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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2.05.23 10:43
  • 호수 1406

[지방선거 칼럼]정봉식 당진시대 대표이사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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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낮부터 저녁까지 오월의 세찬 바람이 산과 들을 휘젓고 다닌다. 조금 살살 불어도 좋으련만. 모내기하는 농부나 텃밭의 할머니에게는 주변의 것들이 날리는 것을 단속하는 일이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또 하나의 바람이 분다. 20대 대선의 고지를 넘어 지방정치의 바람이 세차다. 도지사부터 시의원에 이르기까지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보겠다는 정치인들의 열기가 뜨겁다. 솔직히 ‘그놈이 그놈이지 뭐’ 하는 식의 냉소적이고 게으른 상투적 인식보다는 ‘우리가 진정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구나’, 그리고 ‘잘 해내고 있구나’라는 자각과 안도감에 살짝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지방선거의 계절을 맞아 그동안 우리 당진시대는 유권자 중심의 정책 대결 선거를 유도하고자 다양한 지역 의제를 제언하고 유권자의 의견을 발굴, 전달하는 기획 기사를 시리즈로 보도해 왔다. 선거가 가까워져 오면서는 출마 후보들에 대한 분석 기사와 지상토론 등을 통해 유권자들의 관심을 촉발하고 판단을 돕는 보도를 이어왔다.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있고 한계도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러한 것들은 더욱더 나은 선거 보도를 위한 공부 거리로 남겨두고자 한다. 또한 남은 동안 유권자들의 올바른 후보 선택을 위해 공정하고 정확한 사실 보도를 함으로써 지역 언론으로서의 사명을 다함은 물론, 선거라는 민주주의 잔치가 승패를 떠나 유권자는 물론 후보들에게도 아름답게 마무리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이제 투표일이 일주일 정도 남았다. ‘어느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인가’ 하는 고민이 유권자의 생각을 지배하고, 후보자들은 ‘어느 유권자의 표를 얻어 오느냐’라는 표심 계산이 주된 관심사일 것이다. 그래서 자칫하면 선거가 단지 표 얻기 경쟁의 무의미한 싸움이 되기 쉽다. 우리가 투표하고 후보자를 선택하는 근본 목적에 대한 환기가 필요한 이유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지금 대 전환의 시대정신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와 전환의 선택을 요구받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방정치가 사회적 유토피아나 이상사회 같은 미래 비전의 거대 담론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그럴 능력도 없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당진 또는 충남이라는 우리 지역사회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 아니겠는가? 

경제, 교육, 문화, 윤리, 환경 등 각 부문에서 실천 가능한 담론을 끌어내어 지역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상대 후보에 대한 비난이나 미움이 아니라 탄탄한 이론과 합리적인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한 ‘잘 살기 이야기’를 유권자에게 열변하는 후보자를 기대해 본다. 

오월의 바람이 그치면 유월의 신록이 더욱 푸르러지듯이, 6.1지방선거 후의 우리 지역사회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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