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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2.09.30 21:51
  • 호수 1424

[기고] “나는 할 수 있다!” - 제228회 충남장애인체육대회 체험기 -
김영미 충남장애인체전 육상선수 / 성화봉송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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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당진의 한 시민이자 두 딸의 엄마 ‘김영미’라고 합니다. 

처음 저는 제 자신이 장애를 갖고 있는 게 너무나도 부끄럽고 창피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게 되면서 저에게는 더욱더 가야 할 곳이 없어져 버렸다는 것도 속상했습니다. 그렇게 2~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졌고, 문득 ‘이러면 안 되겠다. 나도 무언가를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사)충남시각장애인연합회 당진시지회를 알게 돼 협회를 방문했습니다. 협회에는 저처럼 불편한 분도 있었고, 저보다 더 불편한 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보다 더 불편한 분들도 너무나도 밝고 희망차게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덩달아 힘을 내게 됐고 활기차게 생활하게 됐습니다.

어느 날 올해 당진에서 제28회 충청남도장애인체육대회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충남시각장애인연합회 당진시지회 팀장님이 제게 “영미씨? 충남장애인체전에서 육상 선수로 나가보는 것을 어떨까요?”라고 물었습니다. 그 질문에 저는 무작정 “뛰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일전에 저는 시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생활체육대회에 참가해 육상 100m 금메달, 한궁 은메달을 수상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의 경험으로 충남장애인체전 출전이 두렵기도 했지만 용기를 냈습니다.

어느덧 대회 개최가 1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당진종합운동장에서 한 달간 훈련을 하는데 해보지 않았던 운동을 하려니 몸이 말을 안 들었습니다. 그래도 어린 학생들과 어르신들과 함께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훈련하다 중간에 발목 부상을 입어 2주간 훈련을 쉬기도 했습니다. 일주일간 병원을 다니다가 다시 훈련을 시작했고, 김정빈 가이드라이너와 호흡을 맞춰가며 연습했습니다.

충남장애인체전 개막을 앞두고, 저는 성화봉송까지 참여하게 됐습니다. 성화봉송 2번 주자로 뛰었는데 이날의 기억은 평생의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드디어 경기 날이 다가왔고, 긴장과 설렘으로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습니다. 9월 22일 체전 첫날 진행된 100m 경기에서 20초 기록으로 은메달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다음날 열린 400m 경기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숨이 너무 가빠졌고 팔도 제대로 휘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400m 경기는 가이드라이너의 실수로 아쉽게 실격했습니다. 24일 200m 경기에서는 실격의 아쉬움으로 더욱 최선을 다해 열심히 트랙을 달렸습니다. 완주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달렸는데 가족들이 열심히 응원해줘 저는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훈련한 덕분인지 200m 경기에서 47초로 결승선을 지나면서 3등과 1초 차이로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너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충남장애인체전에는 처음 출전하는 것이라 아무것도 모르고 두렵기도 했지만 저는 도전했고, 당당히 메달까지 거머쥐었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게 이제는 부끄럽지 않습니다. 제 마음 속에는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가득 생겼습니다.

당진에는 사는, 장애를 가진 다른 시민 여러분도 집에만 있지 말고 세상 밖으로 나오길 바랍니다. 도전하고, 또 도전하길 바랍니다.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이제 더 이상 집에서 숨지 말고 당당히 사회로 나와 삶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 김영미 씨는…
- 1984년 전북 남원 출생
- 정미면 덕마리 거주
- 제28회 충남장애인체육대회 
  육상 100m 은메달, 200m 은메달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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