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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2.10.14 22:21
  • 호수 1426

[칼럼] 유종오 호학사랑(好學舍廊) 방주
"생명의 근본 양봉농업을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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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진을 꽃의 도시로 -

지난 2월부터 당진시농업기술센터에서 양봉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다. 한동안 소변불루(小便不漏)로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꿀을 먹고 완치가 된 경험이 있고, 그러다 보니 평소에 양봉에 관해 관심이 있던 터에 마침 양봉초보자 교육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일찍이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의 종말이 온다고 예견한 적이 있는데 언젠가 금년도 신문에 영국에서 꿀벌이 70%가 사라졌다는 기획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기사의 내용은 이렇다. 먹이사슬의 밑바탕에 초식동물이 있는데 이 초식동물의 먹이가 되는 식물은 꿀벌이 없이는 번식되지 않고 급기야는 초식동물이 멸종하게 되면서 그에 따라 생태계는 더 이상 그 균형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양봉 교육 과정에 알게 된 사실 하나가 잊히지 않는다. 양봉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첫째가 밀원(蜜源)의 육성인데, 제초제의 남용 등 갖가지 화학약품의 과다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으로 인한 밀원의 감소로 양봉산업이 나날이 침체하여 간다는 사실이다. 특히 정부는 양봉도 축산업으로 분류하여 지원을 시작했다지만 소, 돼지 등 거대 자본을 형성하고 있는 축산분야의 집단이익에 밀려 어느 자치단체도 밀원을 조성해야 하는 사업의 당위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작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가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또한, 꿀벌의 활동반경은 좌우 4킬로 정도라고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 곳곳에 축산농가 없는 곳이 없다 보니 그 환경오염으로 인하여 꿀벌이 사멸되는 일이 빈번하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해보는 것이 축산농가로부터 피해가 덜한 해안변, 천변, 관광지 주변을 이용한 밀원 조성이다.

우리 당진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3대 방조제(삽교천방조제, 석문방조제, 대호방조제)가 있고 각각의 하천이 흐르고 있어 밀원 조성의 적지로 평가받는 천변(川邊)이 풍부한 고장이다. 예전에는 이런 천변에 각종 작물을 경작하는 주민들이 많았지만, 방재(防災) 대책의 일환인지 지금은 일체 이런 경작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천변들이 그동안 치밀한 수해방지 대책으로 침수피해가 발생하는 예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잡풀만 우거진 그런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이 넓은 땅에 각종 밀원식물을 조성한다면 경관도 좋아질 뿐만 아니라 자연적으로 우리 당진이 양봉 선진지역으로 거듭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농업웅군(農業雄郡)이었던 우리 당진 땅이 시대의 조류에 따라 철강도시(당진의 슬로건)로 변모하고 각종 환경오염이 인구 유입의 저해 요인이 되고 있지 않은가. 오죽하면 전임시장이 광화문에 나가 환경 개선을 호소하는 시위를 마다치 않았는가. 행정 경험이 풍부한 시장이 취임한 마당에 천혜의 고장 우리 당진을 일신할 한가지 정책을 제안한다.

당진에 들어서는 순간 꽃의 향기에 취하는 환경을 연출해 보자. 인근 태안이 그렇다. 전남의 함평이 나비로 도시의 이름을 바꾸고, 울산이 왜 태화강 살리기를 내세우는지 벤치마킹해보자. 전국 유일의 방조제를, 광활한 합덕·우강평야를, 솔뫼 등 성지를, 면천읍성을, 필경사를, 남이흥장군 사당을 찾는 탐방객들에게 입에서 탄성이 나올 만큼 꽃(밀원)을 심자!

전국에서 이동 양봉인들이 몰려들고, 유채꽃 마라톤 대회를 부활하는 등 스포츠와 연계하고, 앞으로 개통되는 전철시대를 맞이하여 관광객을 맞이하는 시민운동을 펼쳐보자. 광활한 천변에, 집 집마다, 빈터마다 꽃을 심는 일이 제일 돈이 덜 들고, 손쉽고,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이다. 

한반도 옆 중국엔 13억 인구가 환경오염 속에 살아가고 있다. 제주도만이 아니다. 꽃의 천국, 벌들의 천국 당진을 찾게 만들자. 원래 당진은 중국을 드나드는 길목이었잖는가. 대한민국 최고의 꿀을 수출하는 날도, 환경이 오염된 도시가 아니라 환경을 되살린 도시로, 시장이 그런 신천지로 만든 역사 인물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당진시민의 역량은 이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대호지 정미지역의 잘 가꾸어진 가로수가 그 가능성을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고 온수를 활용한 온실 산업이 시작하는 마당에 시장의 의지만 있다면 가속화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럴 뿐만 아니라 당진 농촌의 신 활력 사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꽃(밀원)을 통해서 활력을 찾아보자.
농업은 생명 산업이고 양봉산업은 그 척도이다. 21세기 환경을 살리면서 지역이 활력을 되찾은 도시로 세계의 역사에 기록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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