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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 입력 2023.01.09 11:06
  • 호수 1438

출향작가 인정희 시인 수상 소식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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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별문학상 및 UN NGO 문학대상 등

당진 출향 시인인 인정희 시인이 지난해 연이어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인 시인은 윤동주별문학상과 UN NGO 문학대상을 비롯해 파리에꼴드어워드 시화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윤동주 별 문학상은 8월 15일 광복절을 기념해 문학신문사와 윤동주문학상위원회가 주관해 열리며, UN NGO 문학대상은 문학신문사와 선데이코리아가 수여했다.
윤 시인은 면천면 죽동리 출신으로, 죽동초와 호서중, 호서고를 졸업했다. 

어렸을 때부터 글을 좋아해 가까이하던 그였지만, 시인을 꿈꾼 것은 아니었다. 어느 날 눈 건강이 나빠져 두 차례 수술하며 회사를 쉬어야만 했다. 그때 마음 깊은 곳에 넣어만 뒀던 시를 향한 꽃이 피기 시작했다. 그길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 문학 세계를 탐구했고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난 2019년 12월 샘터문학을 통해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늦은 나이로 등단했지만 지난 20년 전부터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이 빛을 발하며 수상까지 이어지게 됐다.

독창적이고 주제 의식이 잘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아 우수한 성과를 거둔 인정희 시인은 지난해 <쉽게 내린 비>를 선보였다. ‘쉽게 내린 비’는 지난해 봄, 경북 울진에서 일어난 산불을 보고 느낀 바를 표현한 시다. 타들어 가는 자연과 사람들이 일궈 놓은 삶터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그러다 비가 오면서 불이 꺼진 모습을 보며 그때의 마음을 고스란히 시로 담아냈다. 

그는 “시에는 울진 화재에 대한 내용도 담겼지만 내 상황도 들어가 있다”며 “눈 아픈 것이 마치 불이 난 것처럼 느껴졌는데 공부를 하고 배움을 익히니 순간 불이 꺼지는 듯 아팠던 것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고초를 겪으며 공부하며 쓴 시가 수상하게 돼 의미가 깊다”며 “올해도 열심히 공부하고 시를 쓰며 여러 문학상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쉽게 내린 비>

강원도 울진에 번진 붉은 화마
산천초목은 화르르화르르
남의 집에
밥 하러가는 서글픈 여인
하늘에서 내린 소리 들어

아들이 보내준
새 교과서를 받아들고
번개치듯이 스쳐가는 머리의
통증을 새벽달에 씻기운다

방송강의 들으며
소리로 전달되는 지혜의 문을 열어
흰자 위로 이방인으로 찾아든 통증
수술칼이 다녀간 흔적 지우려
깜박인다

하얀 노트에 흐르듯이 걸어가는
활자를 세워놓고
고막을 점령한 통증을 일으켜 세우는
오랜시간의 청취
온전한 등불 걸어둔 전봇대가 젖어든다

산천초목은 화르르화르르
남의 집에
밥 하러가는 서글픈 여 인
창 밖에 새순시 새 시대를 여는
빗방울 마른 초목을 적시며
쉽게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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