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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고려인’ 우리의 동포, 우리의 가족
배정화 초록별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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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니아의 전쟁 소식은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고려인들 때문이다. 3년 전까지 필자에게 고려인은 뉴스에서 접하고 들은 것과 광주의 ‘고려인 마을의 이야기’와 ‘고려인 청소년들을 위해 힘쓰시는 전도사님’의 이야기가 전부였다. 그런데 고려인이 필자에게 크게 다가오기 시작한 것은 3년 전 ‘초록별교실협동조합’에서 고려인 아이들을 위해 작은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당진에 거주하는 고려인도 1000여 명이 넘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고려인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 고려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고려인은 다문화일까? 아니면 동포인가? 여기서부터 우리의 생각은 정리되어야 한다. 고려인은 대한민국의 동포다. 러시아를 비롯한 구소련 국가에 주로 거주하면서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한민족 동포이다. 그 누구보다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대한민국, 한민족 동포로의 자긍심은 이들을 따를 수 없다. 

고려인은 가장 오래된 한민족 해외 이주의 역사를 가진 사람들로서 비단 극동 지방뿐만 아니라 19세기 말에 이미 유라시아 대륙의 중심부에 한민족의 거주 공간을 마련한 개척자들이다. 이들은 일본에 저항하여 독립운동을 선도하였고, 소련의 소수민족으로서 성공적인 삶을 구가하였다. 1937년의 정치 탄압과 강제 이주를 겪었던 다수의 고려인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현지 국가에서 안정적인 터전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였다. 구소련 해체 이후 이들 고려인은 한국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와 함께 동족으로서의 자부심 또한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 구소련이 무너지면서 고려인들은 주변의 유럽 국가와 대한민국 등으로 이주하여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을 이방인으로 대하고 있다. 러시어를 사용하는 이방인으로.

두 번째로는 당진의 고려인들이다. 고려인을 동포가 아닌 이방인으로 보고 있는 시선은 당진시민들도 같다. 필자도 당진에서 살아가는 고려인에 대해 알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합덕에 작은 마을을 형성하듯 원룸촌에 모여 살아가고 있다. 부모가 일자리를 찾아온 조국, 부모를 따라 중도 입국자로 이주한 아이들이다. 

필자도 고려인과 중도 입국한 아이들에게 도움이 절실함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마음이 맞는 몇몇이 모였다. 합덕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을 위한 지역아동센터가 급했기 때문이다. 때마침 당진시에서도 이들을 위한 공립지역아동센터를 준비 중이었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 아동센터를 설립하고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도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세 번째로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고려인, 특히나 현재 한국과 당진 등에 사는 고려인의 가족들이다. 전쟁을 피해 지인과 가족들의 도움으로 한국으로 들어온 수가 4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거처를 구하는 어려움과 비자를 받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 지원’이 절실하다. 

‘고려인협회 당진지회’와 ‘고려인협회’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온 고려인들을 찾고 있다.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함께 해야 한다. 현재까지 당진에 사는 가족들은 파악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외에 인근의 나라에서 비자 문제로 들어오지 못하는 자녀들이 있다. 법무부에서도 비자 발급을 완화해 주고 있어 기대가 크다. 

2021년 충남도에서도 고려인 동포 국내 안착 방안을 찾는 의정토론회가 있었다. 1회 성으로 지나가는 시간이 되지 않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당진 외 충남에 거주하는 1만2000여 명이 넘는 고려인들이 이제는 이방인으로 남아 있지 않고 우리의 동포요 우리의 가족임을 기억하며 그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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