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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11 20:30
  • 호수 1396

[세상사는이야기]
한방차 소믈리에 김진희 수제블렌딩한방차 원 대표(정미면 덕마리)
“내 몸을 생각한 수제 한방차…쉽게 즐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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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에서 한방차 소믈리에로 새로운 도전
정성껏 블렌딩한 한방차 널리 알리고파

정미면 덕마리에서 수제블렌딩한방차 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진희 대표는 어느날 문득 머릿속에 물음이 떠올랐다. 몸에 좋은 한방 재료가 이리도 많은데 왜 한약재를 이용한 맛 좋은 차는 없는지 궁금했다. 사람들에게 한방차는 대추차와 쌍화차가 전부였다. 그래서 직접 김 대표가 찾아 나섰다.

서울을 오가며 한방차에 대해 배우고 약재를 구하고 블렌딩을 하면서 자신만의 한방차를 만들어냈다. 또 한방차 소믈리에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한방차의 이로움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신성대학교 입구에 작업장이자 연구소인 수제블렌딩한방차 원을 차리고 새로운 시작에 나섰다. 

한방차 소믈리에란?

한방차 소믈리에는 한방 재료를 법제(한약의 독성과 자극성을 없애고 안전하게 쓰기 위해 거치는 방법)해 건강에 도움되는 차로 재탄생 시키는 전문가다. 한방차 소믈리에 2급 자격증을 취득한 김 대표는 건강에 대한 염려 때문에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난 15년 동안 그림을 그려왔던 김 대표는 작업하면서 커피를 습관처럼 마셨다.

하지만 점점 몸에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몸이 붓고 곳곳에 염증 증세가 찾아왔다. 김 대표는 커피 대신 마실 것을 찾기 시작했다. 차를 접하면서 잎차와 꽃차를 마시기 시작했지만 잎과 꽃차에서 나는 특유의 향이 도통 입에 맞지 않았다. 김 대표는 한방차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름은 한방차면서 자연 한방 재료로 만든 차는 찾기 어려웠단다. 

1년 동안 서울 오가며 공부 

김 대표는 한방차 소믈리에 과정을 위해 1년 동안 서울을 오가며 공부했다. 이와 함께 아로마테라피 강사 자격증과 약용식물자원 관리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약용식물자원 관리사는 약용식물의 종류와 특성, 효능 및 효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자연산 약효를 지닌 초근목피를 재취하거나 보관, 관리하는 전문인이다. 자격증을 취득하는 이 과정을 통해  김 대표는 더 많은 약용식물을 알게 됐고 식물들이 가진 효능을 살리면서 독성을 빼기 위한 법제 과정까지 깊은 공부를 이어왔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널리 알고 있는 한약재를 사용해 한방약차를 만들어요. 한약재의 약성과 약리작용을 높이고 극한 성질을 누그러뜨리는 법제 과정을 엄격히 지켜 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방블렌딩 차 무엇이 있나?

현재 만들어 낸 한방블렌딩차는 8가지가 있다. 돼지감자와 여주 등을 넣어 당뇨에 좋은 당뇨차, 이혈과 보혈로 혈액 순환에 좋은 약재들을 모아 블렌딩한 참당귀차, 스트레스와 심신안정, 두통에 효과 있는 천마차, 관절과 근육질환 허리틍증에 좋은 우슬차 등이 있다. 
단순히 한약 재료를 넣어 만든 차가 아니다. 간에 좋고 피부를 맑게 하는 구기자차는 실제로 구기자를 9번 찌고 말리는 구증구포(九蒸九曝) 과정을 거쳐 만든다고. 찌고 말리고, 또다시 찌고 말리는 9번의 과정을 거치면서 부족했던 단맛이 더해진다. 여기에 용의 눈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의 약재 용안육을 구기자와 함께 하나하나 실로 묶고, 이를 다시 덖어야만 용안육차가 완성된다. 이 차 한 잔이 나오기까지 보름이 넘게 걸린다고. 

토봉령차는 매우 딱딱한 망개나무 뿌리를 썰고 막걸리에 절여 놓는 법제 과정을 거친 후 찌고 덖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재료의 특성을 감안해 유근피까지 넣어야 토봉령차가 완성된다. 

귤피메리골드는 보는 것도 예쁘고 그만큼 맛도 좋은 차다. 작은 크기의 귤껍질과 메리골드를 각각 말린다. 귤껍질 안에 잘 말린 메리골드를 넣어 실로 묶고 쪄내야 귤피에 싼 메리골드 차가 완성된다. 

김 대표는 “메리골드가 몸에 좋은 재료이지만 차로 만들면 생각보다 꽃향이 나지 않는다”며 “청귤에도 넣어보고, 보통 크기의 귤에도 넣어 만들어 보는 등의 오랜 연구 끝에 나만의 귤피에 싼 메리골드차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차는 특허를 받기 위해 출원을 신청한 상태다. 

블렌딩차 외에도 칡쌍화차와 대추쌍화차, 여름쌍화차가 준비돼 있다. 여름쌍화차는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쌍화차로 몸 속 열기를 낮춰주는 효능을 갖고 있다. 여름쌍화차에는 건지환이, 겨울에 마시는 쌍화차는 습지황이 들어가는 등 사용하는 재료도 다르다. 김 대표는 “50대가 되니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힘이 없어 음식을 먹으면 살이 찌거나 붓는 것이 반복됐다”며 “그래서 점심 대신 쌍화차를 마시니 몸이 가벼워지고 몸의 균형이 맞춰져 계속해 즐겨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과 한방차 비슷한 점 있어”

한방차를 접하기 전까지 김 대표는 그림을 그려왔다. 울산에 살던 그는 18년 전 남편의 직장이 있는 당진으로 오면서 당진문화원에서 그림을 배워왔다. 처음엔 수채화를 하며 당진수채화작가회 창단 멤버로 활동하다 현재는 유화에 재미를 느끼며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한방차를 배우던 지난 1년간은 너무 바빠 붓 잡을 시간이 없었다고. 그는 한방차를 만드는 일이 그림 그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방 재료를 블렌딩해 차를 만들어내는 것과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창의성을 요구하는 점에서 비슷하다”며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재밌다”고 말했다. 

한편 신성대학교 초입에 마련한 수제블렌딩한방차 원에서는 차 구매와 함께 차 테이크아웃이 가능하다. 텀블러를 가져올 경우 할인도 하고 있다. 차 가격은 3000원에서 3500원이다.
“사람들이 커피를 많이 마셔요. 이유는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한방차도 커피처럼 편하게 들고 마실 수 있는 차가 됐으면 좋겠어요. 옛날에 임금님도 아프면 약이 아니라 차부터 마셨다고 해요. 건강은 스스로 챙겨야 하잖아요. 우리 몸을 지킬 수 있는 차를 많이 애용해주세요.”

•주소 : 정미면 대학로 23 (신성대학교 입구)
•문의 : 010-5044-8598(오전 10시~오후 6시, 전화 및 문자, 온라인 주문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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