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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 입력 2022.08.19 20:10
  • 수정 2022.08.23 13:28
  • 호수 1418

[지역작가 작품] 임종국 시인
백제의 미소 - 서산 마애삼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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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미소

- 서산 마애삼존불


온 세상
웃음 다 모아
다시 빚은

미소

흰 구름 포대기 속
아기 부처
배냇짓

 

[이오장 시인의 시평] 

넉살 좋은 웃음소리를 자주 듣는다. 시장에 가면 물건을 판 상인의 웃음, 식당에서는 가족이나 친구들의 만남으로 안부를 묻는 일상의 웃음,속내를 감추고 겉으로 표출되는 정치인의 거짓 웃음 등등 많은 웃음, 웃음 속에 우리의 삶은 존재한다. 하지만 진정한 감정으로 상대방에게 기쁨을 전한다든가,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고 동조하는 진실한 웃음을 웃는 사람은 별로 없다. 거의 다 함께 산다는 의미로 동조하는 억지웃음이다.

여기에 비해 미소는 소리가 나지 않는 진실함이 담긴 웃음이다. 물론 동조하지 않거나 다른 뜻으로 미소를 짓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떤 때는 비웃음으로 보여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러나 진정한 웃음은 미소다. 이것은 만인에게 깨달음을 주는 서산 마애삼존불 앞에 서면 스스로 느낀다.  

깨달음은 사람을 떠나 신의 경지에 오르는 게 아니라 사람 속에서 사람의 길을 찾아내는 것이다. 부처가 신이 되기 위하여 고행을 하며 깨달은 것은 아니다. 사람이 어떤 길을 가야 사람이라 불리며 사람답게 살 것인가를 찾기 위하여 고행을 자처한 것이다.

임종국 시인은 부처의 이 같은 깨달음의 의미를 서산 마애삼존불 앞에서 알았다. 온 세상의 웃음을 다 모아 하나의 웃음으로 통합시킨 깨달음의 미소, 흰 구름을 포대기 삼은 아기의 배냇짓 웃음, 이런 미소가 세상에 만연한다면 이 땅에 무슨 근심 걱정이 있고 아귀다툼이 일어나겠는가. 서산 마애삼존불의 미소에 물든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 틀림없다. 아직 가보지 못했다면 이 시를 통달하면 되고 직접 가서 따라 웃어 보면 사는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 이오장 시인은
- 한국문인협회 이사                     

-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 전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 제5회 전영택문학상, 제36회 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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