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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
  • 입력 2022.08.26 20:25
  • 호수 1419

밀가루 대체할 ‘분질미’…소득작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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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쌀소비 확대 방안으로 분질미 재배·활용 추진
대호지농협 350평 분질미 시범재배…“정부 정책 대응”
밀처럼 가공 쉽고 이모작 가능…글루텐 없는 건강식

추석을 앞두고 쌀값이 45년 만에 역대 최저치로 폭락했다. 정부에서는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분질미(가루용 쌀)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이 정책은 수입에 의존하는 밀가루 수요 일부를 쌀로 대체하기 위해 가공전용 쌀 종류인 분질미 재배 면적과 수량을 늘리는 게 골자다. 오는 2027년까지 분질미 20만 톤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또한 분질미를 활용한 전략 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안도 꺼내들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027년까지 밀가루 연간 수요의 10% 가량을 가공전용 쌀인 분질미로 대체하겠다”라며 “이를 통해 2020년 45.8%에 불과했던 식량자급률을 2027년까지 52.5%까지 끌어올리고, 쌀 가공산업 시장 규모도 지난해 7조3000억 원에서 2027년까지 10조 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있다. 쌀 수급이 항상 과잉일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고, 분질미의 건식 제분 비용이 밀 대량 제분 비용보다 높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밀가루처럼 가공 쉬워”

분질미는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새로운 쌀 품종이다. 2002년부터 ‘남일벼’ 품종에서 분질 돌연변이 유전자를 탐색해 ‘수원542’, ‘바로미2’ 등이 분질미 품종으로 개발됐다.

쌀이지만 밥 짓는 용도로 나온 것은 아니다. 전분 구조가 밀가루와 흡사해 쌀이면서도 빵이나 떡 같은 가공제품을 만드는 데 훨씬 유리하다. 쌀과 밀의 가장 큰 차이는 전분 구조다. 쌀은 치밀하고 단단한 구조를 가진 반면, 밀은 성기고 느슨하다.

때문에 밀은 고운 가루로 쉽게 빻아져 가공이 쉽지만, 쌀은 밀가루처럼 만들기 어려워 가공 성능이 떨어진다. 이러한 점 때문에 쌀로 떡이나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물에 한참 불려야 한다. 하지만 분질미는 쌀이면서도 전분 구조가 밀과 유사해, 물에 불리지 않아도 된다.

분질미에는 밀에 함유돼 있는 글루텐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빵을 부풀어 오르게 하는 단백질인 글루텐을 섭취하면 소화장애 같은 부작용이 일부 나타날 수 있다. 최근 들어 글루텐프리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추세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또 다른 강점은 모내기 적기가 6월 말로 일반 쌀에 비해 한 달 정도 늦는다는 점이다. 겨울·봄 재배를 하는 밀은 보통 6월 중순께 수확한다. 이 때문에 밀과 분질미는 이모작 재배가 가능하다.

대호지농협 분질미 시범 재배해와

내년부터는 분질미를 확산시키기 위해 농식품부에서는 공익직불제를 개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분질미를 식량안보를 위한 전략작물로 보고 전략작물직불제를 신설할 계획으로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다. 또한 쌀가루를 쓸 만한 업체와 연계해 밀가루 대체가 유망한 가공식품 개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대량 제분, 저장 등 유통에 필요한 기술 개발 및 시설 지원 확대도 여기에 포함된다. 농촌진흥청은 품종 자원 확대, 재배 기술 표준화, 저장 제분기술 향상, 밀가루 대체 기술 및 제품 개발 지원을 맡고 농식품부는 쌀가루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식품 산업화와 기술 개발을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무엇보다 분질미 재배 전문생산단지를 2023년 10개소에서 2027년 200개소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대호지농협(조합장 남우용)에서 분질미 재배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대호지면 사성리 일원에서 1934㎡(358평) 규모로 시범재배하고 있다. 
성기영 대호지농협 상무는 “쌀 소비량 및 쌀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쌀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소득원을 개발하고자 시범적으로 분질미를 재배해오고 있었다”며 “충남에서는 대호지가 유일하게 시범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분질미 재배를 확대할 계획인 가운데 대호지농협에서도 정부의 농업정책 기조에 대응하고자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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