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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으로 추억속으로]
조만형 면천면 성상1리 노인회장
트롯가수 장민호 닮은 그리운 큰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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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면천면 성상1리 노인회장을 맡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로당에서 노인회원들을 만나지 못해 너무 아쉽다. 마치 옥살이를 하고 있는 기분이다. 한편 우리집에는 앨범과 액자가 많다. 차곡차곡 사진을 모아뒀더니 양이 상당하다. 

첫 번째 사진은 아내와 나의 20대 때의 사진이다. 오른쪽 사진은 군 복무 중 찍은 사진이다. 지금은 복무기간이 18개월이지만 내가 군생활을 했을 때에는 무려 54개월이었다. 지금은 백발의 할아버지이지만 소싯적에는 이목구비가 뚜렷해 인기가 있었다. 왼쪽 사진은 23세이었던 아내(박계순)의 모습이다. 아내는 합덕읍 재호지리 출신으로 꽃다운 21살 나이에 나와 결혼을 했다.  

두 번째 사진은 40대 때의 내 모습이다. 지금은 면천면 성상1리에 거주하고 있지만 내가 태어난 곳은 면천면 자개2리다. 3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형님과 셋이 살았다. 너무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버지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당시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14살 때부터 농사일을 하며 가정에 힘을 보탰고 홀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형님과 교대로 군 생활을 하기도 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재밌었던 시기를 꼽자면 40대였던 것 같다. 성실하게 농사지으며 일했더니 내 땅이 생겼고, 자식들을 열심히 뒷바라지해 둘째 아들을 서울의 명문대에 보내기도 했다. 

세 번째 사진은 서울에서 아내와 찍은 사진이다. 아내와 나는 6살 차이가 나는데 중매로 만나 결혼해서 삼형제를 낳아 길렀다.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 적 있지만 막내아들이 딸처럼 살가워 그런 생각이 사라졌다. 막내아들은 매일같이 우리의 안부를 묻고 살뜰히 챙긴다.  

네 번째 사진은 형님과 찍은 사진이다. 사진 속배경은 형님(故 조일형)이 살던 서울 흑석동이다. 형은 나보다 4살이 많았는데, 사이가 좋았다. 사진을 자세히 보니 이때 다정하게 손도 잡고 찍었더라. 형과 찍은 사진이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근에 찾은 것은 이 사진 뿐이다. 

마지막 사진은 당진 신성회관에서 환갑잔치를 하며 찍은 가족사진이다. 벌써 30년 가까이 흘렀다. 나는 올해 89세를 맞았다. 하지만 여전히 청력도 좋고 건강에 큰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다. 앞으로도 병원 신세를 지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 사진 속에 있는 세 아들과 며느리, 손주들의 모습이 보니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 큰손주가 올해 37살이 됐다. 마냥 어렸던 손주들은 어느덧 훌쩍 자라 지금은 나보다 키가 크다.  

한편 10년 전 교통사고로 맏아들을 먼저 떠나보내야 했다. 나를 가장 많이 닮은 자식이었다. 요즘 TV에 나오는 트롯가수 장민호와 비슷하게 생겼었는데, 오랜만에 사진을 보니 큰아들 생각이 난다. 우리 자손들 모두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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