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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살 노인들의 늦깎이 글공부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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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2동 사기소1통 어르신 9명 작품집 <글자꽃 피어나다> 출간

▲ 지난 15일 사기소1통 마을회관에서 작품집 <글자꽃 피어나다> 출판기념회가 개최됐다.

가슴 뛰는 행복

               - 장선매 -


어린시절 학교 못 다니고
세상 살자니 답답했다
적막하고 텅빈 내머리
석양을 바라보면 늘 허전했다

마을학교 다니니 어둡던 눈이 열렸다
머릿속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배움이라는 게
가슴 뛰게 좋은 것이란 걸 
행복이란 걸 알게 되었다

 

당진2동 사기소1통(통장 성낙서) 에 거주하는 어르신 9명의 글과 그림을 담은 작품집 <글자꽃 피어나다>가 출간됐다. 

지난 15일 사기소1통 마을회관에서 작품집 <글자꽃 피어나다>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작품집 출간에 참여한 70~80대 할머니들과, 가족·이웃 등이 자리해 작품집 출간을 축하했다. 또한 통기타 연주 등 축하공연도 마련됐다. 

<글자꽃 피어나다>는 사기소1통에 거주하는 △김길성 △김응숙 △박순분 △백분기 △이영애 △장선매 △정순화 △최기예 △최원례 씨 등 9명의 할머니들이 글자를 배우면서 직접 쓴 시와 편지, 직접 색칠한 그림 등이 담겨 있다.  

이들을 지도한 이상자 문해교사는 “농사일을 하거나 장사를 한 후 한밤중에 졸린 눈을 비벼가며 쓴 귀하디 귀한 작품을 책으로 엮을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하다”면서 “작품집에는 평소 공부한 것과 비대면 수업으로 숙제한 것, 이 책에 담고자 연습한 몇 편의 시화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집에 실린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글씨와 그림, 시화는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귀한 작품”이라며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열심히 노력해 온 어르신들이 존경스럽다”고 전했다. 

성낙서 통장은 “이번 행사가 개최되기까지 열심히 공부한 할머니들과 헌신적으로 가르침을 준 이상자 문해교사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9명의 할머니들은 일평생 가정을 위해 헌신하며 인생 말년에 한글을 배우게 됐다”면서 “이러한 따스한 사업이 당진시 곳곳에서 많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참여 어르신 한마디

최기예 어르신 “우리 마을에서 한글학교가 개설된다는 말에 가슴이 설렜습니다. 그동한 공부한 것을 책으로 엮어줘 영광입니다. 늙은 할머니들이 책을 낼 수 있다니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글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할머니들을 지도하느라 애쓴 이상자 선생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김응숙 어르신 “나이 80세가 넘으면 끝인 줄 알았는데 어느날 노인회장께서 마을학교를 열 테니 공부하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공부한 것이 책으로 나온다는 소식에 행복했습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분들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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