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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 속의 변화는 제게 행복입니다”
365일 사진 기록 남기는 유광호 씨(우강면 성원리‧58)

막내아들 꿈 ‘농부’ 이루기 위해 찾은 우강
13살 때 아버지에게 선물받은 카메라…45년 취미생활
다양한 하늘 볼 수 있는 ‘해 뜨고 지기 40분 전‧후’
오는 4월까지 프로젝트 진행…결과물 모아 &
김예나l승인2022.01.16 12:36l(13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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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아들 꿈 ‘농부’ 이루기 위해 찾은 우강
13살 때 아버지에게 선물받은 카메라…45년 취미생활
다양한 하늘 볼 수 있는 ‘해 뜨고 지기 40분 전‧후’
오는 4월까지 프로젝트 진행…결과물 모아 책 출간할 예정

“우리는 아름다운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그 아름다운 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그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죠. 하지만 그 아름다움에 금방 익숙해지고, 다시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떠납니다. 유목민처럼…. 새롭게 정착한 이곳에서 나는 얼마나 오래 아름다움을 느끼며 살 수 있을까요? 제가 하고 있는 ‘익숙함 속의 변화’는 그걸 실험해 보는 프로젝트입니다.”

우강면 성원리에 거주하고 있는 유광호 씨는 365일 동안 우강면 소들평야에 자리한 자신의 집을 촬영하는 프로젝트 ‘익숙함 속의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 그의 카메라에는 계절의 흐름이 고스란히 담긴 우강면의 모습이 들어있다. 

5월 모내기 철에는 물이 가득 찬 논에 청명한 하늘이 비춰 신비스럽고, 8월에는 지붕 위로 펼쳐진 붉은 노을이 오묘함을 자아낸다. 10월 수확 철에는 벼가 다 베어진 논에서 쓸쓸함이 전해지고, 12월에는 함박눈에 덮힌 풍경에서 고요함과 평온함이 느껴진다.

도시에서 5일, 농촌에서 2일 

유 씨는 지난 2012년 2월 당진에 터를 잡았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그는 IT업계에 종사해 왔다. 삼성·LG 등에서 근무했고 벤처기업 컨설팅도 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도시남자’라고 생각되는 그가 연고도 없는 당진을 찾은 이유 단순히 막내아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다. 유 씨는 “막내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꿈이 농부라고 했다”며 “그 꿈을 이뤄주기 위해 전국 곳곳으로 집과 땅, 논이 붙어 있는 장소를 찾아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여러 조건이 맞은 곳이 우강면 성원리 이 집이었다”면서 “때마침 이웃 한 명이 내가 이곳에 오면 후견인이 되어주겠노라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 우강면 성원리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그러나 이곳에 자리를 잡았을 때는 세월이 흘러 초등학생 막내아들이 17살의 고등학생이 됐던 때라고. 정작 막내아들은 당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순 없었지만 꿈을 위해 농대에 진학했단다. 

유 씨는 ‘5도2촌’ 생활을 했다. 5도2촌은 일주일에 5일은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2일은 농촌에서 농사 짓는 생활을 의미한다.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곧 농촌 생활을 접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유 씨는 “농촌에 살아보니 너무 좋았다”며 “서울에서 살 때는 내가 남들의 삶에 끼여 있었던 것 같은데, 당진에 오니 내가 내 삶에 주인이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도시 생활을 접고 농촌에서 6일을 살고 있다. 일주일 중 하루는 가족과 함께하고자 서울로 향한다.  

1년 동안 하나의 피사체를 찍다

그는 40년 전부터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전공한 것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찍어왔기에 카메라를 다루는 솜씨가 노련하다. 유 씨는 “13살 때 사진 찍기를 좋아하던 아버지에게 필름 수동카메라를 선물받았다”며 “그 카메라를 갖고 친구들 사진도 찍고, 이런저런 행사 사진도 찍곤 했다”고 회상했다. 아쉽게도 아버지가 준 카메라는 잃어버렸지만 13살 때부터 카메라는 그가 늘 지니고 다니는 필수품이 됐다. 

유 씨는 요즘 자신의 집을 배경으로 매일매일 사진을 찍는다. 그는 “차별화된 사진을 찍고 싶었다”면서 “하나의 피사체를 1년 내내 찍으면 도사가 된다는 말을 듣고 난 후 365일 동안 하나의 피사체만을 찍는 프로젝트 ‘익숙함 속의 변화’를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5월부터 오는 4월까지 365일 동안 이뤄진다. 

“변화 없으면 불행”

그에게 익숙함 속의 변화는 ‘행복’이다. 유 씨는 “익숙함은 편안해서 좋지만 변화가 없으면 질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하면 행복하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불행하다”면서 “일상에서 행복하려면 작은 변화를 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간은 3개월 동안 무엇이든 반복하면 질려한다”며 “그래서 계절이 3개월마다 바뀌고 아침과 저녁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씨가 사진 찍기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해 뜨기 40분 전·후, 해 지기 40분 전·후다. 이 시간에는 하늘이 다양한 색을 나타내, 집이라는 피사체는 늘 같지만 셔터를 누를 때마다 사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1년 간의 결과물을 책으로 펴낼 생각이에요. 사진에 글과 캘리그라피를 더할 계획이라 캘리그라피 연습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제가 찍은 사진에 다양한 편집을 시도하고 있어요. 스테인드글라스 형태로 만들기도 하고, 유화로 재탄생 시키기도 해요. 앞으로는 사진에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해보고 싶습니다.” 


>> 유광호 씨의 사진을 볼 수 있는 곳
       ngbs64.creatorlink.net/PORTFOLIO

>> 유광호 씨가 찍은 2021년 5월 부터 2022년 1월까지

 

 


김예나  yena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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