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강면 주민들은 옛 포구에 대한 기억으로 모두 ‘이합’을 언급했다. 껍데기가 하얗고 바지락과 유사한 이합 조개는 썰물 때면 드러나는 삽교천 갯고랑에 지천이었다. 부장리 사람들도 너나할 것 없이 이합을 채취해 먹었다. 특히 이합칼국수는 뽀얗고 감칠맛 나는 국물이 일품이었다. 이합은 힘들여 갯벌을 헤집지 않아도 쉽게 채취할 수 있을 정도로 흔했다. 어느 해인가에는 이합을 채취하러 바다에 나갔던 마을 아낙들이 바닷물에 휩쓸려 목숨을 잃는 사고도 있었다.
“바지락보단 작은데 그게 그렇게 맛있어. 칼국수 해 먹으면, 밀 벼서 그놈 빻은 거 밀가루 해다 주물러서 국수 해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홍수호)
“여기 사람도 숱하게 죽었어요. 왜냐면 이합라고 그거 잡으려고 여자들이 손 붙잡고 나가다가 한 번에 그때 몇 명 죽었어. 9명 가다가 7명 죽었나. 두 사람, 남자만 살고 여자만 다 죽었나. 여 근방 갯둑에 이 옛날에는 이 갯둑이 뻘이 있었어. 뻘이 긁으면 그 조개 같은 거 그 바지락 같은 이합이라는 게 있다고. 그걸 잡으러 가다가 물 다 쓰고 일찍 가면 얼마 못 잡잖아. 근데 더 잡으려고 일찍 건너가다가 물에 휩쓸려서 그렇게 죽고 그랬지.” (김남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