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끊긴 늦은 시간, 식당들도 문을 닫아 어두운 거리에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곳이 있다. 읍내동 구터미널 로타리 인근에 위치한 ‘튼튼약국(약사 이상오)’이다. 

이곳은 낮 시간에 운영했다가 잠시 문을 닫고 휴식을 취한 뒤, 고요한 어둠이 내린 밤 10시가 되면 다시 문을 연다. 그렇게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혹시 모를 다급한 시민들을 기다린다. 

며칠 전에는 한 남성이 늦은 밤 약국을 찾아왔다. 그는 아내가 음식을 잘못 먹어 복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구토와 설사를 반복하는 아내를 위해 늦은 시간 약국을 찾아 헤매다가 이곳을 발견했단다. 약을 타가고 난 뒤, 며칠 후 손님은 다시 튼튼약국을 찾았다. 그 시각에 문을 연 약국이 없어 애를 태웠는데, 튼튼약국 덕분에 약 먹고 아픈 것이 나았다면서 이상오 약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돌아갔다. 

또한 3교대 근무자가 많은 당진지역 특성상 늦은 시간에 일을 마치는 교대 근무자들이 튼튼약국을 찾기도 한다. 이렇게 한밤중에 약국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다급한 사람들이다. 응급실을 갈 정도로 증상이 심하지 않지만 통증 등 아픔을 느끼는 이들에게 튼튼약국은 큰 힘이 된다. 

정부 지원 통해 심야약국 제도 운영 

의료 환경이 좋지 않은 지역에서는 이렇게 심야에 운영하는 약국 한 두 곳은 꼭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약국은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약사회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심야약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심야약국은 심야시간이나 휴일 등 의료 서비스가 취약한 시간대에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보건 의료서비스다. 심야약국에서 약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환자의 증상과 약 복용에 대한 상담도 가능하다. 실제로 늦은 밤 갑자기 열이 나는 아이에게 해열제를 먹여도 되는지, 혹은 예상치 못한 알러지 반응 등 몸의 증세를 치유하기 위해 집에 있는 약을 먹어도 되는지 묻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튼튼약국은 지난 7월부터 당진지역 심야약국으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주말과 공휴일을 포함해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오후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문을 열었다. 이상오 약사는 심야약국을 운영하는 동안 단 한 번도 이 시간대에 약국을 비운 적이 없다. 시민들에게는 꼭 필요하고 든든한 약국이지만 이상오 약사는 단 하루도 제대로 쉰 적이 없어 개인적으로는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늦은 시간에 다급하게 약국을 찾는 사람들에게 심야약국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 알기에 그는 “오는 12월 시범운영 기간이 끝나더라도 지속적으로 정부 또는 지자체의 지원을 통해 심야약국 운영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심야약국 운영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의 지원이 끊기면 운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심야약국 몰라 안타까워”

한편 5개월째 심야약국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시민이 심야약국을 모르고 있어 안타까워했다. 이상오 약사는 “튼튼약국 일대는 저녁 시간이면 유동 인구가 적기 때문에 사람들이 심야약국을 몰라 아파도 약국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게 힘들기도 하고 부담도 크지만 이 사업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해요. 시범운영이 끝나더라도 안정적인 지원 체계가 마련돼 심야약국 사업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문의: 352-4681
■주소: 당진시 당진중앙2로 113
■운영시간: 심야(주말‧공휴일 예외 없이 밤 10시 ~ 새벽 1시), 평일(오전 8시30분~오후 6시), 토요일(오전 8시30분~오후 1시), 일요일(오전 11시~오후 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