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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경제
  • 입력 2021.12.27 10:55
  • 수정 2021.12.31 15:19
  • 호수 1386

[그때, 이곳 – 도시재생의 길을 묻다 5] 옛 우물터
주민들의 젖줄과 같았던 시내의 대동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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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군청사 일대에 있던 물 좋은 샘터
일대 주민들 지게 지고 와 물 길어 먹어

▲ 당진원도심 일대

<편집자주>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옛 당진지역 주민들의 삶의 배경이 됐던 원도심이 주민들의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개발과 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주민들의 삶과 지역의 문화가 묻어 있던 오래된 건물들이 철거되고, 그곳에 새로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을 지역의 이야기를 역사로 기록하는 것은 변화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현재 세대들에게 맡겨진 책임이자, 이 지역에서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을 위한 의무이다. 더불어 도시재생이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주민들의 목소리도 담아내야 한다. 

당진시대에서는 ‘그때, 이곳 – 도시재생의 길을 묻다’라는 기획을 통해 도시재생 사업이 이뤄지는 주요 지점을 중심으로 사진과 영상, 그리고 글로 기록하고자 한다. 또한 도시재생사업의 추진 과정을 점검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살펴보며 디지털 스토리텔링 보도를 통해 주민들의 목소리도 함께 담을 예정이다.

해당 내용은 유튜브 ‘당진방송’ 채널을 통해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글 싣는 순서>

1. 당진시네마(당진극장)
2. 구 군청사 
3. 구 당진읍사무소·당진군민회관 
4. 당진정보고등학교
5. 옛 우물터 
6. 승리봉공원

▲ 1970년대까지 사용한 대동샘

당진1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구 당진군청사를 철거하고 도심광장 및 거점주차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당진읍성 성벽 일부가 발견됐다. 이 일대에 당진읍성이 축조돼 있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는데, 예로부터 당진읍성 일원에 몇 개의 큰 우물이 있었다고 전해내려온다. 

“문헌에 보면 당진읍성에 우물터가 세 개가 있었다고 그래요. 당진극장(당진시네마) 옆에 큰 게 하나 있었어요. 한 이십 년 전까지만 해도 지금 시민문화예술인촌 조성하는 그곳 옆에 큰 우물이 있었죠. 한보철강이 들어서고 시내에 건물을 지어 올리고 하니까 그때 자연스럽게 없어진 것 같아요.” (김충완) 

“물이 깊지는 않은데, 아주 큰 수원이 좋았다고 해요. 물이 많아서 당진시내 사람들이 다 지게로 져서 물을 퍼다 썼죠. 지금은 건물 짓느라 매립해서 다 없어졌어요.” (이덕하)

▲ 가작우물 (※제공 : 차택순)

얼지도 않고 넘쳐흐를 정도로 물 좋았던 곳

계절이나 날씨와 상관없이 샘은 마르지 않았다. 지역주민들의 젖줄과 같았던 큰 우물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촌락을 이루고, 지금의 시가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도시의 시작은 물 좋은 샘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겨울에도 얼지를 않아요. 아무리 추워도 살얼음 정도 낄까. 물이 그냥 고여 있는 게 아니라 철철 넘쳐서 흐를 정도였고요. 지금 같았으면 음용수 수질검사 하라고 난리였을 텐데, 그때 당시에는 그냥 먹어도 될 정도로 약수같이 맑았죠. 제가 왜 그 우물터를 기억하냐면 약국에 근무할 때 밤에 그 샘터로 가서 물을 한두 통 길렀어요. 물이 그렇게 많이 잘 났거든요. 우물에 빗물 들어 가지 말라고 뚜껑도 있고, 지붕도 있었는데…. 그게 한 70년대까지 있었어요.” (홍윤표)

“산호미용실 있는데, 거기에 샘이 있었는데 마르질 않았지. 근처 사람들이 다 거기서 물 길어다 먹어도 물이 안 말라. 군청 앞에서 이발소 할 때 이발소에서 사용하던 물도 다 거기서 길어다 썼으니까. 머리 감는 애들 그 물 길어다가 머리 감겼어.” (박기택) 

“우리집이 그 전에 구 경찰서 앞에 있었는데 거기까지 물을 지게로 져다 먹었어. 우리 어렸을 때, 우리 초등학교 다닐 적에.” (이덕하)

▲ 과거에 사용되던 우물의 모습

온 주민들이 물 길어 먹던 대동샘물 

당진시내에 여러 개의 우물터가 있었고 이곳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은 저마다 샘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다. 

“제가 기억나는 것은 구 군청사 뒤편에 지금 청년타운 있는데 거기에 하나 있던 것 같고, 동문주차장 그 앞에 하나 있었고, 그리고 당진시네마 그 뒤에 그렇게 세 곳이 생각 나는 것 같아요. 우물이 그렇게 세 가운데 있었던 것 같아.” (고영석) 

“당진시내에서 큰물이 어디 있었냐면 시장오거리 밑으로 지금 건물들이 있는데, 정다방 앞에 당진기름집이라고 참기름·들기름 짜는 집이 있었거든, 거기가 당진의 아주 큰 대동샘물이였어요. 우리가 어렸을 적에 그 물을 먹었다고. 지게로 져와서…. 그 당시 시내 사람들이 다 그 물을 먹었어요. 물이 아주 잘 나왔죠.” (이덕하) 

“시장오거리에서 시장 쪽으로 가면 거기에 우물터가 있었어요. 우물이 참 좋아서 그 근처 사람들은 다 우물물을 퍼먹었거든. 삼일여관 그 뒤 쪽이야.” (맹광호) 

▲ 옛 우물이 있던 자리에 작은 광장이 마련됐고, 종종 이곳에서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시내에 건물이 들어서고, 상수도가 보급되면서 주민들의 식수원이자 중요한 삶터 중 하나였던 우물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지금은 그 흔적을 찾기조차 힘들지만, 그 위에 또다른 역사를 차곡차곡 만들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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