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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평안마을 이미용 봉사 ‘찰떡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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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째 평안마을 요양원 이·미용 봉사하는 무궁화이용원 박기택 대표와 차량운행으로 봉사에 함께 하는 차종우 씨

20년 넘게 어르신들 머리 손질 책임져 
차 없는 ‘형님’ 위해 8년째 차량 운행 

▲ 노인복지시설인 평안마을 요양원에서 20년째 이미용 봉사를 하고 있는 무궁화이용원 박기택 대표

채운동에 위치한 무궁화이용원을 운영하는 박기택(채운동·81) 대표에게도 지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평안마을 요양원이 개원했던 지난 2001년부터 이곳에서 이·미용봉사를 시작했던 그가 어느덧 여든의 노인이 됐지만, 여전히 평안마을에서는 ‘젊은 오빠’라고 불린다. 

박 대표는 매월 두 차례씩 평안마을에 입소한 어르신들의 머리카락을 책임지고 있다. 한 번 봉사할 때마다 40명 이상의 입소 어르신들이 그의 손길을 기다린다. 요양원 안에서 주로 생활하는 어르신들이라고 허투루 하거나 대강 머리카락을 손질하는 법이 없다. 하얗게 서리 내린 은발을 세심하게 빗질하고 꼼꼼하게 다듬어 낸다. 

박기택 대표는 “이발소에서는 하루에 손님 10명만 받아도 힘든데, 여기에 오면 30~40명씩 이발을 해도 힘든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봉사에 나이는 상관 없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평안마을에서 이미용 봉사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늘 가는 데에 실 가듯이 박 대표의 단짝이자 찰떡콤비가 있다. 차가 없는 박 대표의 발이 되어주는 차종우(읍내동·66) 씨다. 20년지기 차종우 씨는 친형제와도 같다. 고대면 슬항리가 고향인 차종우 씨는 오랫동안 타지에서 생활하다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20년 전 고향으로 내려왔다. 지역에서 이발소를 찾던 그는 지인에게 무궁화이용원을 소개받은 뒤 지금까지 이곳을 이용하는 단골손님이다.

▲ 차가 없는 박기택 대표의 발이 되어 직접 운전해 봉사활동에 함께 하는 차종우(왼) 씨와 평안마을 유양희(오) 원장

동네 사람들과 친목회를 같이 할 정도로 박 대표와 가까워진 차 씨는 8년 전부터 박 대표가 평안마을로 봉사활동을 가는 날이면 이른 아침부터 무궁화이용원으로 간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침 6시30분에 이발소를 출발해 평안마을까지 왕복 20km의 길을 오간다. 박 대표가 노인들의 머리를 정돈하는 서너시간 동안 고장난 무언가 고치는 등 손재주가 좋은 차 씨는 요양원 곳곳에 손길이 필요한 곳을 살펴 도움을 준다.

차종우 씨는 “주말에 쉬고 싶기도 하지만 보람도 많이 느낀다”면서 “나보다 훨씬 나이 많은 형님도 수십년째 봉사를 하는데, 나 역시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평안마을 유양희 원장은 “두 사람은 정말 찰떡콤비”라며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하는 사이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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