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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2.05.16 14:20
  • 호수 1405

[독자칼럼] 마스크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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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개인택시 운전사

푸르른 5월 왜 이리도 하늘은 파랗게 보이는 건가. 이제 마스크를 벗고 우리의 삶을 되찾을 날이 다가와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건가. 지난 3년이라는 세월, 우리는 얼굴 3분의 2를 마스크로 덮고 코로나19와 긴 사투를 치렀다.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직장을 잃기도 했다. 삶이 뒤바뀌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힘들어할 때도 마스크 공장과 배달 앱들은 호황을 누리면서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코로나19는 3년 전 사람과 사람끼리의 호흡을 통해서 감염이 시작했다. 중국의 우한지역에서 시작됐다고 매스컴으로 전파된 뒤로 현실에서 무섭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하나둘씩 감염으로 인해 사람들이 공포로 두려워할 때, 그 어떤 백신보다 강한 호흡을 막아주는 마스크가 생겼고 그로 인해 전쟁이 시작됐다. 한편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불편한 게 여러 가지였다. 숨 쉬는 게 불편하고 마스크 줄로 귀도 아팠다. 마스크를 쓰면 상대의 눈과 눈썹만 보고 말하곤 했다. 예전에는 겨울 추위를 피하고자 보온용으로 쓰던 마스크를 30도가 넘는 불볕더위에도 쓰려니 숨이 막혔다. 

또 대중교통이나 실내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과 큰 마찰이 있었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물론 그들 사이에 호흡기나 만성 질환자도 있었지만, 그 외에 몇몇 사람들은 마스크 착용이 답답하다는 핑계로 착용을 거부해 주변 사람들의 눈을 찌푸리게 하거나 몸싸움을 일으켜 경찰이 출동하는 사례도 왕왕 있었다. 

한때는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약국 앞에 줄을 서야만 했다. 그 긴 줄은 약국의 마스크가 소진돼야 끝이 났다. 마스크 하나하나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었다. 나 역시 그 줄에 서 있었다. 약국에는 정해진 판매량이 있기에 줄이 끝날 때쯤이면 긴장이 되곤 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내 앞에 사람은 마스크 두 장을 받아 갔다. 그리곤 ‘다음 분은 내일 오라’는 말을 들었다. 내 앞에서 똑 떨어지는 것을 보면 마스크와 악연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자 한 달 동안 마스크를 새것으로 바꾸지 않고 썼다는 사람도 있고, 일회용 마스크인데도 다시 빨아서 썼다는 사람도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또 마스크가 부족하다 보니 너도나도 만들어 쓰곤 했다.  

또 새로운 문화도 생겼다. 자기들이 좋아하는 색상과 모양을 마스크 안에 넣었다. 수제로 제작해서 쓰고 다니는 마스크 덕에 그 모양도 제각각, 형형색색으로 다양해졌다. 사람들보다 더 빠르게 제조업체들은 마스크 제작에 바삐 움직였다. 또 유사한 업체들도 생겼다. 여기에 중소기업들도 마스크 제작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긴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야 하는 일도 사라졌다. 

이제 마스크를 벗는 세상이 오면 우리는 다시 한 걸음 한 걸음 예전 세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운 친구들과 동창회를 열기도 하고 백년가약을 맺는 결혼식에도 자유로이 참석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친구와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기울이고, 여행을 다니거나 대중 사우나 온탕에 몸을 맡기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끝났다는 상상을 하면 함박웃음이 지어질 줄 알았는데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상상해보니 다 같이 겪었던 힘든 세상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어떤 질병과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공격당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 함께 건전한 정신과 하나가 된 마음을 가진다면 코로나19를 이겨낸 것처럼 또다시 우리는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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