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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2.05.30 11:26
  • 호수 1407

[칼럼]안영식 (주)인터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사
도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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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통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가장 중시하는 것 중 하나가 그 사람에 대한 첫 이미지일 것이다. 그 첫 인상에 따라 매력을 느끼거나 반대의 감정을 갖게 된다. 그건 도시에 있어서도 다를 바 없다. 도시를 여행할 때 가장 먼저 느끼는 것도 바로 도시의 첫 이미지다.

그 첫 이미지 중 하나는 도시에 접근할 때 멀리서 보이는 도시의 스카이라인이다. 일반적으로는 도시 외곽부는 저층부로서 낮고 중심부로 갈수록 높아져서 산처럼 중앙이 불룩한 곡선의 형태를 띈다.

도시의 사회 경제적 발전상과 역동성을 먼저 인식하게 되면서 그것이 첫 이미지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되며 도시 내부에 진입했을 때에는 그 중심부에 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맨하탄의 경우처럼 멀리서 찍은 한 장의 사진만 봐도 그 장소를 금새 알아볼 수 있다면 도시의 첫 이미지는 일단 매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진의 스카이라인은 그 반대다. 도시 주변에 높은 아파트가 있고 도시 중심부가 낮은 밀도로 되어 있어 중앙부가 내려앉은 오목한 곡선을 이룬다. 때문에 여행자가 찾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분간이 어려우니 첫인상이 혼란스럽다.

그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나쁘다는 건 절대 아니다. 국내의 여건상 대부분의 소도시에서도 똑같은 현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단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멀리서 인지하는 스카이라인의 첫 이미지 다음에 도시 속으로 들어가서 느낄 수 있는 도시의 두 번째 이미지 또는 매력이 될 것이다.

도시의 매력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도시민들의 삶의 질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그 두 번째 이미지를 말하기 위해 미국의 도시전문가 캐빈 린치의 말을 인용하려 한다. 그는 도시의 이미지를 다섯 가지 구성요소로 표현했다. Path(길, 교통체계), Edge(끝단, 외곽), District(구역, 블록, 또는 중앙통), Node(결절점, 사거리, 광장), Landmark(상징물)이다. 

당진의 경우 다섯 가지 요소 중 매력을 느낄만한 어떤 요소도 발견하기 힘들다. 교통체계는 방향감각을 잃기 쉽고 끝단이 명확하지 않으며 산발적 개발로 중앙통이 불명확하고 광장이나 상징물도 없어 도시의 매력이나 이미지를 인지할 수 있는 요소가 거의 없다.

구도심 재생사업도 그래서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 동안 당진시의 발전과정을 들여다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불만을 갖는 것은 바로 연속성이다. 연속성은 도시 기능과 미래의 확장성, 기대심리 그리고 그에 따르는 인간의 심리적 행태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당진의 발전과정상 산발적으로 여기저기 소규모로 도시개발이 이루어진 건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잘 안다. 다만 소규모 개발에 더하여 각 개발단위 상호간의 연속성과 연계성을 부여하려는 노력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점에 필자는 주목한다.

그러한 연계성이 잘 이루어져야만 커다란 하나의 도시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 그것이 매력으로 다가오면 삶의 질이 향상되고 있음을 도시민이 인식하며 긍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교통체계도 중요하지만 각 개발단위는 큰 도로에 의해 분절되어 있고 인간의 행태나 편의는 그에 비해 뒷전에 밀려있다. 이에 더해 당진시청사 역시도 그 위치가 지나치게 권위적인 자리에 위치하면서 신터미널 부근 수청동 지구와 대덕동 지구를 단절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뒤늦은 말이지만 당진시청은 남부대로에 접하여 위치하고 그 전면부 상업용지들을 시청사의 배면에 두어 기존 시가지와 및 신개발지인 센트럴시티와의 연계성을 유지하도록 했어야 했다. 당진시의 브랜드네임(당찬 당진) 역시도 당진의 미래방향이나 지역 특성을 나타내기 보다는

권위적인 느낌이 더 강해서 당진시민을 위한 도시개발의 이미지가 아닌 행정가 또는 권력가가 우선시 된 도시개발이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으며 이러한 문제점은 당진시의 불명확한 근본적 목표의식 부재라고 지적하고 싶다. 

인구 30만~50만을 지향하는 당진시의 미래를 위해 향후에라도 구역간 연계성을 더욱 개선시켜 활성화 시키고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중심상업업무지구)를 구축하여 좀 더 시민을 위한 매력적 도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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