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오지 - 이문재

1999-12-13     당진시대

마음의 오지

탱탱한 종소리 따라나가던
여린 종소리 되돌아와
종 아래 항아리로 들어간다
저 옅은 고임이 있어
다음날 종소리 눈뜨리라
종 밑에 묻힌 저 독도 큰 종
종소리 그래서 그윽할 터
그림자 길어져 지구 너머로 떨어지다가
일순 어둠이 된다
초승달 아래 나 혼자 남아
내 안을 들여다보는데
마음 밖으로 나간 마음들
돌아오지 않는다
내 안의 또다른 나였던 마음들
아침은 멀리 있고

나는 내가 그립다


이문재 시집 '마음의 오지' 中에서

- 시 소개해주는 남자: 정봉식(호서고 교사, 본지 편집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