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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장덕기 당진환경운동연합-겉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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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시론
장덕기
·당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겉과 속이 일치하는 양심적인 유권자

뜻대로 안되는 것이 세상 일이다. 지나친 기대는 실망을 낳는다. 연초부터 부실 정치인을 몰아내자는 국민의 소리가 거세게 일기 시작했다. 시민단체가 모여 총선연대가 구성되고 공천 부적격자 명단이 발표되자 그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부패하거나 무능하거나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부적격 정치인을 추방하자는 시민운동단체들의 단결된 외침은 국민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고, 언론 특히 방송매체의 관심으로 크게 성공하는 듯했다. 대통령은 총선연대의 주장을 옹호했고 야당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실정법을 어길 것을 부추긴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여야 막론하고 공천결과는 너무 실망적이었다. 여당은 대통령의 의지를 의심할 정도로 오직 당선 가능성과 충성도를 기준으로 공천을 했다. 자민련은 총선연대의 주장을 아예 무시해 버렸다. 한나라당은 총선연대의 뜻을 일부 수용했으나 총재의 대선구도에 걸림돌을 제거하는 치밀하고 계획적인 공천이라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은 급기야 갈라지고 언론의 관심은 총선연대의 낙천운동에서 한나라당 분열과 민국당 창당으로 옮겨갔다.
이제 공식적으로 16대 총선의 막이 올랐다. 총선연대의 주장이 아니라도 부적격 정치인이 물러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들은 대부분 버젓이 공천을 받았거나 당을 옮겨 공천을 받거나 당을 새로 만들어서라도 출마하고 있다. 부적격자로 주목을 받은 정치인 중에서 국민의 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는 눈을 씻고 찾아도 보기 어려우며 대부분 불출마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예상했던 대로 정치인에 대한 심판은 다시 유권자 몫으로 돌아왔다. 15대 총선에서도 부패무능·지역감정 조장 정치인들을 몰아내자는 국민의 소리는 비등했으나 성공하지 못했고 오히려 늘어난 실정이다. 그들은 유권자를 가볍게 여길 것이다. 총선연대의 주장에 아무리 공감하더라도 유권자는 결국 그들을 다시 선택할 것으로 믿을 것이다.
부적격 정치인이 이번 총선에서도 다시 살아남을 것이라는 불길한 징조가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기대와는 달리 바람직하지 못한 양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지역구조를 보라. 정당집회마다 수천명이 모이고 5,000원짜리 식권을 얻으려고 장사진을 이루고 아우성을 친다. 자존심은 털끝만치도 없어 보인다. 유권자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품위도 내팽개쳐 부끄러운 모습이다. 선거브로커들이 판을 치고 어느 지역에서는 그들의 등쌀에 못이겨 공천을 반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는 극히 일부라고 믿고 싶다. 지금까지는 부실한 정치인을 몰아내는데 실패했으나 이번은 다르리라 생각한다. 비리 정치인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유권자는 진짜 달라져야 한다. 몸은 21세기에 살면서 19세기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전 세계가 하나로 묶이는데 같은 민족끼리 지역을 가르는 것이 얼마나 고리타분한 짓인가. 또 정치인의 비리를 개탄하면서도 투표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위선적 태도를 버리고 겉과 속을 일치시키는 양심적인 유권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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