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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
  • 입력 2022.12.02 19:11
  • 호수 1433

[미담] 공공근로 일하며 받은 월급 조손가정 위해 기탁한 어르신들
“우리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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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월급 27만 원 중 1만 원씩 모아
와와재능나눔봉사단 후원 더해서
조손가정 청소년에게 100만 원 기부

▲ 공공근로를 하며 받은 월급을 모아 당진시에 기부한 최병국(윗줄 맨 왼쪽 1번째), 김남일(윗줄 맨 오른쪽 끝에서 3번째), 이창재(윗줄 맨 오른쪽 끝에서 2번째) 어르신과, 강정자, 윤실자, 이혜숙, 최경자, 강경순 어르신(아랫줄 순서대로)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 기분이 좋아요.”
어르신들이 마을 길거리를 청소하며 받는 한 달 급여는 27만 원. 그중 9명의 어르신들이 매달 1만 원씩 모아 마련한 100만 원을 당진시에 기탁해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당진시니어클럽의 공익형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월요일과 금요일, 하루 3시간동안 마을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다. 10명의 어르신들은 한 조를 이뤄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간 일한다.

그렇게 해서 받은 한 달 급여는 27만 원이다. 70~80대 어르신들에게는 이렇게 받는 급여가 생활비에 보탬이 된다. 최병국 반장은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스스로 일하면서 얻는 돈으로 생활한다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런 어르신들의 기부 프로젝트는 최병국 반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지난 2017년 와와재능나눔봉사단을 만들어 요양원, 경로당, 병원 등을 다니며 노인들에게 노래 봉사를 해왔던 그는 조원들과 함께 노인도 스스로 일하고 있고, 남을 도울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최 반장은 조원들에게 한 달 급여 중 1만 원을 매달 모아 100만 원을 기부해보자고 제안했고, 9명의 조원이 흔쾌히 참여했다. 최 반장은 “생활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단 1만 원도 큰 돈”이라며 “어렵게 생활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선뜻 기부에 참여하겠다고 해서 놀라웠다”고 말했다.

조원들이 낸 기부금 관리를 위해 총무도 따로 두었다. 돈 내는 날이 되면 총무 강경순 어르신이 돈을 걷기도 전에 조원들은 먼저 기부금을 주머니에서 꺼내들고 기다리고 있을 정도다. 10개월의 활동 끝에 84만 원이 돈이 모였다.

84만 원은 도중에 방한경 어르신이 병원에 입원하면서 중간에 근로를 그만하게 되면서, 8명의 어르신이 10개월간 모은 80만 원에 방 어르신이 병원 입원 전까지 내었던 4만 원이 더해진 금액이다. 최 반장은 “방 씨는 끝까지 우리들과 함께하지 못해 미안해했다”며 “오히려 병원 입원 중인 상태에서 16만 원이 부족하다고 하니 그 금액을 본인이 내겠다고 할 정도로 기부에 의지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하루 3시간동안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우며 청소를 한다.

처음 목표금액은 100만 원이었다. 부족한 16만 원에 대해 고민하던 찰나 어르신들의 활동을 전해들은 와와재능나눔봉사단 단원인 정복진 씨가 감동하며 6만 원을 개인 후원했다. 또한 와와재능나눔봉사단이 회비 10만 원을 후원해 목표금액 100만 원을 달성했다. 최 단장은 “아무런 반대 없이 후원을 결정해준 단원들에게 고마웠다”고 전했다. 

어르신들은 어렵게 모은 100만 원을 지난달 25일 당진시 여성가족과에 전달했다. 조손가정을 위해 사용됐으면 좋겠다는 어르신들의 뜻에 따라 당진시는 조손가정의 중‧고등학생 5명에게 각 20만 원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무 강경순 어르신은 “반장의 제안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남을 돕는다는 생각이 너무 훌륭했다”고 말했다. 김남일 어르신은 “좋은 일 하자는 말에 나도 모르게 ‘좋다’고 동의했다”며 “우리들이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너무 좋았고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최 반장은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는 더욱 많은 노인들이 함께 참여했으면 좋겠다”면서 “우리처럼 노인일자리를 하는 노인들을 더 많이 모아서 500만 원을 기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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