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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4 20:40
  • 수정 2022.09.27 18:12
  • 호수 1411

[로컬에서 희망찾기 – 청년이 희망이다 4] 제주청년센터
제주청년센터에 ‘취‧창업’ 지원이 없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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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3명이 모이면 80만 원 지원하는 ‘청년끼리’
청년에게 강의할 기회를 제공하는 ‘청년교생’
청년 스스로 자신의 정보 기입해 구축한 ‘청년DB’

제주청년센터에는 ‘취‧창업’ 프로그램이 없다. 당진청년센터만 해도 가장 중심이 되는 청년정책 사업은 ‘청년벤처육성’이다. 이를 위해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공간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제주청년센터는 다르다. 박경덕 센터장은 “청년의 고민이 취업과 창업은 맞지만, 청년 대상의 일자리 사업은 이미 많은 기관에서 하고 있다”며 “제주청년센터만큼은 청년들이 또래들과 재밌게 놀면서 배울 수 있도록 취‧창업 사업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왜?’에서 시작한 청년일상연구

지난 2016년 제주특별자치도 청년기본조례가 제정됐다. 그리고 다음해인 2017년에 제주청년센터가 개소,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제주청년기본조례 상 청년은 만19세부터 39세까지다. 이에 해당하는 제주의 청년은 17만7700명이다. 

제주청년센터는 활동, 교육, 생활, 공간 네 부분으로 나눠 지원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먼저 활동지원에는 △청년끼리 △청년덕질 △청년일상연구가 대표적인 사업이다. 동아리 활동 지원사업의 ‘청년끼리’의 올해 경쟁률은 10:1을 기록했다. 이 사업은 청년 3명이 모이면 팀당 80만 원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원하는 사업이다. 맛집을 탐방해도 되고 책을 읽어도 되며 달리기를 해도 된다. 올해 50개 팀을 모집하는 가운데 무려 500여 팀이 지원했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사업의 장점은 ‘서류 간소화’다. 행정으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는 데 있어 신청부터 정산까지 복잡한 문서 작업으로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제주청년센터는 이러한 어려움을 덜고자 했다. 모든 사업에는 담당자를 매칭하고 메신저를 통해 소통하도록 했다. 또한 최소한의 문서 작업만 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간소화했다. 

‘청년끼리’에서 더 나아간 ‘청년덕질’ 사업은 활동 속에서 의미를 찾는 동아리다. 팀당 400만 원을 지원하지만 그에 대한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 청년덕질 프로그램에 참여해 활동비를 지원받은 동아리 ‘디프다제주’팀은 프리다이빙을 하며 바닷속을 정화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해 실행했고 SBS 물환경대상 시민사회부문을 수상키도 했다.

한편 청년 연구 사업인 청년일상연구는 ‘왜?’라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청년들이 직접 다양한 청년이슈를 연구해 스스로에 필요한 정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 연구를 통해 제주지역 프리랜서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기반을 연구하기도 하고 제주지역 청년층 삶의 불안과 실천에 대한 연구를 진행키도 했다. 청년들이 스스로 청년 문제에 주목할 수 있도록 제주청년센터가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청년에게 기회를 ‘청년교생’

교육 지원 역시 특별하다. 대표적인 사업은 ‘제주청년학교’다. 박 센터장은 “섬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제주의 단점은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라며 “청년들이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아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고, 있더라도 비용이 비싼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제주청년센터가 학교를 만들었다. 특별한 것은 청년들이 직접 커리큘럼을 기획하는 것이다. 현재 제주청년센터에는 ‘진성회원’이라고 부르는 적극적인 청년 회원이 1만7000여 명이다. 이 중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제주학교 수업을 구성한다.

올해에는 10여 개의 클래스에 128명의 청년이 수강하고 있는 가운데, 모집 당시 3000여 명이 지원했을 정도로 이 사업 역시 참여도가 높았다. 청년들의 관심에 맞춰 제주청년센터는 최대한 청년들이 원하는 수업, 원하는 강사를 섭외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청년센터와 함께 엮어서 진행하는 것이 ‘청년교생’이다. 사회에 막 진입한 청년들이 이미 형성된 기존의 사회 무대에 오르기가 쉽지 않다. 이에 제주청년센터는 청년들에게 강의할 기회를 주고자 ‘교생’이라는 이름으로 청년에게 배우고. 가르치는 기회를 동시에 주고 있다. 청년교생은 전문강사와 매칭해 같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의 역량을 높이고 있다. 

한편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에게도 돌봄이 필요하다. 지난해 아르바이트 비용을 받지 못하는 청년들, 갓 독립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했던 프로그램에서 더 발전시켜 올해는 부동산과 금융 등의 지식까지 포함한 돌봄 수업을 마련했다. 올해는 1인 가구인 ‘나홀로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는 집수리법, 1인 요리, 반려식물 키우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의 맘과 몸 달래주는 ‘튼튼’ 사업

취‧창업 사업은 없으나 취업과 관련한 프로그램 한 가지를 제주청년센터가 진행하고 있다. 최근 당진청년센터에서도 시작한 나래옷장과 유사한 사업이다. 

‘청년의 품격’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은 면접 정장 대여 사업이다. 취업과 관련한 유일한 사업이다. 면접에 필요한 정장을 청년들에게 빌려주며, 이와 함께 면접 메이크업과 스타일링까지 돕는다. 또한 올해부터는 전문 스튜디오와 연계해 이력서 사진 촬영까지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청년들의 면접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AI면접 서비스도 제공한다. AI면접은 모의 면접을 통해 부족한 점 등을 제안해 주는 것으로 현재 시스템이 제주청년센터 내에 마련돼 있다.

생활지원 분야에는 ‘맘튼튼 몸튼튼’ 사업도 대표적이다. 청년의 심신건강을 위한 사업인 ‘맘튼튼 몸튼튼’은 지난해가 끝나기도 전에 사업 예산이 소진되기도 했다. 센터는 상담의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청년들이 상담 전문가의 성별까지 정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사업을 구상했다. 또한 ‘몸튼튼’을 위해 전문 헬스트레이너를 초청한 집단 헬스트레이닝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경쟁률이 15:1에 이를 정도로 이 역시 관심이 높다. 

 

네 권역으로 나눠 ‘청년다락분점’ 설치

제주청년센터는 제주시 이도일동에 위치해 있다. 제주 전체를 포괄하기에는 거리 제약이 있어 분점을 설치했다. 제주도를 총 4개 권역으로 나누고 각각 ‘청년다락분점’을 설치했다. 각 본점에  매니저가 상주하고 있으며 분점에 맞는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본점은 제주청년센터다. 이곳은 청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오픈 공간의 경우에는 청년이 아니어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책을 읽어도 되고, 회의를 해도 된다. 현재 제주청년센터는 건물 5층과 6층이 마련돼 운영 중이다. 6층에는 사무실과 회의실로 구성돼 있고, 5층은 스터디룸과 공유주방이 갖춰져 있다. 현재 7층은 청년문화공간으로 꾸며 앞으로 청년들의 문화 활동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미니인터뷰] 박경덕 제주청년센터장

“청년도 언젠가 기성세대가 돼요. 혜택을 받아봐야 정책을 만들죠”

Q. 진성회원이 1만7000여 명에 이른다고 하는데, 청년 참여를 유도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한 방법은 무엇인가?

A. 무엇보다 프로그램이 재밌어야 한다. 직원들이 하기 편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청년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다. 또 적극적인 홍보가 필수다. 현재 제주청년센터에서는 홈페이지 관리도 직원이 직접 맡아 수시로 달라지는 정보를 수정하고 있다. 또 홍보팀을 신설했다. 사업을 맡아 수행하는 직원이 홍보까지 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홍보 부서를 만들고 언론과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알리고 있다. 또 청년DB도 큰 효과가 있다. 센터 홈페이지에 청년들이 가입하면서 자신의 정보를 직접 기입하는 DB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청년에게 맞는 사업을 제공하고 있다. 

 

Q. 제주청년센터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A.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테크노파크에  공공위탁을 맡겼다. 센터를 행정이 직접 운영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사업을 책임지는 팀장과 과장이 인사 때마다 자리를 옮겨 사업이 연속성 있게 운영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위탁 운영이 청년센터를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된다.

 

Q. 제주청년센터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A. 자가면역과 자가치유다. 청년들이 직접 자신의 문제를 치유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삶에 만족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 그리고 청년들 스스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Q. 왜 청년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A. 청년지원·청년정책을 두고 기성세대의 불만이 많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은 복지의 대상이다. 청년도 언젠가 기성세대가 된다. 청년일 때 받은 지원과 혜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기성세대가 됐을 때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청년을 위한 정책‧지원도 결국 우리 가족의 누군가를 위한 정책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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