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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천 출신 인정희 시인, 샘문학상 신춘문예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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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터미널> 등 세 작품으로 대상
“앞으로 글 쓰는 법 알려주고 싶어”

면천면 죽동리 출신인 인정희 시인이 지난달 21일 샘문학상 2022년 신춘문예 대상을 수상했다.

인 시인은 이번 신춘문예에서 <자야의 숨결, 길상사>, <추석 보름달>, <당진 터미널> 등 세 작품을 출품,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평에서 지은경 시인은 “인정희 시인은 시 형식에 맞게 쓰고자 노력한 흔적이 뚜렷하며 사물의 대상에 대한 정서적 감정이 풍부하고 주제가 잘 드러나 있다”며 “시의 이미지 형상과 압축의 특징도 잘 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따듯한 감성의 언어로 시를 빚고 있어 원시적 활력과 생명력을 느끼하는 시”라며 “시적 인식이 미학적”이라고 표현했다.

인 시인은 “당선 소식을 접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며 “독자들이 내 시를 읽었을 때 마음이 따듯해지고 풍요로워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글을 쓰면 마음이 가볍고 기분이 좋아진다”며 “앞으로는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글 쓰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인 시인은 죽동초, 호서중, 호서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경기도 부천시에서 거주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2월 샘터문학을 통해 시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해 등단했다.

당진 터미널

인정희

저녁노을 지는 차창밖에
공중으로 날아간 잎사귀들
짙푸르게 서 있는 플라타너스 나무들
산비둘기 살 푼 내디딘 가지에
산을 기억하는 체취
한 계절 오롯이 손을 흔들 듯
바람이 가지를 든다

터미널 고속버스에서
무사히 도착한 감사 인사
문을 연다
목마른 입 언저리를 축이고 
허리를 굽히며 마신 생수병 가방에 넣으며
체온에 미지근해진 병목을 지나
터미널 공기를 감고
귀를 감싸 안은 사투리 노점상
콩 꼬투리처럼 영글었다

부천은 내 청춘의 덫
그림자로 남은 가족과 친구가 있다
귀향이라는 것은 마지막이 없다
터미널이 꺼지면 불 밝히는 촛불
잠시 밝혀놓은 밤하늘 별이 되어 누군가에게 꽃 피우는
여름날 태양을 맞이할 날이 있다

가지런한 가방의 지퍼를 열어
전화기를 들고 터미널로 걸어 나가 여름을 벗어났다
마중 나온 행인들과 어깨를 부딪히고
당진이라고 쓴 전등이 꺼진
한낮의 간판 아래로
산비둘기 하얀 꼬리를 펼치며
전깃줄에 내려앉았다
사람들은 모른다
여름은 날개를 가졌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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