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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평 당진호수공원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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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도심 인근 우두동‧시곡동 대상지로 거론
서산호수공원 10배 규모…수백 억대 예산 필요
“당진천·시곡천 규모로는 수량 확보 쉽지 않아”

▲ 2만 평 규모의 서산 중앙호수공원의 모습. 당진시가 계획 중인 당진호수공원의 1/10 수준이다. (사진 제공 : 서산시)

오성환 당진시장의 주요공약인 ‘20만 평 규모의 명품호수공원 조성’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공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한편, 도시 규모에 비해 면적이 비대하고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등 현실성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2035 당진시 공원녹지기본계획 착수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신규 공원 확충 방안이 연구용역 대상에 포함됐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타 지역에 조성된 호수공원 8곳의 사례가 제시되는 등 당진호수공원 조성 검토가 사실상 이번 연구용역의 핵심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선거 과정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오성환 시장이 각종 인터뷰 등을 통해 호수공원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종합하면, 당진호수공원의 규모는 약 20만 평으로, 우두동과 시곡동을 비롯해 당진도심과 가까운 3곳을 대상부지로 검토하고 있다.

공원 필요성 공감하지만…

당진호수공원 조성은 지역주민 사이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당진 도심에 공원다운 공원이 없는 상황에서 주민 삶의 질 향상과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서 공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다. 공원은 각종 개발로 생태환경을 잃은 도심에 녹지로서 역할을 하며, 시민의 심신건강·정서함양과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반시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만 평이라는 규모와 위치, 호수 조성, 예산 확보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서산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중앙호수공원의 면적은 약 2만 평(전체면적 6만6606㎡, 호수면적 3만9243㎡)으로, 당진호수공원이 조성된다면 중앙호수공원 크기의 10배에 달한다. 

또한 고양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일산호수공원은 약 31만 평(전체면적 103만4000㎡, 호수면적 30만㎡) 규모다. 당진시가 계획하고 있는 20만 평 규모의 타 지역 호수공원으로는 인천 청라호수공원(전체면적 69만574㎡, 36만3000㎡)과 세종호수공원(전체면적 69만7246㎡, 호수면적 32만5000㎡)이 있다. 

토지매입·공원조성·유지관리 비용은?

작지 않은 규모의 호수공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당진 도심의 경우 이미 지가가 높은 수준이어서 토지매입에 상당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시유지를 활용한다 하더라도 조성사업비와 관리비로도 수백 억대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약 20만 평 규모인 인천 청라호수공원은 조성사업비로 약 785억 원이 들었으며, 세종호수공원의 경우 924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굿모닝충청> 보도에 따르면 서산 중앙호수공원은 2008년 조성 당시 103억 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 지역과 지가 차이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수백억 원 규모의 대형 토목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진시 자체 예산으로 감당할 수 없다면 공모사업을 통해 국·도비를 확보해야 하는데, 호수공원 조성을 위해 정부사업 중 어떤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지, 공모에 선정될 것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일산호수공원과 같이 한국토지주택공사·충남개발공사 등 사업시행자가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원을 조성해 당진시에 기부채납 하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도 당진도심 곳곳에 도시개발사업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고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7866세대에 이르는 상황에서 또다시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될 경우 난개발과 주택 과잉공급 및 공동화 현상이 우려된다. 

최근 일산호수공원으로 견학을 다녀온 조상연 당진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1996년에 조성한 일산호수공원(31만 평)의 경우 당시 사업비로 300억 원을 투입했다”며 “현재 시점으로 환산하면 당진호수공원 조성에 1000억 원에 이르는 공사비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시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당진호수공원을 조성한다면 더 이상 정주여건 개선공약이 아닌 주택 개발공약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규모 호수…물은 어디에서? 

더불어 호수공원 조성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량이 확보돼야 하는데, 시내권에 위치한 당진천·시곡천 등의 소규모 하천으로는 호수공원에 물을 대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삽교호 등 기존 담수호의 물을 끌어오는 방법도 있지만 수계를 잇는데 추가적으로 상당한 예산이 투입돼야 하고, 삽교호를 비롯해 담수호 일대에 평야가 넓게 조성돼 있어 가뭄에는 농업용수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물을 끌어와 호수를 조성한 서산 중앙호수공원의 사례도 있다. 하지만 유입수(폐수)를 활용하면서 악취와 녹조 발생 등으로 민원이 많아, 결국 서산시에서는 2018년 지하수 개발공사를 통해 현재 지하수를 활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는 호수 크기가 1만 평 수준으로 작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심규상 오마이뉴스 대전충남본부장은 “세종호수공원의 경우 금강이 있어 충분한 수량 확보가 가능했다”며 “하지만 당진 도심은 그만한 하천이 없어 대규모 호수 조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칫 호수공원 조성사업이 토목공사를 위한 사업이 되거나 일대 아파트·지가 상승 및 투기를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규모 축소 또는 기존 자원 활용해야“

이와 같이 20만 평 규모의 당진호수공원 조성 사업은 현실적으로 해결이 쉽지 않은 여러 장벽 앞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수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서영훈 당진시의원은 “사업비와 유지비가 많이 투입될 수 있지만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대규모 호수공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규모를 축소하거나 기존의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심규상 본부장은 ”호수공원의 실효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당진천 수변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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