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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18 17:46
  • 수정 2022.09.27 18:11
  • 호수 1414

[로컬에서 희망 찾기-청년이 희망이다 6] "서울 떠나 지역에서 사는 삶…장점 많아요”
서울 떠나 고향으로 돌아온 당진청년 유세현 씨(송산면 유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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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좋은 당진시 만들기 위해선 교통 불편 해소돼야”
“서울 위주의 사고방식 아쉬워…지방의 다양성 존중되길”

<편집자주>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서울로 떠난다. 일자리가 없어서, 문화·교육·의료 인프라가 부족해서 지역을 떠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오히려 당진을 택한 청년들도 있다. 지역에서 자리 잡고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열정으로 뛰는 청년들이다. 이들이 당진을 선택한 이유와 살아가고 있는 과정,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해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 이 기사는 2022년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28살의 유세현 씨는 당진에서 자라 초·중·고, 대학교까지 지역에서 졸업한 당진청년이다. 어렸을 때 당진(송악읍 반촌리)으로 이주한 그는 기지초, 송악중, 송악고, 신성대를 졸업했다. 세현 씨는 “아버지가 운송업에 종사해 이사를 여러 번 다니다가 당진에 정착했다”고 말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했지만 다행히 또래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줬다. 그는 “성격이 소심한 편이었는데 당진에서 정착해 친구를 사귀다 보니 외향적인 성격으로 변해갔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친구들과 함께 했던 청소년 나라사랑 국토순례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세현 씨는 “청소년문화의집 주관으로 충청도 일부 지역을 4박 5일간 약 105km 걸었던 게 잊지 못할 추억”이라며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주변 지역도 둘러보고, 코스 중간중간 도예 체험이나 김좌진 장군 생가 탐방 등 체험활동도 많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봉사활동 점수 때문에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까 재밌어서 3년간 참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외로운 서울살이

대학에서 전기과를 전공한 그는 지역에서 일하다 기회가 닿아 서울에 일자리를 구했다. 호텔 음향 엔지니어로 취업한 그는 결혼식, 쇼케이스, 사업설명회 등 호텔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서 음향 기기를 다뤘다. 세현 씨는 “보통 행사가 라이브로 진행되기 때문에 음향에서 조금만 실수하면 행사를 망칠 수도 있다”면서 “행사 하나하나 목숨 걸고 일했다”라고 말했다.

3년간 서울에서 생활하던 그는 돌연 지난해 초 고향으로 돌아왔다. 세현 씨는 “서울은 별천지였다”면서 “휘황찬란했으며 놀 것도, 사람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처음에는 좋은 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더 외로움을 느꼈다”면서 “그 많은 사람 중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는 몇 명 안 되고, 사람들이 다들 너무 바빴다”라고 덧붙였다. 혼자인 것 같은 외로움 속에서 코로나19 팬데믹도 닥쳤다. 그래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인 고향으로 돌아왔다. 현재 그는 지역에 소재한 제약회사에서 물류 관리 일을 하고 있다. 

평범한 삶, 특별한 삶

도시를 떠나온 세현 씨는 지역에서의 삶이 대체로 만족스럽단다. 서울에 비해 당진은 한적한 도시다. 지역에 친구들이 많이 있어 그는 휴일이면 친구를 만나거나 바닷가 인근으로 드라이브를 떠나며 휴식을 취하곤 한다. 영화관에서 영화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세현 씨는 “서울에 있을 때에는 할 게 없어도  바쁘게 움직여야 될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며 “오히려 당진에서는 마음이 여유롭고, 의지할 곳이 많아 좋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가 겪은 서울은 놀기에는 좋지만 살기는 쉽지 않은 곳이란다. 그는 “어렸을 때는 서울로 놀러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서울에서 살면 좋을까?’하는 생각도 했다”며 “하지만 성인이 돼 다시 생각해보니 서울은 놀러가기에 좋은 곳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세현 씨는 “어렸을 적에는 집 있고, 차 있고, 가정을 꾸리는 게 되게 평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물가가 높은 서울에서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지역에서 살면서 불편한 점은 있다. 세현 씨는 가장 불편한 점으로 교통을 꼽았다. 그는 “서울에서 살면서 제일 만족했던 게 교통편이었다”면서 “당진은 버스 노선도 다양하지 않고 배차 시간도 길다”고 말했다. 교통 문제가 해소되면 전반적인 생활이 편리해지고 발전될 것 같다고.

덧붙여 그는 지역이 고루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현 씨는 “당진시내면 시내, 송악읍 기지시리면 기지시리만 도심이 발전돼 있다”며 “지역 전체가 발전하지 못하고 도시가 불균형 상태에 놓여있다”라고 말했다.

지방민의 비애

한편 서울 중심의 사고방식이나 문화, 정책도 안타까운 점이다. 지난해 그가 서울에서 당진으로 내려올 때 이를 확실히 느꼈단다. 세현 씨는 “서울 사람들, 특히 서울 토박이들은 누군가 지역으로 간다고 하면 문제가 생긴 줄 안다”며 “사업이 망했다든가, 어떤 문제가 생겨 도망을 친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서울에서 벗어나면 다 논에서 김 메고 살고, 바다 근처에 산다고 하면 낚시하며 어부인 줄 안다”며 “지역에서도 서울만큼 다양한 삶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자신처럼 지방에 사는 지역민들에게는 지방에 산다는 것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이라고 전했다.

“지방에 사는 것도 장점이 많아요. 당진 정도면 서울까지 왕복 2시간이면 오가요. 도로가 막히지 않아 당진에서 빨리 가면 1시간이면 서울에 갈 수 있죠. 언제든지 사회기반시설이 많은 도시로 갈 수 있어요. 이 정도면 경기권에서 사나 충남(당진)에서 사나 비슷한 것 같지 않나요? 게다가 당진은 서울에 비해 집값도 저렴하고 한적한 분위기 등 이점도 있어요. 지역에서 우리가 즐겁게 살 수 있을만한 요소들이 군데군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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