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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22.06.24 20:59
  • 호수 1411

[봉식이와 연숙이의 인생책방]
정선경 당진교육지원청 당진도서관장이 소개하는 <너무 시끄러운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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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당진도서관장으로 부임…“지역민 위해 노력”
“주인공 한탸, 책을 읽고 소화해 자신을 변화시키는 사람”

<편집자주> 
‘봉식이와 연숙이의 인생책방’은 충남콘텐츠연구소 지음 협동조합에서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이다. 정봉식 당진시대 대표이사와 남연숙 방송작가의 사회로 당진시민을 게스트로 초청해, 책을 소개하고 책과 관련한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관련한 대화를 나눈다. 당진시대에서는 <봉식이와 연숙이의 인생책방>에서 만난 시민들의 책 이야기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 지면에 담는다. 이번 호에는 정선경 당진교육지원청 당진도서관장을 만나 체코 출신의 보후밀 흐라발 작가가 쓴 장편소설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소개한다. 

 

1월 1일자로 당진교육지원청이 운영하는 당진도서관장으로 부임한 정선경 관장이 당진에 온 지 어느덧 6개월이 됐다. 그는 “당진 사람들의 마음이 열려 있어 도서관이 하는 사업들에 흔쾌히 동참해주고 있다”며 “일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당진에 있는 동안 지역민들과 재미있게 생활하고 싶다”면서 “능력이 많지 않지만 지역민들을 위해 당진도서관이 작은 선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 관장이 소개한 <너무 시끄러운 고독>은 현대 체코문학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보후밀 흐라발 작가가 쓴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양조장에서 일했던 양아버지 손에 자라면서, 42년 동안 체코를 지배한 공산주의 체제의 감시 속에서 글을 써왔다. 젊은 시절에는 시를 쓰기도 했으나 독일군에 의해 대학이 폐쇄되면서 철도원, 보험사 직원, 제철소 잡역부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49세가 되던 해에 소설을 쓰기로 결심하고 1963년 첫 소설집 <바닥의 작은 진주>를 출간했다.

1989년까지 정부의 검열과 감시로 밀란 쿤데라를 비롯한 체코의 많은 작가들이 프랑스 등으로 망명해 프랑스어로 작품을 쓰기도 했지만, 그는 체코에 끝까지 남아 체코어로 작품을 남겼다. 그래서 당시 체코에서는 그의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 독자들과 작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작가들의 작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작가는 자신이 쓴 책 중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가장 사랑하는 책이라며, 자신이 세상에 온 이유라고도 표현했다. 

한편 이 책은 폐지압축공인 주인공 한탸의 이야기로, 1인칭 독백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책에는 각 장마다 ‘35년 째 나는 폐지더미 속에서 일하고 있다’라는 문장이 반복돼서 나온다. 이를 보고 정 관장은 “대강 봤을 때는 폐지 더미에서 일하는 사람과 소외되거나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장을 첫 문장으로 반복해 넣은 걸 보면 폐지더미 속에서도 보물같은 책을 찾는, 이를 넘어 책을 읽고 소화해서 자기 자신을 변화시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한탸는 은퇴하고 나서는 압축기를 집에 가져다 놓고 이 일을 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자기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정 관장은 “이 책은 많은 메시지를 준다”며 “내용이 암울하고 결말은 비극적이지만 첫 장부터 감탄을 자아내는 표현력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덧붙여 “한 번 훑어 읽는 게 아니라 문장 하나하나 곰곰이 되짚어보게 되는 책”이라면서 “매력적인 문장이 많아 묵직하게 다가왔고 울림이 컸다”고 전했다.  

“작가 스스로도 이 책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 책을 읽고 ‘나는 진정으로 책을 좋아하는가’, ‘책을 읽고 나서 내 것으로 소화하고 있는가’ 자기반성을 많이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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