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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
  • 입력 2022.09.16 20:49
  • 호수 1422

소들섬 일대 고압 송전선로 건설 관련 “법정보호종 서식지 확인되면 공사 중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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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 야생생물 보호구역 관리위원회 개최
현장 답사하고 피해예방 및 보호대책안 논의
한전 “소들섬 39번 송전탑 지중화 절대 불가”

▲ 당진시 야생생물 보호구역 관리위원회가 지난 16일 삽교호관광안내소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한국전력공사가 “송전선로 건설사업 공사구간에서 법정보호종 주요 서식지가 확인되면 즉각 공사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들섬에 세워지는 39번 송전탑 지중화에 대해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당진시 야생생물 보호구역 관리위원회가 지난 16일 삽교호관광안내소(당진시 농식품생산자 직판장 건물 2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앞서 지난 5일 회의를 열고 삽교호 유역 야생생물 보호구역의 보전·관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당진시가 위원들에게 배포한 회의자료는 한국전력의 입장만 담고 있고, 관리위원회 위원들의 현장 답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회의가 무산된 바 있다. <본지 제1421호 “당진시 배포 회의자료 한전 입장 대변” 기사 참조>

이에 지난 16일 관리위원회 위원들이 현장을 방문해 소들섬 일대 야생생물 보호구역을 답사했다. 이날 현장방문에는 이봉기 우강철탑반대대책위원장과 유이계·이덕기 소들섬을 사랑하는 사람들 공동대표가 함께했다. 이봉기 위원장은 “천막농성 등 각고의 투쟁 끝에 소들섬 일대가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받았다”며 “전문가들도 환경적 가치를 인정하는 이곳에 고압 송전철탑이 세워지는 현실을 똑똑히 봐달라”고 호소했다.

송전선로 지중화 가능성 논의

현장 답사 이후 관리위원들은 삽교호관광안내소로 자리를 옮겨 야생생물 추가 보호대책을 심의코자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위원장을 맡은 정본환 당진시 경제환경국장, 김응열 당진시 기후환경과장, 박정우 전국야생생물보호관리협회 당진지부장, 김영란 소들섬을 사랑하는 사람들 상임대표, 사공정희 충남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은재 대전·세종연구원 책임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전력공사 한대현 차장이 참석해,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기술적인 부분과 소들섬에 세워지는 39번 송전선로 지중화 의견에 대해 답변했다. 한 차장은 “현실적으로 (지중화는) 불가능하다”며 “당진 구간 중 6km는 지중화했지만 아산은 지중화 구간이 전혀 없어 지자체 간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관리위원회에서는 △소들섬 구간만이라도 수중케이블을 설치하는 방안 △소들섬을 지나지 않고 38번 송전탑과 42번 송전탑이 바로 이어지는 방안 △34번 송전탑에서 바로 42번 송전탑으로 이어지는 방안 △송전선을 지탱하는 수준의 철탑 건립 등을 제안하며 북당진-신탕정 345kV 송전선로 노선 중 소들섬에 세워지는 39번 철탑만이라도 지중화를 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계속해서 타진했다.

그러나 한전에서는 39번 송전탑 지중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전에 따르면 39번 철탑을 지중화해도 지중화된 고압선로가 지면으로 나오는 케이블 헤드탑을 섬 양쪽에 (2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38번과 42번 송전탑 사이에 송선전의 늘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중간 지점에 철탑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영란 상임대표는 소들섬 39번 송전탑에 대해 지중화 검토를 거듭 요청했지만 한 차장은 “이미 한전에서도 관리위원회에서 제시한 것보다 훨씬 많은 방안을 고민해왔다”며 “사업 초반에 이 같은 내용을 제안했다면 검토할 수 있었겠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지중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사회공헌사업 추진 바라”

이번 회의에서는 야생생물 보호구역 내 송전선로 건설사업 관련 추가 보호 대책의 건에 대해 심의했다. 한전 측은 공사구간 내 법정보호종 주요 서식지가 확인될 경우 즉각 공사를 중지하고, 환경피해방지 조치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공사기간 중 대책으로는 작업시간을 단축하는 한편, 대체 서식지 조성 및 포획·이주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란 상임대표는 “서류에 쓰인 ‘즉각 공사중지’라는 문구를 책임지고 지킬 수 있겠느냐”며 “법정보호종 서식지가 확인되면 ‘즉각 공사중지’라는 대책을 반드시 이행해달라”고 강조했다.

김응열 당진시 기후환경과장은 “송전선로 건설이 야생생물 보호구역의 자연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게 사실인 만큼 한전에서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정본환 위원장은 “한전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보고한 대책 방안을 이행하도록 노력해달라”며 “관리위원회에서도 야생생물 보호구역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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