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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 입력 2022.10.14 21:17
  • 호수 1426

의사로서 경험하고 작가로서 풀어낸 <덕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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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서점·충남콘텐츠연구소 지음과 함께한 북콘서트
이현석 작가의 ‘온&오프 함께읽기’…당진서점서 진행

▲ 지난 12일 당진서점에서 이현석 작가의 ‘온&오프 함께읽기’ 북콘서트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인생책방 진행자 남연숙 작가, 당진서점 안지민 대표, 이현석 작가, 충남콘텐츠연구소 지음협동조합 안라미 실장)

한때는 의사였던 이현석(39)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 <덕다이브>가 출간했다. 이에 지난 12일 당진서점에서 이 작가의 북토크가 진행됐다.

이현석 작가는 대구 출신으로, 서울에서 직업환경의학과 의사로 일해왔다. 직업환경의학과는 노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상을 다루는 분야다. 공업단지가 활성화된 당진에서 일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지인의 제안으로 지난 2020년부터 당진종합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했고, 2년 후인 지난 9월 개인적인 사정으로 퇴사했다. 

이 작가는 2017년에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집필활동을 시작했다. 2020년에는 제11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키도 했다. 낮에는 의사로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밤과 주말에는 글을 썼다. <덕다이브>는 그가 병원에서 실제로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직장 내 괴롭힘인, 이른바 ‘태움’의 내용을 서핑이라는 스포츠를 통해 풀어냈다. 

이 작가는 20대 후반쯤에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흥미를 갖게 돼 서핑을 시작했다. 서핑보드에 올라탄 순간에는 오로지 파도에만 집중해야 하므로 명상하는 효과가 있어 매력을 느꼈다고. 책 제목인 ‘덕다이브’는 너무 거대한 파도가 다가오거나 미처 파도를 잡을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물밑으로 잠수해 파도를 넘겨 보내는 서핑 기술에서 따왔다. 

 

“덕다이브로 고통 넘기기”

직장 내 괴롭힘, 일명 ‘태움’으로 인해 직장인들의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이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태움은 주로 위급하거나 비상상황이 빈번한 직종에서 많이 나타난다. 태움은 압박하고, 정신적·심리적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것이며 직접적으로 당하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이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제3자에게까지도 상처를 안긴다. 이 작가는 이러한 문제를 보고 ‘잠시 숨을 참는 것으로 고통스러운 순간을 넘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마음을 가지게 됐고, 이를 ‘덕다이브’에 투영했다. 

이 책은 2020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서핑강사로 일하는 ‘태경’이 사업확장차 홍보를 위해 섭외된 인플루언서인 ‘다영’과 만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태경과 다영은 종합병원의 검진센터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었으며 다영은 태움의 피해자였다. 둘은 서핑을 통해 가까워지지만 태경은 다영이 태움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기만한 방관자였기에 과거를 떠올리며 괴로워하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서핑을 하던 중 위험에 빠진 다영을 구하기 위해 태경이 목숨을 내놓고 덕다이브를 시도한다. 그리고는 누군가를 구하는 일이 곧 자기 자신을 구하는 일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독자들과 소통하며 에너지 얻어”

한편 이번 북콘서트는 당진서점과 충남콘텐츠연구소 지음협동조합(이하 지음)의 협업을 통해 진행됐다. 지음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당진방송의 콘텐츠인 ‘봉식이와 연숙이의 인생책방’에서 영상으로도 이번 북콘서트를 만나볼 수 있다. 이현석 작가는 “코로나19가 누그러지며 책방을 다닐 기회가 많았지만, 막상 카메라 앞에서 진행하다 보니 무척 긴장됐다”며 “예상치 못하게 학생들도 자리해줘서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오늘처럼 독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계속 갖고 싶다”고 전했다.

 

북콘서트 Q&A

Q. 책을 읽으며 섬세한 표현들에 놀랐다. 어떻게 하다 소설을 쓰게 됐는지 궁금하다.
원래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고, 글을 쓰는 것도 좋아했다. 일기장에 취미로 글을 써왔는데 소질이 있다는 것을 느꼈고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 출판사와 인연이 닿아 책을 출간하기도 했었다. 작가 활동을 하는 친구의 권유로 소설 창작수업을 들었던 것이 계기가 돼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습작기간이 없이 바로 등단하게 돼 긴장도 많이 됐지만 글을 쓰는 동안 단련이 된 것 같다.

Q. 소설을 통해 ‘태움’을 드러냈는데, 이외에도 사회적 문제를 알리기 위해 실천한 것들이 있는지?
<덕다이브> 외에도 사회적 문제를 다룬 소설들을 써왔다. 작가가 되기 전에는 시민단체에 소속돼 여러 활동을 해오기도 했다.

Q. 에세이가 아닌 소설을 쓰는 이유?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 에세이를 쓰는 것에는 굉장히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환자가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의 이야기를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고민했다. 소설은 당사자의 목소리가 아니어도 허구적인 화자를 설정하고 그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이야기를 써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소설을 쓰고 있다.

Q. 의사와 작가 일을 병행하면 어려운 점이 많았을텐데 노하우가 있는가?
없다. 그냥 되는대로 해왔다. 의사만 할 때는 조금 피곤함을 느끼는 정도였지만 작가일을 병행하다보니 과부하가 걸린 것 같았다. 체력적으로도 한계가 느껴져 의사를 그만두게 된 것도 있다.

Q. 다음 작품 계획은?
단편집을 엮기 위해 현재 소설을 쓰고 있다. 내년에도 장편소설을 연재하고자 기획하고 있다. 당진에서 2년간 지내왔기 때문에 현대제철이나 당진화력발전소를 모티브로 한 소설을 쓰고 싶다. 또한 당진뿐만 아니라 공업도시를 배경으로 페트병처럼 썩지 않는 화자를 설정해서 한 도시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는 소설을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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