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에서 활동하던 유진범 변호사가 당진 읍내동에 새롭게 터를 잡았다.지난 10년 동안 법무법인 한밭, 법무법인 서산에서 경험을 쌓아온 유 변호사는 행정·민사·형사 등 다양한 사건을 맡아 재판에 참여했다. 변호사로서 더욱 큰 꿈을 펼치기 위해 당진에 왔다는 그에게 당진은 무척 친근한 곳이다. 서산에서 일했을 당시 당진 관련 사건을 다수 맡았기 때문이다.“당진은 변호사들에게 ‘개척되지 않은 도시’와 같아요. 시로 승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역으로 도시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기 때문에 지역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
새빨간 불덩이가 대장장이의 담금질에 모양을 잡아 간다. 뜨거운 불 속에 철을 달궜다가 망치로 두들기는 담금질을 수차례 반복하면 더 굳고 단단한 농기구가 만들어진다. 40℃에 육박하는 더위까지 집어삼킬 듯 2500℃가 넘는 가마 앞에서 철과 씨름하기를 한참. 쇳덩어리에 불과했던 철은 대장장이의 손길을 통해 유용한 농기구로 거듭났다.아버지에 아버지, 또 그 아버지에 아버지가 운영해오며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당진대장간 손창식 씨가 야장((冶匠: 대장장) 기술을 인정받으며 지난 7월 충청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그는 “대장간 일은
최은재(신평면 매산리·52) 씨가 해양수산부를 나와 대하 양식장을 운영한지 어느덧 17년이 지났다. ‘중앙부처 공무원’이라는 명함을 내려놓고 30대 초반에 고향으로 내려와 꿈에 그리던 양식업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단다. 초창기엔 기술이 부족해 여러 번 빈 그물을 걷어내야만 했던 때도 있었지만, 구슬땀 흘리며 양식장에서 보낸 시간은 결코 그를 외면하지 않았다.들판 한가운데에 ‘숨겨진 보물’신평면 매산리. 해가 질 저녁 무렵 최은재 씨가 운영하는 진흥수산을 찾아가다 보면 붉게 노을지는 아름다운 풍
“엄마, 아빠는 어디에 있어요?” “엄마, 왜 울어요?”고사리 같은 손으로 촉촉한 엄마의 눈가를 훔치는 5살배기 수연이. 수연이는 아빠의 죽음조차 모르고 있다. 아빠가 보고 싶다며 찾a는 수연이에게 엄마 원티다이(베트남 출신·25) 씨는 아이에게 해줄 말이 없다. 그는 “남편이 보고 싶다”면서 “수연이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너무 막막하다”고 힘겹게 말했다.스무 살에 시집온 ‘어린 신부’순성면 봉소리에 살고 있는 원티다이 씨와 수연이는 지난 달 남편을 떠나보냈다. 남편은 재발한 구강암으로 지난 3월부터 4개월 간 병원에서
따스한 봄이 찾아올 때면 친구들과 함께 뒷동산에 오르곤 했다. 연분홍 흐드러진 진달래꽃 사이에 앉아 포대에 꽃잎을 하나씩 담아내다 보면 어느새 포대가 진달래 꽃으로 가득찼다. 이 꽃은 곧 두견주가 됐다. 두견주가 빚어질 때면 누룩향과 진달래향이 한데 어우러져 집안을 가득 메우곤 했다.8가족이 두견주 명맥 이어두견주는 국가문화재지정 전통 민속주로 중요무형문화제 제86-2호로 지정됐다. 당진의 대표적인 명주(名酒)인 두견주는 1986년 11월 문화재청에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생산을 시작했으나 2001년 기능보유자였던 박승규 씨가 사
원도심 구 군청사 옆 작은 의상실인 ‘영의상실’에는 40년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앳된 중학생 소녀가 시작한 바느질이 이젠 한평생 그의 직업이 됐다. 그의 나이도 어느덧 60세다. 시간이 흐른 만큼 의상실의 수는 줄었고 영의상실이 자리한 원도심 골목은 한산하기만 하다. 그래도 영의상실은 여전히 이곳에 있다. 어제도 그리고 오늘, 또 내일 역시 바느질로 옷을 만들어 누군가에게 행복을 선물해 줄 것이다. "마음에 들 때까지”영의상실은 40년이 된 맞춤전문의상실이다. 여성복을 주로 하지만 기성복 수선도 함께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퉁퉁 부어 멍든 눈가에 노란 금메달이 반짝인다. 자기 자신과 싸우며 링 위에서 보낸 고된 시간이 사진 한 장에 녹아 들었다.2016 대한복싱협회장배 전국복싱대회 2라운드 TKO승. 제66회 전국 중·고·대 복싱선수권 대회 플라이급 우승(3라운드 판정승). 올해 굵직한 복싱 대회에서 활약한 이찬(20) 선수는 당진 토박이다. 당진에서 나고 자랐고, 운동을 배웠다. 지금은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과에 재학 중이다. 아직 앳된 대학 새내기지만 복싱계에선 주목받는 선수다.꿈 많은 청년 이찬 선수에게 복싱은 삶, 그 자체다.
불안한 눈빛의 어린 아이. 유일하게 의지했던 이모조차 벚나무에 목을 매 자살한 모습을 지켜보던 아이. 영화 ‘아가씨’에서 이모부로부터 학대받으며 자라온 히데코(김민희 분)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아역배우 조은형 양은 기지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당진 사람’이다.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시나리오와 파격적인 장면을 그려낸 박찬욱 감독의 연출로 영화 ‘아가씨’는 최근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물론 배우 김민희의 스캔들도 일조했지만). 극중에서 김민희의 아역을 맡은 조은형 양은 하정우·김민희·김해숙 등 굵직한 배우들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아내가 입장한다. 그녀가 양 볼을 분홍빛으로 붉히며 배시시 웃자 그는 그녀의 손을 꼭 마주 잡았다. 수천 명의 하객이 축하의 박수를 던지는 가운데 평생 사랑하겠노라고 서약을 맺었다.남편은 장애로, 아내는 외국이주여성이라는 이유로 결혼이라는 벽에 항상 부딪혔다. 그렇게 돌고 돌았다. 인연이었는지 남편 황규찬 씨와 아내 응오티 푸엉 씨는 결국 백년가약을 맺었다. 장애인합동결혼식서 식 올려황규찬 씨와 응오티 프엉 씨가 지난 5월 31일 충남도에서 주최한 장애인합동결혼식에서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의 연을
마을 어르신들의 아프다는 전화 한 통이면 자다가도 어르신을 찾아간다. 진료시간이 지났지만 부모라고 여기고 그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려 한다. 때로는 엄마 같이, 때로는 딸 같이 어르신들과 함께 살아가는 그는 정희숙 백석보건진료소장이다.그는 지난 1일자로 본당보건진료소를 떠나 백석보건진료소장으로 부임했다. 어디에서건 그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교통이 발달해 몸이 아프면 갈 수 있는 병원은 많지만 어르신들에게는 가까이에서 찾으면 바로 달려와 줄 수 있는 정 소장이 최고다.23년 간의 인연부산에서 나고 자란 정 소장
“조금 이따가 당진에서 플루트가 와요. 어제 전화가 왔어요. 플루트를 고쳐달라고 하는데 당진 사람이더라고요. 여기 채운동도 있고 여기 송악읍 반촌리에서 온 것도 있네요.”그는 한쪽에서 택배 송장을 주섬주섬 꺼냈다. 옆에는 서울, 부산, 제주도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그의 손길을 기다리는 송장이 쌓여있다. 하지만 당진에서 온 주소지만큼은 옆에 따로 모아둔다.신광악기 대표 지병옥 씨(77) 씨는 종로구 낙원상가의 터줏대감이다. 또 다른 말로는 국내 최초이자 최고인 플루트 수리 명장으로 불린다. 자타가 인정하는 플루트 장인
지난 2012년 본지 제906호 사랑을 나눠주세요 에 보도된 이화영 씨가 뇌전증 악화로 병원에 장기간 입원해 있다. 하지만 그는 웃음을 잃지 않고 오히려 많은 뇌전증 환장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여전히 우리 주변에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뇌전증(간질) 환자가 많다”며 “사람들이 뇌전증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고 또 뇌전증 환자들은 용기내 사회 밖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전했다.사회적 편견과 낙인뇌전증은 간질의 다른 말이다. 사회적인 편견과 낙인으로 인해 뇌전증이라는 용어로 변경됐다. 하
서울과 인천에는 많은 당진 출신 사람들이 살고 있다. 때문에 재경당진향우회나 재인당진시민회 등 출향인 단체가 오래전부터 활성화돼 있는 반면, 대전의 경우에는 충청권에 속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향인들의 활동이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과거 서울과 인천에 비해 대전으로 유학을 가거나 일자리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적었고, 대전-당진 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교통도 불편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대전에 살고 있는 출향인들 역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알게 모르게 대전에서도 공무원·교수·연구원·기업인 등 다양한 분
“대전에 살 때였어요. 결혼 후 첫 딸을 낳았죠. 아이를 위해 좋다는 건 다 해주려고 했는데…. 전부 내 탓인 것만 같아요. 단 한 번도 그 아이를 잊어본 적이 없어요.”합덕읍 운산리에 사는 김선영(가명) 씨는 지난 2005년 결혼했다. 첫 아이가 2006년 3월에 태어났다. 건조한 봄이었기 때문에 가습기가 필요했고, 큰시누이가 사용하던 가습기를 물려받았다. 시누이는 가습기를 전하면서 자신은 귀찮아서 잘 쓰지 않았다며, 사놓고 다 쓰지 못한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한 통 반을 함께 줬다.김 씨는 행여 갓 태어난 아기
성광호는 오늘도 푸른 바다로 힘차게 나아간다. 30년 전 당진 앞바다에서 만선의 꿈을 꾸던 성광호가 다시 물길을 가른다. 30년 전 만들어진 목선 성광호가 우동기(61·송산면 가곡리) 씨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새 옷을 입었다.우 씨는 오래된 목선을 수선하는 건 쉽게 볼 수 없는 일이라며 바쁜 일손을 재촉했다. 반평생을 함께 해 온 성광호가 45일간의 수리를 거쳐 다시 태어나는 날, 우 씨는 성광호와 함께 바다에서 산 지난날이 생각나 무척이나 감회가 새롭다.“내 보물1호 성광호”우 씨가 어렸을 때만 해도 당진엔 어부가 많았다. 우
대형 공사차량이 자주 지나다니는 면천면 성상사거리에 이른 아침부터 경찰차 한 대가 서있다. 대형차량의 잦은 과속과 신호위반으로 꽤 위험해 보이는 이곳에서 경찰차는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운전자들을 긴장하게 한다. 경찰차가 보이는 날엔 과속과 신호위반이 현저하게 줄어든다.새벽 6시부터 동네 어귀를 지키는 일이 쉽진 않지만 묵묵하게 사람들의 안전을 살피는 사람이 있다. 지난해 9월 임용된 새내기 경찰 조대희(26) 순경이다. 조 순경은 “이른 아침부터 농사일에 나선 어르신들이 길을 건널 때, 대형차량이 많이 다녀 위험하다는 생각이
“하나의 예술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읍내동 성모병원 앞에서 ‘홍타투’를 운영하고 있는 이혜진 씨(37·원당동)는 올해 12년차 타투이스트다. 남편 왕지헌(35) 씨를 만나기 전까지 자신이 몸에 그림을 새기는 일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혜진 씨 역시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문신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남자친구였던 남편의 취향도 처음엔 그리 달갑지 않았다.하지만 남편을 만나면서, 남편이 좋아하던 타투를 함께 한 뒤로 타투의 매력에 푹 빠졌다. 하루에 몇 시간 씩 그림만 그릴 정도였다. 피아노를
젊은 시절에는 한창 돈 버는 재미에 흠뻑 빠져 살았다. 주식 투자를 하면서 꽤 큰 수익을 냈고, 서울에서 ‘돈 좀 있다’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았다. 우아하고 고상한 말투, 예쁘장한 외모, 발 빠른 정보에 사람들은 그가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학교 어디 나왔어?”라는 물음에는 그저 웃어 넘겼다. 지난달 검정고시를 합격해 고등학교 학력을 인정받은 권신숙(75·송악읍 기지시리) 씨는 그동안 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살아가는 데 큰 불편함을 주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학교는 나오지 못했지만 남부러울 것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참되어라 바르거나 가르쳐 주신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심훈의 의 주인공 채영신은 일제 경찰에 의해 학교에서 쫓겨난 아이들이 뽕나무에 매달려 수업을 듣자 교실 창문을 활짝 열며 이렇게 말했다. “누구든지 학교에 오너라. 배워야 무슨 일이든지 한다.”이렇듯 스승은 누군가를 가르치고 올바르게 이끌어 주는 사람으로 어떤 한 사람에게는 잊지 못할 평생의 은인이 되기도 한다.당진중학교 백운자 수석교사도 누군가에게는 잊지 못할 스승이다. 한
매주 셋째 주 일요일, 이날은 김은옥 씨 가족 모두가 기다리는 날이다. 온 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을 가기 때문이다. 비록 한 달에 한 번뿐이지만, 매월 꾸준히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로는 슬쩍 빠져 여행이라도 갈 법하지만, 지난 7년 동안 가족봉사단에서 활동하면서 김은옥 씨 가족은 이날 만큼은 반드시 봉사하기 위해 노력한다.강원도 양양 출신인 김은옥 씨는 남편 남성호 씨의 직장 때문에 당진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그게 벌써 20년째다. 지금은 남편의 직장이 전북 익산으로 옮겨가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주말부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