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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독거노인 가정에 칼갈이 봉사해주는
백종국 전 정미면 대조리 새마을지도자(73세)
“하루에 하나씩 선한 일”

지난 1988년부터 새마을지도자로 활동…올해 초 이임
고맙다는 말과 마음으로 내어주는 막걸리 한잔에 ‘감동’
김예나l승인2022.05.23 12:37l(14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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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종국 전 정미면 대조리 새마을지도자

“칼 갈아야 할 때 안됐어요?” 

이웃이 도움을 청하기 전에 백종국 전 정미면 대조리 새마을지도자가 먼저 주변을 살핀다. 그는 십수년 전부터 지역의 독거노인 어르신들의 칼이나 낫을 갈아주는 봉사를 해오고 있다. 백 전 지도자는 “칼이나 낫을 갈아드리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마을에 혼자 사는 여성 어르신들이 칼 가는 것을 번거로워하거나 칼이 잘 갈리지 않아서 불편함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보고 좋은 마음으로 일을 자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느 날 90세가 다 된 할머니가 칼을 항아리 뚜껑에 갈고 있더라고. 근데 잘 안 갈려진데. 그래서 내가 칼을 갈아드렸지. 그랬더니 나보고 ‘최고’라고 하시네. 그렇게 이 일이 시작됐어. 내가 칼을 갈아줬던 날을 기억하니까 칼갈이 할 때가 되면 그냥 자연스레 가서 일을 도와주고 오는거야.”

그는 칼갈이 봉사를 위해 석문면 초락도리에서 숫돌을 구했다. 초락도리의 숫돌을 사용하면 칼이든, 낫이든 오래 쓸 수 있다고. 이 숫돌에는 십수년 동안 칼을 갈았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평평했던 면이 움푹 패였고 돌의 크기도 작아졌다. 백 전 지도자는 “칼을 갈아줄 때면 어르신들이 막걸리 한 잔을 내어준다”며 “그 술맛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맛”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가끔 타지에서 고향집을 찾은 이들이 엄마를 챙겨줘 고맙다고 인사한다”며 “그 말을 들을 때면 내가 더 감동 받는다”고 전했다. 

백 전 지도자의 미담 소식을 듣고 훈훈했다는 강흥구 정미노인대학장은 “백 전 지도자처럼 봉사하는 사람이 없다”며 “자신이 행복해서 봉사한다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한편 지난 1988년부터 약 20년 동안 정미면 대조리에서 새마을지도자로 활동한 그는 올해 초 새마을지도자 직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오랜 시간 봉사해온 만큼 이웃들은 여전히 그를 ‘지도자’라고 부른다. 그는 “동네 어르신들의 추천으로 새마을지도자로 봉사하게 됐다”며 “10년 간 봉사하다 중간에 쉬었는데 또다시 새마을지도자를 맡아 작년까지 활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동네에서 내 이름은 ‘지도자’”라며 “다들 그냥 그렇게 부른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습관이 봉사다. 수년 전부터 동네 어르신이 서울로 보내는 택배를 1년에 스무번씩 대신 대신 부쳐주고, 장을 보러 간다고 하는 어르신이 있으면 장보고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오토바이로 짐을 집까지 싣어주기도 한다.  

“우리 할머니가 43세의 나이에 할아버지를 먼저 보냈어. 그래서 할머니가 무척 고생하셨지. 그때 기억이 나서 독거노인 어르신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해. 나는 마음이 우러나서 이렇게 하는 거야. 건강이 허락될 때까지는 이웃들을 위해 봉사해야지. 1일1선(善) 해야 마음이 좋아. 나는 그런 마음으로 살아.”
 


김예나  yena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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