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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2.03.30 10:00
  • 호수 1398

[문화칼럼] 이병수 순성미술관 관장 / 학예연구사
문화의 기능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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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란 자연 상태의 사물이나 현상에 인간의 행위를 통하여 새롭게 변화시키거나 창조해내는 것을 의미한다. 인위의 것, 즉 한 사회의 개인이나 집단이 자연적인 것을 정신적이고 물질적 과정을 통해 변화시켜 드러나는 현상이 정서적 기준으로 굳어지고 시대적인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것들이다.

하나의 담론으로 문화를 정의하기에는 그 속에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어서 다 담론적 개념으로 이해하는데 좀 더 편하다고 생각하게 한다. 시대적 흐름으로 정착된 문화의 속성은 그 사회에 소속된 개인을 타자화한다. 유교를 통하여 정착된 사회적 정서를 일일이 조문화 하거나 문서화 된다면, 우리는 그것을 굳이 문화라고 말하지 않고 법 또는 제도라고 할 것이다.

문화적 정서는 사회에 소속된 개인이나 집단의 가치 기준으로 법과 제도를 만드는 법률적 기초가 된다. 시대를 아우르는 문화적 정서는 행위의 근간으로 작용하여, 소속된 개인이나 집단을 법과 제도 이전의 경우로 타자화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나는 홀로이면서 한 무리의 우리일 수밖에 없다. 홀로 있는 나는 분명 자연이고 우리라는 체제에서 나는 분명 문화다 자연은 내가 나를 만나게 하고 문화는 내가 우리를 만나게 한다. 자연은 나를 자유롭게 하고 문화는 우리가 가진 공동의 정서를 통해 나를 얽어매려고 한다.

문화는 있는 그대로 무위의 자연이 아니고 우리의 관계를 정립하려는 교육을 통해 만들어지는 인위적인 정서이다. 그래서 문화의 기능에서 가장 본질적인 것은 사회의 재생산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는 그 사회의 생활 양식이자 상징체계다.

내가 문화를 통하여 우리를 만난다는 것은 그 사회에 이미 정서화된 삶의 양식과 상징체계를 습득하여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 시대 그 사회가 가진 긍정적인 문화란 문화를 통해 사회의 재생산이 확대되고 합리적인 소통으로 거듭될 수 있는 삶의 양식이다. 당진시는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규모 있는 공원 조성이 이루어지는데 이 또한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문화는 우리를 통해 나를 얽어매려는 특성 즉 나를 타자화하려는 기능이 있어 공원 조성에서도 가급 적이면 인위적인 것보단 자연스러운 흐름이 강조된다면 공원 문화를 통한 사회적 재생산이 좀 더 확대되리라 생각한다. 도시 공간에서의 공원 조성에 인위를 최소화하고 극적인 공원 조성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공원 조성에서 다양한 지혜를 모으는 노력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작든 크던 규모를 떠나 문화로서 공원의 기능을 생각한다면 기획 단계부터 공간과 시민이 함께할 수 있는 스토리와 디자인을 다양한 공모 방식을 통하여 이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공원을 조성하는 물리적인 비용과 시간보다 공간에 맞는 이야기와 디자인을 찾는데 좀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통하여 느리지만 시민 누구나 공원을 통하여 사회적 재생산이 확장될 수 있는 그런 공원 문화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물론 그렇게 도시 곳곳에 만들어지는 조형물과 조각 작품들, 다양한 예술 활동도 공간에 딱 맞는 이야기와 모양을 모색하는데 좀 더 많은 공을 드리는 고민으로 모두가 행복한 당찬 당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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