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성모병원의 수청동 이전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건축 자재비 인상에 금리까지 연일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이전 추진이 당초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인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청1지구로 이전 추진
당진성모병원을 운영하는 천주교 대전교구는 당진시와 지난 2020년 협약을 체결하고 병원 이전을 추진해왔다. 당진지역의 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는 인구 유출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만큼, 당진성모병원 이전이 열악한 의료 문제를 일부라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현재 당진성모병원에서는 5개 진료과목이 운영되고 있지만, 도시개발사업을 진행 중인 수청1지구로 새롭게 이전할 경우 9개(△내과 △정형외과 △외과 △신경외과 △신경과 △영상의학과 △소아과 △가정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로 진료과목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또한 현재 52개 병상에서 200병상 규모로 확대하고, 어린이전문치료센터, 건강검진센터, 호스피스 전문병원을 운영키로 했다.
천주교 내부에서 막대한 비용 등 우려
하지만 천주교 내부적으로 사업 추진을 재검토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계획에 따르면 수청동에 신축될 당진성모병원은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로 병원 부지가 9528㎡(약 2882평)에 이른다. 때문에 토지 매입부터 병원 건축까지 소요되는 예산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최근 건축비 인상 및 고금리 추세에 천주교 측이 느끼는 부담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병원 신축을 완료한다 하더라도 200병상 규모로 9개 진료과목을 운영해야 하는 등 운영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소아과를 포함한 어린이전문치료센터의 경우 의료 인력을 지역에서 충원하기 어려워 외부 인력 수급해야 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내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천주교 관계자는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병원을 신축 이전하는 것에 대해 교계 내부적으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어린이전문치료센터의 경우 필요성은 깊이 공감하고 있으나, 의료 인력 확보 등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병원 이전 추진의 가부를 원점에서 논의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고민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당진성모병원 측의 공식적인 입장을 듣고자 원장신부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당진시 “차질 없는 이전 추진”
한편 당진성모병원 문제에 이어 공공의료원 설립까지 쉽지 않은 상태에 놓이면서 당진지역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당진시보건소 감염병관리과에서는 “당진성모병원 현 부지에 대한 토지보상이 추진되고 있다”며 “병원 이전 계획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는 아직까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건축비 상승과 소아과 인력 확보에 대한 우려와 천주교 측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면서 “당진시에서는 인허가 절차 및 토지보상 등 당진성모병원 이전 관련 행정적 절차가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