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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현장 르포] 확진자 계속 늘고 있는 학교와 당진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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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학생이 지난해 12월 학교에 설치된 이동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송악읍 기지시리에 거주하는 A씨 부부는 일요일과 수요일 저녁이면 한바탕 곤욕을 치른다. 다음날 자녀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기 위해 신속항원검사를 해야 하지만 4살 된 어린 딸의 코에 면봉을 넣기란 쉽지 않다. 

아이는 검사를 하기 싫어 발버둥을 치면서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울어댄다. 아내와 남편은 발버둥 치는 딸아이의 양팔과 다리, 얼굴을 붙잡고 양쪽 코에 면봉 넣기를 시도했다. A씨는 “이젠 면봉만 손에 쥐어도 딸이 도망다닌다”며 “코 깊숙이 기다란 면봉을 넣는 검사에 아이들이 무척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수시로 바뀌는 방역지침에 지쳐 

당진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부터 현재까지 당진지역 내 학생 감염자는 3567명, 교사 감염자는 243명이다. 이 가운데 유아는 205명, 초등학생은 2097명, 중학생은 818명, 고등학생은 655명, 특수학생은 35명에 달한다. (3월 15일 기준) 

그러나 지난 7일부터 학생건강 자가진단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진자수를 파악하고 있고, 등교 전 실시하는 신속항원검사는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인지라 학생 확진자수는 파악된 것 보다 더 많을 수 있다.

지난 17일, 전국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6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교사와 학생 다수가 확진 판정을 받은 학교 현장의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개학 3주차를 맞은 당진지역 학교도 마찬가지다. 새 학기를 앞두고 교육부는 학사 운영과 방역을 학교 자체적으로 시행토록 지침을 바꿨다. 방역 전문가가 없는 학교에서 학사 운영과 방역 관리 기준을 세워야 하니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수시로 바뀌는 방역 정책에 대한 피로감도 크다. 교육부 공문에 따라 학사 계획을 세워도 계속 코로나19 지침이 계속 바뀌는 탓에 현장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학부모 또한 개학 전까지 결정되지 않은 학사운영 계획에 불안감을 표하기도 했다. 지역 내 학교들은 대면수업을 원칙으로 하지만 확진자 및 등교중지자가 많은 학급은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원격수업은 한계가 있어 학습 결손이 우려돼왔다. 

교사 확진자 늘면서 대체인력 구하기 어려워 

뿐만 아니라 교사 확진자도 증가하면서 대체 인력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당진지회 측은 “규모가 작은 읍·면지역 중·고등학교는 전문과목 교사가 빠지면 이를 대체할 수단이 없다”며 “시내권의 경우 수급인력이 많지만 시외권 학교에서는 기간제 강사 또는 대체강사를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새 학기부터 교내 확진자 발생에 대한 조사와 대응을 학교가 책임지게 되면서 각종 방역업무까지 떠안은 교직원들은 지칠 대로 지쳐가고 있다. 교사들은 확진자와 등교중지자 파악, 대면수업 또는 원격수업 준비, 방역 및 행정업무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B교사는 “기존 업무 외에도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계속 추가 업무가 더해지고 있다”며 “대면수업에 원격수업까지 이중으로 수업을 준비해야 하고, 방역지원 인력을 관리하는 것도 교사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업평가 등 교사만이 할 수 있는 업무도 있기 때문에 퇴근 후 집에서도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당진교육지원청은 “매주 자가진단키트를 소분하고 학교별로 배분해 선제적인 검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며 “지난 13일 교육부에서 변경된 감염병 관리 지침이 나왔고, 이에 따라 감염병에 대응하도록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및 교직원의 신속한 PCR 검사를 전담하기 위해 충남교육지원청에서 현장이동형 PCR 검사소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PCR 검사를 원하는 학생과 교직원에 대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PCR 검사팀이 현장을 방문해 검체를 체취한다”고 밝혔다. 

“재택근무로 자리 없는 경우 많아”

코로나19로 인해 시민들의 일상 뿐만 아니라 당진시 행정을 담당하는 당진시청에도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당진시청 직원이 300명을 육박하고 있다. 3월 17일 기준으로 당진시 공무원 확진자는 271명, 격리자는 84명으로 집계됐다. 본청을 비롯해 보건소, 농업기술센터, 읍·면·동 등에 1200여 명의 공직자가 근무하는 가운데, 4명 중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지난 17일 당진시보건소 보건행정과 직원을 비롯해 14개 부서에서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15일에도 여성가족과 등 16개 부서에서 21명이, 14일에는 감사법무담당관 등 13개 부서에서 1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처럼 거의 모든 실과에서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하면서 행정 공백까지 우려되고 있다. 읍내동에 거주하는 ㄱ씨는 “최근 당진시청에 연락할 때마다 담당자가 재택근무 중이라 자리에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면서 “여러 현안과 민원 등 행정업무가 많을 텐데, 다수의 공무원들이 확진 판정으로 격리에 들어가 원활하게 업무 추진이 가능한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시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ㄴ씨 또한 “주변에서 계속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언제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몰라 다들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 ㄷ씨 역시 “공무원 확진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고 각종 민원전화까지 몰려 어수선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경미·임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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