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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22.04.08 20:41
  • 호수 1400

당진지역 소비자 물가 분석
휘발유 2000원대…1만 원 주고 갈 식당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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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 우 전쟁에 유류가 · 밀가루값 등 큰 폭 상승
생산비는 올랐는데 농산물 가격은 떨어져 근심
식당 판매 소주 · 맥주 가격 5000원으로 오르나

우강면 창리에 사는 자영업자 A(34)씨의 취미는 여행이다. 주말마다 타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그는 천정부지로 오른 기름값 때문에 여행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수청동에 위치한 회사에 다니고 있는 B(32)씨는 최근 외식비용이 크게 올라 부담스럽다. 사내 구내식당이 없는 경우 밖에서 1만 원으로 사 먹을 수 있는 식사 메뉴가 흔치 않아 적당한 가격대의 음식을 고르기 쉽지 않고, 배달 주문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배달비가 3000~4000원까지 오르면서 밥 한 끼 먹는 것 조차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 3개월 만에 4%대에 진입했다. 지난 5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전년 동월대비 물가가 4.1%가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공업제품(주유)과 전기·가스·수도, 농·축·수산물 등 모든 품목에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보다 농·축·수산물은 0.4%, 전기·가스·수도는 2.9%, 공업제품은 6.9% 상승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최근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3월 고물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복병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이라면서 “물가압력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기름값 껑충

유류가의 경우 1년 사이에 30% 가량 올랐다. 특히 경유값이 많이 올라 현재 경유가와 휘발유가 차이가 거의 나지 않을 정도다. 국내 수입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평균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당시 배럴당 69.13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현재 103.79달러다. (4월 6일 기준)

지난해 3월과 올해 3월 공업제품 가격을 비교해보면 휘발유는 27.4%, 경유는 37.9%가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가 발표한 국내 석유제품 가격 동향에 의하면 2021년 3월에는 L당 휘발유는 1513원, 경유는 1313원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에는 L당 휘발유는 1939원, 경유는 1827원으로 각각 426원, 514원이 오른 수치다. 

최근에는 휘발유의 경우 L당 2000원 대를 넘기도 했다. 지난 6일 기준 당진지역 휘발유가가 가장 높은 곳은 2128원, 가장 낮은 곳은 1940원이었다. 유류가 상승이 가계뿐만 아니라 산업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면서 물가상승의 원인이 되자 정부에서는 다음 달부터 3개월간 유류세 인하폭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해 물가 상승세를 둔화시킨다는 계획이다. 

▲ 지난 8일 당진농협주유소의 경우 휘발유 값은 2039원, 경유 값은 1939원을 기록했다.

한편 유류가 뿐만 아니라 LPG 등 가스값도 크게 오른 상황이다. 박용길 충남개인택시조합 당진시지부장은 “택시의 경우 자동차용 LPG를 사용하는데 지난해보다 2배 정도 가격이 올랐다”며 “손님도 없는데다 LPG 가격까지 올라 택시업계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물가도 고공행진 

가공식품 역시 1년 전에 비해 가격이 오른 가운데 지역에서 판매되는 가공식품 및 공산품의 가격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소비자교육중앙회 당진시지회(지회장 곽민서)가 매월 3차례 진행하는 소비자 물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말 밀가루 중력분 1포(2.5kg)의 경우 최고 3780원이었던 반면 올해에는 최고 4600원으로 820원(18.7%)이 상승했다. 라면은 한 봉지가 작년보다 100원이 상승해 800원으로 나타났으며 소주와 맥주 역시 작년보다 150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연쇄작용으로 외식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설렁탕의 경우 지난해 8000원이었으나 올해 1만2000원으로 올랐고, 갈비탕의 경우 9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껑충 뛰었다. 또한 주류업체들이 술 출고가를 인상함에 따라 식당에서 판매하는 소주·맥주 가격도 5000~6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곽민서 소비자교육중앙회 당진시지회장은 “그동안 가공식품의 경우 크게 가격 변동이 없었는데 올해에는 가격이 눈에 띌 정도로 많이 올랐다”며 “밀가루, 설탕, 간장 등의 가격이 계속 오르다 보니 소비자들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양파·고구마 과잉생산으로 가격 하락

이렇게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가격은 떨어져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입 소고기 27.7%, 마늘 16.1%, 국산 소고기 등은 3.6% 가량 올랐지만, 농산물은 파 62%, 양파 50%, 고구마 25.2%, 사과 21% 등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당진지역은 가격이 감소한 품목 중 양파와 고구마 농사를 짓는 농가들이 많아 타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농가들은 양파값 하락 원인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양파가 충분히 소비되지 못한 점

▲ 지난 6일 하나로마트 당진축협 합덕지점에서 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을 꼽았다. 대부분의 양파가 단체급식이나 식당 등에서 소비되는데 학교·기업 등 단체급식이 중단되고, 영업시간 제한 등에 따라 식당 영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송산면 삼월리에서 양파 농사를 짓는 김창규 씨는 “양파 소비가 줄어 올해 농사 규모를 1/4로 축소했다”며 “생산원가에 비해 판매액이 너무 저조하다”고 말했다. 

고구마 역시 지난해보다 35% 가량 가격이 하락했다. 농가에서는 고구마값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생산면적 증가로 인한 과잉생산을 꼽았다. 지속적으로 고구마값이 상승해 고구마 농사를 짓는 농가들이 전국적으로 많아졌다는 것이다. 

합덕읍 도곡리에서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는 이은철 씨는 “고구마는 농산물 중 가장 가격이 좋았던 품목이라 전국적으로 고구마 재배면적이 많이 늘었다”면서 “소비량은 거의 비슷한데 생산량이 많이 늘어 고구마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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