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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읍면소식
  • 입력 2022.10.28 23:23
  • 수정 2022.11.08 09:12
  • 호수 1428

[우리마을 이야기 마지막편] 송산면 삼월리
송산면민 지켜주는 500년 된 회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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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끓여 만든 소금 ‘화염’ 생산하기도
적의 침입 전달하던 봉화산 봉화대

<편집자주>
당진시에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없어진 마을이나 없어질 위기에 처한 마을, 또한 자연마을 중에서도 농촌 고령화로 인해 전통의 맥이 끊길 상황에 놓여 있는 마을이 있다. 본지에서는 마을의 전설과 옛 지명, 보호수를 비롯한 자연환경, 열녀문·효자비 등 다양한 마을의 이야기와 마을이 가진 자원을 발굴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는 마을의 이야기를 담아낼 계획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해당 기사는 유튜브 ‘당진방송’ 채널을 통해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드론으로 촬영한 송산면 삼월리

“삼월리 회화나무는 송산면민들에게 무척 의미 있는 나무에요. 이 나무가 송산지역과 주민들을 지켜준다고 생각하죠.”

송산면 삼월리에는 500년 넘은 회화나무가 위치해 있다. 사람이 양팔을 벌려 나무 둘레를 둘러싸도 몇 명이 필요할 정도로 굵고 큰 회화나무는 사방으로 가지가 뻗어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 지난 2009년 10월 송산면 삼월리 청장년회가 마을 번영과 주민 화합을 위한 제2회 한가위콩쿨대회를 진행했다.

3개리가 합해진 마을 

송산면 삼월리(三月里)는 본래 면천군 감천면 지역으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창택리, 삼화리, 월윤리 등 3개 마을이 합해져 만들어졌다. 주민들에 따르면 삼월리는 현재 3개의 반으로 구성돼 있지만 이전에는 벌고개, 쪽쪽골, 강당고개 등의 다양한 자연부락이 존재했다. 김재산 이장은 “창택리와 삼화리 경계에 강당고개가 있었다”며 “강당고개는 과거 선비들이 학문을 배우고 정보를 공유했던 곳이었다”고 설명했다.  

▲ 지난 2004년 1월 5일 송산면 삼월리 경로당 준공식이 열렸다.

현재 삼월리에는 220여 가구, 450여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김재산 이장에 따르면 삼월리는 송산면 내 다른 마을보다 비교적 주민 수가 많은 편이다. 김근목 노인회장은 “삼월리는 효자문이 2개나 자리해 있을 정도로 효자를 많이 배출한 마을”이라며 “다들 우리마을을 ‘효자마을’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더불어 주민들은 삼월리를 화합이 잘되는 마을이라고 평했다. 김재완 총무와 이영열 1반장은 “환경정화활동이나 도로변 제초작업 등을 진행하는 날에는 주민들이 많이 모인다”며 “적극적인 주민 참여로 우리마을 사랑운동 최우수상을 수상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쌀보다 귀했던 소금

삼월리에는 과거 바닷물을 끓여 만든 소금인 화염소금을 생산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화염소금(전오염·자염)은 바닷물을 갯벌에서 증발시켜 농축시킨 염도 높은 함수를 모아 가마솥에서 수십시간 정도 끓여 만드는 소금이다. 화염소금은 입자가 곱고 짠맛이 적으며 미네랄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김근목 노인회장은 “부모님이 화염소금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 기억이 생생하다”며 “현재는 기억으로만 남아있을 뿐 화염소금을 만드는 곳은 모두 없어졌다”고 말했다. 주민 김철묵 씨는 “당시에는 소금이 쌀보다 귀했다”면서 “옛날에는 나무가 없어서 소금을 가마솥에 넣고 끓일 때 청솔가지를 뗄감으로 사용했다”고 회상했다.  

▲ 지난 6월 회화나무와 함께하는 송산 안녕기원제가 송산면 삼월리 회화나무 일원에서 열렸다.

자손 번영 위해 심은 나무

삼월리 마을회관에서 차를 타고 2분 정도 가면 회화나무를 만날 수 있다. 회화나무는 중국에서 높은 관리의 무덤이나 선비의 집에 심던 나무다. 또한 벼슬에 오르거나 승진할 때 회화나무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삼월리 회화나무는 지난 1982년 천연기념물 제317호로 지정됐다. 5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이 회화나무는 조선시대 중종 때 좌의정을 지낸 이행이 삼월리에 내려와 집을 짓고 자손의 번영을 기원하기 위해 심었다는 이야기가 내려오고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덕수이씨 연헌공파인 이행은 문장이 뛰어나고 글과 그림에도 두각을 나타냈으며, 학자수(學者樹)인 회화나무의 기상을 본받고 후손에게 물려주고자 집 앞에 회화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김재산 이장은 “삼월리 주민을 비롯한 송산면민 모두는 이 회화나무가 우리의 안녕을 지켜주는 나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6월에는 송산면민의 안전과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회화나무와 함께하는 송산 안녕기원제’가 송산면 삼월리 회화나무 일원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안녕기원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면민들을 위로하고 당진시 최초의 천연기념물인 삼월리 회화나무의 역사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진행됐다. 

▲ 지난 27일 드론으로 촬영한 봉화산

송산의 명산 ‘봉화산’

한편 송산면의 대표산인 봉화산은 행정구역상 삼월리에 자리해 있다. 창택산·창덕산·명해산이라고도 불리는 봉화산 정상에는 봉화(수)대가 있어 조선시대 때 서해안에서 일어나는 적의 침입을 중앙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김재산 이장은 “봉화대에 불을 붙이면 평택 포승읍에 이어 서울(당시 한양)까지 전달됐다고 들었다”며 “현재 봉화대는 과거 봉화대가 훼손돼 새로 지은 것이라 이전 봉화대의 모습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봉화산은 예부터 지역민들의 학창시절을 함께한 대표적인 소풍장소였다. 지금은 주민들의 산책코스로 활용되고 있다. 이영열 1반장은 “봉화산 등산로는 대략 2km정도 된다”며 “97m의 높이로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오를 수 있는 산”이라고 전했다. 

한편 연말연시가 되면 송산면 주민들은 봉화산 봉화대에 불을 밝히고 주민 화합과 새해 소망을 기원하는 해맞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글 김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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