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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3.01.20 21:57
  • 호수 1440

[기고] 오동원 당진시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장
학교급식 김치 한 조각에 담긴 학생의 기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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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아침이면 우리 어머니들의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가 우리 애들 도시락 반찬으로 무엇을 싸주어야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이제는 학교마다 급식을 해주어서 어머니들의 고민이 조금은 줄어든거 같다.

요즘 우리집 아내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온 아들에게 잘 다녀왔는지 다음으로 “오늘 학교급식에 뭐 나왔어? 맛있게 먹었어?”라고 묻는 것이 일상이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 생활에서 급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볼 수 있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지난 몇 주간 당진시 학부모들에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최고의 화제는 학교급식의 김치였다. 김치는 우리 선조때 부터 지금까지 밥상에 기본으로 오르는 반찬이다. 학교급식에서도 기본 반찬 중의 하나로 알고 있다. 2022년도에는 지역 내 업체 2곳, 지역 외 업체 2곳 중에서 학교에서 선택해 김치를 주문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것을 2023년도부터는 지역 내 업체 2곳, 지역 외 업체 1곳을 지정해 권역별 3곳을 지정했다. 또한 3개 업체를 4개월씩 돌아가며, 학교급식센터에서 지정을 해줄테니 품질, 가격, 맛, 위생상태를 묻지도 말고 그냥 먹으라는 의견을 제시하면서부터 논란이 일었다.

2022년 12월 28일 수요일 15시 당진시공공급식지원센터 회의실에서 운영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 참석차 회의실 문을 열었는데 20여 명의 학부모분들이 계셔서 속으로 깜짝 놀랐다. 이렇게 본인들의 생업을 뒤로 하고 발언권도 없이, 참관인으로라도 참석해서 잘못된 결정을 제고해달라는 학부모님들의 열의에 나는 많은 반성을 했다. 농식품유통과장님이 위원장으로 계신 운영위원회에서 김치 안건을 진행하는 동안, 위원장님과 행정에서는 의견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지속했다.

나는 위원회에서 발언 중 “성인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무조건 이것을 먹으라는 강행을 학생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반대를 못한다는 이유로, 강제하려는 이런 몰상식을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냐”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을 해보아도 화가 난다. “내 아이에게 선택을 해서 먹여라”가 아니라, “기본권을 무시한 채 무조건 이것을 꼭 먹어라”라고 누가 할 수 있단 말인가.

지역의 농수산물을 쓰자는 것에 동의를 안하는 학부모들은 없다고 생각한다. 지역의 쌀, 배추, 무, 오이, 호박, 사과 등등 단일 품목은 무조건 지역에서 나온 것을 쓰라고 한대도 내 입장에서는 찬성을 할 것이고, 많은 학부모님들도 동의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김치는 여러 가지가 들어가 있는 종합식품이자 그 자체로 완성된 식품이다.

이것을 더 씻거나 어떤 조리를 해서 안전하고 위생적인 식품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중요하고 민감하게 학부모들이 민감하게 생각을 하는 것이다. 2023년 1월 12일 목요일에 진행된 운영위원회에서 행정은 한발 물러나 김치를 학교에서 선택을 하도록 의견을 진행했다.

올바른 결정을 해준 행정에 감사드리며, 더불어 아이들이 걱정되어 뛰어온 학부모님들과 영양교사님들을 대하는 부적절 했던 행정의 태도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겸하면 좋을 것 같다. 
학교급식센터 운영위원으로 활동해 보니, 아이들 식판 위에 올라가는 것 하나 쉽지 않은 것을 보았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김치 한 조각까지 학생들의 기본권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해 주시는 학부모님들과 영양교사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투표권도 없고 발언권도 없는 우리 아이들, 학교급식이라는 커다란 규모의 경제로 인해 거대 수요처로만 보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아이들의 안전한 먹거리 기본권에 대해서 어른들은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학교급식센터 또한 운영위원회 구성에 우리 아이들의 의견을 대변해줄 학부모님 참여를 대폭 강화하여야 한다. 현재는 학부모 대표가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장 자격으로 있는 나 혼자다.
새해가 밝았고, 당진시는 새로운 시장님을 맞아 새롭게 출발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나는 당진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신뢰하고 믿음이 가는 당진시 행정의 품격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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