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평곤 당진읍 읍내리
"전쟁의 한가운데에 계셨던 아버지"

2001-08-06     당진시대

아버지 품에서 보낸 나의 짧은 유년

내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다.
내 나이 세살되던 해에 돌아가신 아버지는 몇 가지 다른 자료 속에 남아 계시다.
그 자료 중 하나가 이 사진들이다.
단기 4287년(1954년) ‘송악민병대’사진으로 아버지가 역사속에 서 계셨던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
52년도에 창설된 송악민병대는 6·25전쟁에서 지역방어를 위해 만들어진 비정규군이었다. 사진은 전쟁 끝무렵의 민병대 모습이다.
나이 20대에서 40미만의 젊은 남자들이 여기에 참가한 것으로 알고있다.
뒤로 세째줄 가운데 두드러지게 큰 분이 아버지시다.

아래는 일가들의 사진이다.
아버지는 구레나룻에 육척장사라고 불리셨다는데 유난히 당신을 많이 닮은 나를 유독 이뻐하셨다 한다.
사진속에서 아버지의 팔에 안긴 갓난아이가 바로 나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문득 외로워지기도 하지만 그 분의 팔에 안긴 이 사진 덕분에 그리움과 든든함을 함께 지닐 수 있었다.
어느덧 나는 아버지의 나이를 넘겼다.
최평곤 / 당진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