에도 특정 정당에 속한 유권자들이 어떻게 이런 후보자들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지 놀랍다.  

1966년 독일의 기민당 소속의 키징거가 수상에 당선됐는데 그는 나치당원 출신이었다. 그가 취임할 때 작가인 귄터 그라스는 저명 일간지에 공개편지를 실었는데 그 내용은 “나치 당원이었던 당신이 수상이 된다면 앞으로 아이들에게 어떻게 역사를 가르칠 수 있겠는가?

당신의 사임만이 당신이 애국할 마지막 기회다”라며 일갈했다. 하지만 키징거는 듣지 않았고, 그해 11월 6일 기민당 전당대회에서 29세의 언론인 베아테 클라스펠트가 갑자기 단상에 뛰어올라 키징거 총리의 뺨을 후려치며 큰 소리로 “나치는 꺼져”라고 외쳤다.

1969년 이후 빌리 브란트 정부가 들어선 가운데, 빌리 브란트 총리는 폴란드의 유대인 게토(강제격리거주지)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로 사죄해 세상을 놀라게 했고, 독일은 나치국이란 오명을 씻고 통일의 기반을 굳건히 다지는 국격 있는 나라로 발전하게 된다.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인 일본은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 “아베” 이래 계속 극우세력이 수상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들의 과거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전쟁할 수 있도록 헌법개정을 밀어붙이고 있어 세계인들은 우려를 보이며 일본을 결코 존경하지 않는다. 

프랑스의 경우 2017년 마린 르펜이라는 극우주의 정치인이 대통령 선거에서 결선투표까지 올라갔는데 당시에 많은 지식인은 민주주의 파국을 운위할 정도였다. 세계 민주주의의 발원지라는 프랑스에서 극단적 포플리스트가 결선투표까지 진출할 수 있느냐고 개탄했다. 결과는 마크롱이 당선했지만 르펜 사태로 프랑스 민주주의는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미국의 경우는 어땠나? 당시 모든 언론이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점쳤음에도 슈퍼 사이코패스라 할 만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 민주주의의 막장 드라마를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세계가 부정적 이목으로 집중하며 미국의 국격이 실추됐다.

오죽했으면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 밴디 리와 하버드대 등 정신의학과 교수 20여 명이 함께 트럼프의 정신 상태를 의학적으로 분석 정리한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란 책을 펴냈는데 미국의 <뉴욕타임스>에게 극찬을 받았다. 책의 결론은 “트럼프는 정신의학적으로 제정신이 아닌 대단히 위험한 인물”이라는 것으로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 민주주의의 순위 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볼 때 내년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우리나라의 국격 실추는 피할 수 없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촛불혁명으로 세운 정권이 구제 불능의 사회 양극화와 젊은이들이 절망하는 희망 없는 나라로 내몬 현실을 구제할 인물이 그리도 없는 것인가?

2005년 11월부터 16년간 재임하고 물러나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그의 집권기를 황금시대라 부른다. 세계행복보고서에서는 독일은 G7 국가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그의 재임 동안 정치적 중도층을 넓히고, 올바르고 현명한 판단을 바탕으로 안정된 개혁정치를 단행했다.

그가 취임할 당시에 비해 GDP와 국민소득이 5만 달러에 달해 130%의 증가했으며 실업률도 3%에 불과하고, 여성의원과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을 30%로 의무화하도록 해 성 평등에도 앞장섰다. 퇴임 직전임에도 75%의 지지도를 보여 지도자의 덕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한없이 부럽다. 

메르켈 같은 대통령감이 우린 과연 없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양승조 도지사나 김동연, 최재형 같은 인물은 대통령감으로 충분하다. 다만 국민의 안목이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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