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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
  • 입력 2022.06.10 19:42
  • 호수 1409

농업인·관광객 위한 사랑방 운영하는
이해순·손영남 부부 (고대면 진관2리)
“대문없는 집…언제든지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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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아름다운 ‘꽃집’
“오고 가는 사람들 편안함 얻고 가길”

▲ 고대면 진관2리에서 사랑방을 운영하는 (왼쪽부터)이해순·손영남 씨

“분홍 낮달맞이, 붉은 장미, 꽃분홍 꽃잔디, 노란 금계국…. 꽃이 정말 많네요. 들어가서 봐도 될까요?”라는 질문에 “당연하죠”를 외치는 부부가 있다. 바로 고대면 진관2리 손영남·이해순 부부다. 

이 부부의 집 앞에는 봄·여름·가을 계절마다 볼 수 있는 여러 가지의 꽃들이 심어져 있다. 너무 많이 심어져 있어 몇 종류의 꽃이 얼마나 있는지 세어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꽃들이 인근 주민들과 삼선산수목원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아내 손영남 씨는 꽃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고, 구경해도 되냐는 물음에 차 한 잔을 건네고 있다. 그렇게 집의 문을 연지 6년이 지났고, 이 부부의 집은 지역주민, 농업인, 관광객들의 사랑방이 됐다. 다들 부부의 집을 꽃이 많아 ‘꽃집’, 언제든지 가도 문이 열려 있어 ‘대문 없는 집’이라고 부른다. 

부모 흔적 지우지 않겠다는 결심
손영남 씨는 고대면 진관2리에서 나고 자랐다. 20대 초반에는 천안에서 살다, 6년 전 고향집에 오기 전까지 대전에서 지냈다. 40년 만에 다시 찾은 집은 손영남 씨의 고향 집이다. 지어진 지 무려 95년이나 된 집이다.

손 씨는 대전에서 함께 살았던 친정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서 고향집을 허물고자 했다. 그러나 어느 날 부모의 흔적을 지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편과 주말마다 풀로 무성한 고향 집을 찾아 손수 리모델링하기 시작했다. 툇마루, 주방, 마당 등을 개조하고 집 주변에는 꽃을 한가득 심었다.

손 씨는 “삭막하고 주변 가축들의 분뇨 냄새로 눈살을 찌푸려야 했던 고향을 아름답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리모델링과 함께 곳곳에 꽃을 심었다”고 말했다. 

“타 지역에서도 찾아와”
손 씨 부부의 집에는 하루에 10여 명 씩의 사람들이 오고 간다. 당진 뿐 아니라 천안, 인천, 청주, 청양 등에서도 찾아온다. 한 명이 이 집을 들렸다가면 입소문이 나서 또 다른 사람들이 계속해서 찾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고속버스를 타고 온 단체 관광객들도 있었단다. 이 집을 찾는 이들은 꽃만 보는 것이 아닌 부부의 집 곳곳에 장식된 소품들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하곤 한다.

손 씨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 집에 오는 분들에게 커피와 차 한 잔을 내어 주는 일 뿐”이라며 “찻집을 운영하라는 제안을 받기도 하는데 내 나름대로의 소소한 나눔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집에 들려 음료 한 잔 마시고 간 분들은 다시 올 때 티백이나 커피, 과일, 떡 등을 사서 갖고 오신다”며 “이어지는 나눔에 행복을 느낀다”고 전했다. 

“나눔이 또 다른 나눔으로”
한편 집 뒤편에는 남편 이해순 씨가 사과와 자두 농사를 짓고 있다. 과수 농사를 지어서 얻는 수익금은 오롯이 장학금 전달과 선교비 마련, 아프리카 우물 파는 사업 등에만 사용하고 있다.

손 씨는 “나를 위해 돈을 쓰는 것이 이제는 싫다”며 “먼 훗날 내 삶을 되돌아봤을 때 ‘나눔으로 인해 행복하고 좋았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나눔하는 걸 보고 사람들이 좋은 일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전하기도 한다”며 “나눔이 또 다른 나눔으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어 뿌듯하다”고 전했다.

“제게 나눔이란 ‘행복’이에요. 모두들 우리집에 와서 좋아하고 힐링하고 가는 모습을 보면 제가 더 기쁘답니다. 우리집에 오는 분들이 편안함과 힘을 얻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문의: 010-6404-4439
■위치: 고대면 당미로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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