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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 입력 2022.06.17 20:50
  • 호수 1410

한평생 서예 인생 한 획을 전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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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규선 작가 ‘游於藝(유어예)’ 전 개최
당진 이시대의 작가전 다음달 1일까지

▲ 2022 당진 이시대의 작가전으로 남송 채규선 작가의 개인전 ‘游於藝(유어예) : 예와 노닐다’가 지난 17일부터 오는 1일까지 당진문예의전당 전시관에서 진행된다.

채규선 작가의 ‘游於藝(유어예)’ 전이 지난 17일부터 오는 1일까지 당진문예의전당 전시관에서 진행된다. 

당진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당진문예의전당이 주관하는 당진 이 시대의 작가전은 지역 미술계 발전에 기여한 원로 미술작가의 회고전을 개최하는 사업이다. 추진위원회의 추천과 심의를 통해 원로작가를 초빙‧섭외해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채규선 작가의 서예 작품 10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채규선 작가는 1934년 서산시 운산면에서 태어나 10대 이른 나이에 한학과 서예를 시작했다. 채 작가는 신평중‧고등학교에서 40여 년 간 근무하다 지난 1997년에 퇴직했다.

신평중‧고등학교에서 근무할 당시 서예 지도를 맡았던 채 작가는 당시 남송서도회를 조직해 회원과 함께 서법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당진지역의 서예 문화 발전과 후학 양성을 이어오고 있다.

“할아버지 무릎에서 시작한 글”
채 작가는 “아주 어렸을 때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글을 일찍이 접한 채 작가는 명암 채규형 선생과 안호 유돈형 선생에게 한학을 수학하며 자연스레 서예를 공부하게 됐다.

그는 “인물을 평가할 때는 ‘신언서판(身言書判)’이 기준이 된다”며 “특히 글씨가 그 사람의 인격을 말해준다고 여겨 중시해 왔다”고 말했다. 이 말을 기억하며 한학을 공부했고 자연스레 서예를 시작해 커서는 지필묵을 이용한 예술의 한 분야로서 서예를 인식하고 연마해 왔다.

“기본에 충실한 서예”
요즘 현대서예는 전통 서법을 재해석해 창조적이고 파격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추세다. 하지만 채 작가는 예술성을 높이려는 현대 서예를 인정하지만 자신은 파격보다는 기본에 충실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문자향 서권기(文字香 書卷氣)’라고 표현했다. 문자향 서권기란 높은 수준의 학문이 바탕이 돼야 예술의 품격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채 작가는 “서예의 목적이 글씨 쓰는 기교를 습득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가다듬어 품격있고 순정한 작품을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한학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선생이 갈아온 먹,
감히 가늠할 수조차 없어”

서예 한 길을 걸어온 채 작가는 60세의 나이에 한 차례 사제동행전을 개최한 바 있다. 그동안 후학 양성에 힘써왔기에 전시는 많이 하지 않았다고. 개인전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游於藝(유어예) : 예와 노닐다’는 공자의 말씀에서 나왔다. 공자는 ‘도에 뜻을 두고, 덕에 근거하고, 인에 의지하고, 육예에 노닐어라’는 뜻을 담아 유어예를 말했다고 한다. 여기서 육예란 옛날 선비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여섯 가지 일을 말한다. 예법과 음악, 활 쏘기, 말 몰기, 서예, 수학이 육예다. 

이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설명하며 “동양의 숭고한 정신이자 삶과 예술에 대한 고차원적 이해를 집약한 한마디가 바로 ‘유어예’”라며 “채규선 선생은 아마도 유어예를 몸소 실천하며 평생 시를 짓고 글을 쓰고 예술과 놀았으며, 본인만 즐기는 것이 아닌 그 아름다움을 세상에 알리고 싶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선생이 갈아온 먹이며 수천 자루의 붓은 감히 가늠할 수 조차 없다”고 말했다. 

채 작가는 이번 전시회의 작품을 통해 생동감을 담으려 노력했다. 그는 “서법으로는 구양순체를 중심으로 연마해왔는데, 구양순체는 특유의 힘이 넘치는 생동감이 뛰어나고 균형감과 조형성이 있다”며 “초서는 힘차고 기품이 높은 왕희지체 필법을 공부해 경박하거나 방만하지 않고 근엄하며 우아한 기풍을 나타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서예를 하며 걸어온 자취를 시민들에게 보이는 것이라 감회가 남다릅니다. 서예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고 평가도 주고받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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