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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읍면소식
  • 입력 2022.10.11 17:44
  • 수정 2022.10.28 17:02
  • 호수 1425

[우리마을 이야기 13]
순성면 아찬리
가축으로 곡식 찧던 ‘연자방아’가 자리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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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물이 차서 이름 붙여진 아찬리
말굽 자국이 남아 있는 바위 ‘말바우’
“귀농하는 젊은 층 많아졌으면”

‘꼬끼오’하고 우렁찬 닭 울음소리가 마을을 찾는 이들을 반긴다. 넓은 평야와 야산을 개간한 밭이 많아 수도작 농가와 과수 농가가 고루 자리한 순성면 아찬리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계곡물이 차가워서 이름 지어진 ‘아찬리’는 과거 면천군 가화면 지역으로 ‘알찬’ 또는 ‘알천’이라고 불렸다. 주민들에 따르면 과거 아찬리는 상아찬리, 하아찬리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1914년 행정구역이 통폐합되면서 아찬리라는 이름으로 당진군 순성면에 편입됐다.

아찬리는 5개 반으로 구성된 가운데, 옛날에는 △위아찬(상아찬) △구억말 △당너머 △아래아찬(하아찬) △안말 △토구말 △고라실 △멀재(먼재) △어름골 △큰못골 △어둔굴 등 11개의 자연부락으로 나뉘어 있었다. 아찬리에서 출생한 민경억(82) 씨는 “1909년 일본이 우리 마을을 없애고자 멀재라는 부락에 있던 산의 혈(穴)을 잘랐다”며 “그 뒤로 아찬리에 많은 부를 축적한 사람이 없다고 전해진다”고 말했다. 

당너머에 자리한 신당

자연부락 중 ‘당너머’라는 마을은 2반에 속한 곳으로, 당산 너머에 자리한 마을이다. 당산은 위아찬 뒤쪽에 위치해 있는데 꼭대기에 서낭당(마을을 수호하는 서낭신을 모셔 놓은 신당)이 있었다고 한다. 순성면지에 따르면 민만기라는 사람이 사방 10자 크기의 초가집으로 신당을 지었고, 안쪽 벽에는 산신령 할아버지가 호랑이를 데리고 있는 그림이 붙여있었다. 그러나 광복 직후에 사라졌다. 특히 신당 뒤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어 풍경이 장관이었다고. 


민경억 씨는 “신당에서 당너머로 가는 샛길에 말바우라는 바위가 있었다”며 “약 5평 정도되는 바위였는데 바위에 말굽 자국이 남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적 말바우에서 친구들과 자주 놀았다”면서 “또한 마을 어르신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1936년에 시작된 복음의 씨앗

아찬리 마을회관 인근에는 매방아도 자리하고 있다. 매방아(연자방아)는 둥글고 넓적한 돌판 위에 그보다 작고 둥근 돌을 세로로 세우고 장대를 연결해 소나 말로 끌어, 돌리게 해 곡식을 찧는 도구다. 현재 이 매방아는 사용되지는 않고 있다. 신현분 이장은 “옛날처럼 매방아가 복원돼 지역의 유물로 남겨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아찬리에는 공소도 자리하고 있다. 아찬리에 전파된 첫 복음의 씨앗은 1936년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1967년 10월 중방리공소에서 분리돼 아찬리공소가 인가를 받았고 문진영 바오로 초대회장 집 대청마루에서 공소 예절을 봉행하기 시작했다. 아찬리공소는 현재까지도 운영되고 있다. 신현분 이장은 “옛날에는 주말마다 (아찬리공소에서) 미사를 진행했는데 순성성당이 건립되면서 이곳에서 미사 드리는 횟수가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화합 최고!”

한편 아찬리에는 112가구, 215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37년 전 경기도 가평에서 당진으로 이주한 신현분 이장은 “처음 순성면 아찬리에 왔을 때 주민들의 친절함과 푸근함을 잊을 수 없다”며 “특히 우리 마을은 주민들이 다함께 우리마을 사랑운동을 펼쳐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상을 수상해 왔다”고 말했다.

주민 민경억 씨는 “순성면 아찬리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살기 좋은 마을”이라며 “다만 지역에 거주하는 젊은 세대가 없어 걱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농촌 미래에 대한 염려가 크다”면서 “젊은 사람들이 귀농해 지역에서 농사 지으며 마을을 지켜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주민 대표 한마디]

신현분 이장 : 재활용 집하장을 건립하는 것이 이장 임기 내 공약이에요. 폐비닐, 농약병 등 농촌에서 발생한 쓰레기들을 모아 팔고, 수익금은 마을활동비로 사용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좀 더 편리하게 농촌 쓰레기를 분리배출 할 수 있도록 번듯한 집하장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임덕희 부녀회장 : 전라도 완주 출신인데 결혼하면서 순성면 아찬리로 오게 됐어요. 벌써 이곳에 산지 34년 차에요. 우리 마을은 단합이 무척 잘 돼요. 다른 마을 이야기 들어보면 우리 마을만큼 화합되는 마을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주민들 모두 건강히 장수하셨으면 좋겠어요. 건강해야 자주 모이고 활동도 다양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글 김예나 

 

<편집자주>
당진시에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없어진 마을이나 없어질 위기에 처한 마을, 또한 자연마을 중에서도 농촌 고령화로 인해 전통의 맥이 끊길 상황에 놓여 있는 마을이 있다. 본지에서는 마을의 전설과 옛 지명, 보호수를 비롯한 자연환경, 열녀문·효자비 등 다양한 마을의 이야기와 마을이 가진 자원을 발굴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는 마을의 이야기를 기사와 영상으로 담아낼 계획이다. 해당 기사는 유튜브 '당진방송' 채널을 통해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해당 기사는 유튜브 ‘당진방송’ 채널을 통해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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