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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 입력 2022.04.25 17:34
  • 호수 1402

4월은 두견주가 익어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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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부터 6일까지 두견주 제조 공개 시연 개최
안정된 제조 위해 창고 및 발효실 증축 예정

두견주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술이다. 1100년 전 아버지인 복지겸 장군의 건강이 나빠지자 딸 영랑이 아미산에 올라 기도를 올렸다.

100일째 되는 날 꿈에 나타난 신선은 ‘아미산에 진달래꽃과 찹쌀, 안샘의 물로 술을 빚고 아버지에게 마시게 한 후 뜰에 두 그루의 은행나무를 심으라’고 말했다. 신선 말대로 영랑이 빚은 술을 마신 복지겸 장군은 건강을 되찾았다는 설화가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설화에서 아미산과 안샘, 두 그루의 은행나무는 아직도 존재한다. 은행나무 수령이 1100년으로 추정돼 설화의 현실감을 더해주고 있다. 

영랑이 빚었던 이 술이 바로 두견주다. 여전히 면천에서 딴 진달래와 면천의 물을 사용하고, 이곳에서 난 쌀로 주민들이 술을 빚어오고 있다. 두견주를 지켜 온 면천두견주보존회(회장 유재석)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제조 시연 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4월이면 시작되는 진달래 따기
유재석 회장의 오랜 기억 속에도 두견주가 남아 있다. 지금에야 보기 힘든 진달래지만 옛날만 하더라도 면천 지천에 진달래가 피었단다. 봄이 오면 주민들은 진달래를 따서 양조장으로 팔곤 했다.

예전만큼 진달래가 많이 피진 않지만, 4월 초부터 중순까지 면천 두견주 보존회원과 주민들이 모여 진달래를 딴다. 현재 두견주전수교육관 뒤편 언덕에 있는 진달래밭과 향진회(회장 박연규)가 관리하는 면천 문봉리의 진달래 동산에서 가장 많이 진달래를 가져온다. 그 외도 주민들이 몽산 기슭에서 딴 진달래를 두견주에 사용한다고.

이렇게 딴 진달래는 다 같이 모여 앉아 꽃받침과 꽃 수술을 제거하는 작업을 거친다. 상처 있는 진달래는 사용하지 않는다. 진달래를 3~4일 그늘에 말린 후 진공 포장해 냉동고에 보관한다. 처음엔 1kg이었던 진달래가 모든 작업을 끝내면 80g밖에 남지 않는다.

밑술에서 덧술까지
두견주는 두 번 담는 이양주다. 두견주의 시작은 밑술을 담그는 것부터 시작된다. 3~4일 발효한 후 찹쌀을 넣어 찐 고두밥과 누룩을 넣어 덧술을 담근다. 그리고 15도 이하의 저온에서 80여 일 천천히 발효하는 단계까지 거쳐야 두견주가 만들어진다. 

옛날엔 집집마다 술을 담가 먹었다. 같은 진달래를 사용해 술을 담가도 가가호호 맛이 달랐다. 전통주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면천 주민들이 두견주를 보존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두견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선 조리법을 통일 시키는 작업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마을에서는 공모전 격의 행사가 열렸다. 집마다 두견주를 담가 맛을 보는 행사가 열렸다. 그렇게 8곳의 집이 선발이 됐고 그 전통이 남아 두견주보존회도 집 단위로 4가족, 총 8명의 회원이 속해 있다. 

올해 두견주 보존회는?
두견주보존회는 올해 양조장 공간을 좀 더 확대해 안정적인 두견주 생산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1층의 양조장 공간을 좀 더 늘려 창고와 발효실을 갖출 계획이다. 더불어 올해 역시 지역 내 학생들을 비롯한 전국에서 전통술에 관심을 두고 있는 연구가들을 위해 체험과 시연을 계속 진행한다. 유재석 회장은 “두견주는 향과 소리, 맛이 있는 술”이라며 “앞으로는 누룩까지 이곳에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1100년 전설이 담긴 두견주의 정체성을 오래오래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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