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가 넘은 정기수 어르신은 1960년 무렵부터 어업에 종사했다. 아산만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나아갔다. 아산만 일대에서는 주로 준치, 숭어, 강달이 등을 잡았다. 삽교천방조제가 건설되기 전에는 복(伏) 중이면 삽교천에서 해파리도 잡혔다. 정기수 씨는 운정포구의 한 어민에게 해파리잡이에 필요한 어구를 빌려 사용했다.
“해파린 복 때나 잡어. 초복·중복·말복이 지나면 없어지는디, 저 구양도다리께 저쪽 막은디 그 골이 원 큰 골이었어. 물이 쌨어. 거기서 해파리가 많이 다녔지. 뻘에다가 말뚝 박아놓고 물 들어왔다 나가면 해파리가 걸린단 말야. 저 아래(운정포구 부근) 내려가면 그거 하는 사람 있어요. 그때는 해파리 때문에 강달이 못 잡어. 그러면 말장 필요 없는 거, 그거 빌려다 쓰고서 갖다 주지. 해파리가 많으니께, 해파리 걸리면 물이 안빠지니께. 그물이 절단나니까. 해파리 그물은 엉겨가지고 해파리만 걸리게끔 만들었지만 강달이 같이 작은 거 잡는 건 그 그물이 못 견디니께 안 잡지.” (정기수)
어민들은 포획한 해파리의 갓과 다리(촉수)를 분리하고 깨끗이 씻어 소금과 백반을 뿌려 탈수, 응고 과정을 거친 뒤 자연 건조시켰다. 이렇게 1차 가공된 해파리 원료는 가공 공장으로 판매되었다. 1980년대 이전 삽교천변에는 해파리를 잡아 1차 가공하는 어민들이 상당수였다. 1차 가공은 주로 어민들의 아내와 어머니들이 맡았다.
우현선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