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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채운동 뼈국밥집 대표 송순이
시어머니 손맛 이은 며느리의 고기 가득 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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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이어온 돼지등뼈국물탕·비지찌개
별도로 양념 더한 새우젓·곤쟁이젓도 인기

채운동에 자리한 작은 국밥집인 뼈국밥집. 몇 년 전 빛바랜 간판 대신 새로 단장한 간판을 단 이곳은 30여 년간 주민들에게 든든한 한 끼를 전했다.

7평 남짓한 가게를 들어서면 음식을 만드는 조리 공간이 있고 테이블 6개가 놓여있다. 긴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만큼 주방에는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다. 가게는 10년 전, 20년 전 모습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지난 1991년 뼈국밥집을 문 열었던 김유순(78) 씨의 뒤를 이어 며느리 송순이(42) 씨가 뼈국밥집을 지키고 있다는 게 유일하게 달라진 부분이다.

일찍 남편을 여의고 가장이 된 시어머니 김유순 씨는 이곳을 운영하면서 세 아들을 키워냈다. 대호지면 조금리 출신의 막내 며느리 송순이 대표는 보험회사에서 일하면서도 점심시간이면 가게에 들려 일손을 돕곤 했다.

그러다 김 씨가 고관절 수술을 받으면서 더 이상 식당을 운영하기 어려워지자 며느리 송 대표가 가업을 이었다. 송 대표는 “폐업을 고민했던 어머니가 제게 식당 운영을 권했다”며 “어머니가 오랫동안 일해온 가업을 이대로 놓는다는 게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송 대표는 시어머니 곁에서 일을 배웠고 2년 뒤에는 송 대표가 뼈국밥집을 지키고 있다. 그는 “본격적으로 일을 배우기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돼서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다”며 “하루 종일 서서 일하니 허리와 무릎, 발목이 아프고, 무거운 뚝배기 그릇을 옮기다보면 손가락 관절에는 염증이 생기곤 했다”고 전했다.

매일 돼지등뼈 30kg만 고아 판매

대표메뉴인 돼지등뼈국물탕은 퇴근 전 삶고, 출근해 아침에 다시 삶아 기본 4시간에서 6시간가량 푹 고아 만든다. 우려낸 뼈국물은 구수하면서도 담백하고 살코기는 부드러운 식감을 살려냈다. 주문이 들어오면 솥에서 돼지등뼈를 꺼내 뚝배기 그릇에 옮겨 담고 그때그때 시래기와 양념을 더해 한소끔 끓여내면 완성이다. 주문할 때 미리 이야기하면 빨간 국물이 아닌 맑게도 먹을 수 있다.

밑반찬으로는 송 대표의 친정에서 농사지은 농산물로 담근 깍두기와 배추김치, 당진전통시장에서 구매한 김, 새우젓과 청양고추가 제공된다. 특히 이곳의 새우젓은 김 씨가 운영할 때부터 갖은 양념을 더한 양념새우젓으로 탕에 넣으면 국물의 감칠맛을 더한다. 김에 밥과 살코기를 올리고 새우젓을 얹어 먹는 것도 맛있게 먹는 비법이다. 

송 대표는 “새우젓과 곤쟁이젓은 별도 판매하고 있는데 손님들이 택배 주문하는 등 꾸준히 구매해간다”며 “설이나 추석 선물로도 많이 찾는다”고 덧붙였다. 뼈국밥집에서는 하루 4번 정도 매일 냄비밥을 짓는데, 여기서 나온 누룽지는 식사와 함께 숭늉으로 제공된다. 구수한 맛의 숭늉은 뼈국밥집의 또 다른 별미라고.

“몸이 힘들어도 죽을 때까지”

비지와 신김치, 두부, 돼지고기 앞다리로 요리한 비지찌개도 주민들로부터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비지와 김치는 직접 띄우고 김장해 맛을 더했다. 송 대표는 “비지를 사가겠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좋아한다”며 “비지를 띄우는데 여름에는 일주일 정도, 겨울에는 열흘 정도 기간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손님들이 식사를 마치면 설거지 등 뒷정리를 하고, 매일 돼지 등뼈와 시래기를 삶고 소진한 밑반찬을 다시 준비하며 다음날 장사를 준비한다. 온종일 서서 일하면서 몸도 지치지만 송 대표는 “죽을 때까지 계속 가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 30여 년간 변함없이 찾아와주는 단골손님들도 있고, 어머니에게 기술을 배운 만큼 계속 식당을 운영하고 싶다”고 전했다.

“시어머니는 손님 취향이나 입맛을 모두 기억하고 그에 맞춰 음식을 주곤 했어요. 저도 어머니 곁에서 일을 배우면서 손님 얼굴을 외운다고 했는데 어머니만큼 못 할 때가 있어서 죄송해요. 그래도 고객들이 늘 이해하고 뼈국밥집을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2시까지(일요일 휴무)
▪ 메뉴: 돼지등뼈국물탕 7000원, 비지찌개 7000원, 별도 판매 – 앙념 새우젓 1kg 1만 원, 500g 5000원, 양념 곤쟁이젓 1kg 1만2000원, 500g 6000원
▪ 위치: 서부로 242-1
▪ 문의: 355-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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