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3-28 10:44 (목)

본문영역

9년 간 지고지순한 연애 끝에 결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면천면 성하리 문정숙·호병덕 부부

▲ 면천면 성하리 문정숙·호병덕 부부

남편 나이 28세, 내 나이 24세에 결혼했다. 우리는 10대 때 만나서 서로를 향한 마음이 변치 않은 채 50년 간 살고 있다. 옛날 사진이 많아 간혹 앨범을 들여다본다. 10대 때 사진이 많은데 서울에 살던 고모들이 카메라를 가져와 자주 찍어줬다. 
옛날 사진을 보면 당시 생각이 나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 번진다. 남편과 나는 각각 면천면 성하리 이장으로 일했기 때문에 활동하던 친목회가 많았다. 친목회에서 해외여행을 자주 갔던 터라 여행 사진들이 많다. 

첫 번째 사진은 친오빠들과 찍은 사진이다. 나는 9남매 중 다섯 번째로 태어났다. 위로 오빠 3명, 언니 1명이 있었다. 이 사진은 군 복무중이었던 큰오빠가 휴가 나왔을 때로, 당시 언니는 결혼했을 때라 사진에 없다. 이 사진은 면천면에 있었던 현대 사진관에서 찍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때는 사진관에 가면 옷을 빌려줬다. 내가 입은 옷도 빌려 입은 세일러복이다. 

두 번째 사진은 내가 19살 때쯤 찍힌 사진이다. 난 놀기를 좋아했던 소녀였다. 10대 때는 동네 언니들 따라 면천면 율사리에 있었던 배꼽솔나무에 가서 놀고, 가설극장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동네 처녀·총각들이 모여 손수건 돌리기를 하며 노래도 불렀던 기억이 생생하다. 

세 번째 사진은 창경원에서 엄마와 찍은 사진이다. 우리 엄마는 참 순한 사람이었다. 활발했던 나와 달리 엄마는 얌전하셨다. 

네 번째 사진은 남편(호병덕)과 찍은 결혼 사진이다. 우리가 결혼했을 때는 한복을 입고 식을 올렸는데, 어느 사진관에서 양복과 드레스로 합성을 해줬다. 나는 남편과 9년 동안 연애하고 결혼했다. 오빠가 3명이었던 탓에 우리집 사랑방에 오빠 친구들이 자주 놀러왔다. 남편 역시 오빠의 친구로, 우리 집에서 함께 윷놀이를 하면서 놀았다. 날마다 만나서 그런지 마음이 끌렸다. 남편이 월남전에 나갔을 때도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연애를 이어왔고, 나중에 결혼해서 보니 남편은 내가 쓴 편지를 모두 모아놓았더라. 연애했을 때 남편이 자신의 집에서 포도 몇 송이를 따서 우리 엄마와 나에게 주고 수줍어 도망갔던 적이 있다. 나름의 애정표현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연애하는 것을 아버지께 들켜서 많이 혼났다. 

마지막 사진은 가족들과 찍은 사진이다. 우리 부부는 삼형제를 길렀다. 이중 큰아들(호선기)은 현재 새마을지도자 면천면협의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같이 살고 있다. 아들 셋 모두 현재까지 사고 쳐서 부모 속을 썩이는 일이 없었다. 앞으로도 아들, 며느리, 손주들이 건강하게 잘 살기를 바라고, 남편과 나 역시 자손들이 부담 갖지 않도록 건강하게 여생을 살고 싶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