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유흥가의 영업도 종료를 하고 동이 터올 때쯤 청소차가 지나가며 지난밤 쏟아냈던 배설물을 치운다. 그러고 나면 식품 배달차, 그리고 부지런한 서민들의 차가 지나간다. 청소를 하고, 문을 열고 물건을 배달하고…. 그렇게 도시를 돌아가게 하는 사람들이 뒤에서 바삐 움직이는 시간이다. 새벽 시간에 활동하는 사람들은 다시 화장한
늦은 오후부터 내린 겨울비가 새벽녘까지 도시를 적시고 있다. ‘털털털’ 쓰레기봉지를 끼운 김현동(64, 읍내리) 씨의 손수레가 조용한 새벽 거리를 울린다. 김씨는 빗물에 젖은 전단지며 음료수병을 집게로 집어 올린다. 어두운 거리를 뒹구는 작은 담배꽁초 하나도 놓치지 않는 솜씨에서 29년 환경미화원 연륜이 묻어난다.
“부모님 봉양, 남편의 내조, 아이들 뒷바라지에 몇 십 년의 세월을 뚝딱 흘려보내고 새로운 전환점으로 시작한 것이 한국화였어요. 주부들은 아이들이 장성해 자신들의 품을 떠날 때를 전환점으로 취미생활을 갖기 시작하잖아요.”
새벽같이 일어나 미국으로 유학간 아들을 위해 백일기도를 드리러 절에 갔다 돌아와 집안을 살핀 후 오후에는 서예를 하거나 문인화 등을 그린다. 꽃을 좋아하다보니 가끔은 꽃을 소재로 한 수를 놓기도 한다.이것은 과연 누구의 이야기일까? 언뜻 신사임당 같은 느낌을 받진 않았는지. 문인화 연구회 차재준 부회장의 하루 일과이다. 현대판 신사임당 같다는 이야기에 수줍
고목 옆으로 새순이 돋았다. 봄과는 상반된 흐린 배경이지만 봄을 알리기에는 충분했다. 고목과 새순. 그 둘은 대조적이다. “아파트 화단에 덩그러니 남겨진 고목 옆으로 파릇한 새순이 올라오더라고요. 봄을 알리기에는 조금은 찌푸린 날씨였지만 봄을 알리기엔 충분했어요. 새순이 인생의 시작을 보여주는 것 같았죠. 고목의 칙칙함이 우리 인생의 끝을 말해준다면 새순은
“어릴 적부터 몸담으면서 마음먹기를 옛 어른들이 이어오던 전통을 살리기 위해서는 내 평생 해야겠다고 다짐했었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할 셈이야.”장기천(75) 인간문화재는 기지시줄다리기 줄제작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어린 시절부터 심부름을 하며 줄다리기 제작 과정을 지켜보며 자란 장씨는 60년간 기지시줄다리기 역사를 함께했다. 장씨에 의하면 어릴적에는 마을에서 큰 줄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자가 없어 안섬에 사는 뱃사람이 제작을 대신했다고 한다. 이를 지켜보던 장씨는 20대에 접어들면서 어깨너머로 큰 줄을 제작하는
김영숙씨의 그림은 늘 꽉 차있다. 흔히 여백과 선을 중시하는 동양화와는 다르다. 김씨는 동양화의 기법에 억매이지 않고 명암과 양감, 질감을 표현해 동양화의 고정된 기법을 탈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자신의 그림은 항상 꽉 차있다고. 미술은 그리는 재료와 기법이 다를 뿐, 장르에 상관없이 모두 하나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어린시절 넉넉하지 못했던 집안에서
강원도 한적한 바닷가, 어부들의 삶이 고스란히 펼쳐져 있다. 바닷바람을 맞아 꾸덕꾸덕 마른 황태, 널려 있는 그물, 나무로 만든 낡은 길을 따라 어부들은 바다로 나가겠지.“어부의 삶이 그려지지 않나요? 말려둔 황태에서 널어둔 그물에서... 평화롭게만 보이는 바다 속에는 무궁무진한 생명력이 살아 숨쉬고 있잖아요. 바다의 풍요로움을 세상 밖으로 건져내는 어부의
독립운동가이자 항일 저항시인인 심훈(1901~1936) 선생의 셋째아들 심재호(73, 재미교포)씨. 지난주 열린 제32회 상록문화제에 초청된 그를 햇살이 따스한 가을 오후, 필경사에서 만났다. 그는 필경사 주변을 거닐며 어릴 적 기억을 고스란히 펼쳐놓았다.“저만치에 목백일홍이 한 그루 있었고, 여기가 모두 꽃동산이었어요. 여기서 뛰어 놀았었지...”필경사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낸 그는 1975년 아버지 심훈선생이 근무하던 동아일보 기자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워싱턴에서 재미한인신문 ‘일간뉴욕’을 발행하면서 수십차례 북한을
“캔버스 위에서 꽃과 나무들은 작가의 상상에 의해 재탄생되죠. 사진찍듯 묘사하는 것보다 나만의 느낌으로 재창조하는 것을 더 좋아해요. ‘정물’에서도 특정 꽃이 아닌 제 안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꽃들이 그려져 있지요.”김화용씨의 ‘정물’은 꽃병에 꽂힌 꽃들을 그 만의 색감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가 보고 밑그림을 그렸을 꽃이 담긴 꽃병은 그의 캔버스에서 세상에
벌써 스무해가 훌쩍 넘은 일이다. 승균씨가 영희씨를 필름에 담은 것도. 서로 친구들끼리 놀러갔던 곳에서 승균씨는 영희씨 사진을 찍어주었고, 그 사진을 돌려받기 위해 편지를 쓰면서부터 그들의 사랑이 시작되었다. 학창시절부터 사진을 좋아했던 승균씨에게 영희씨는 사진을 처음으로 배웠다. 두 사람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사랑을 키웠고, 이제는 평생을 함께 걸어갈 동
왕성호 씨경남 의령 출생1995년부터 전 한보철강 근무현, (주)다포로스 부장서해사진동호회 회원 어느 봄날 기지시 국수봉 파란 하늘에 하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새순이 돋아난 잔디 위에서 활짝 핀 봄을 찍고 있던 그의 렌즈 위로 작은 꼬마 녀석이 걸어 들어왔다. “지난봄에 국수봉에서 벚꽃을 찍고 있었는데 우연히 작은 꼬마가 함께 찍혔어요. 아름답게 핀
김현석 씨────────────────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석문양수장 근무그가 사진을 찍기 시작한 건 30여 년 전, 금쪽같은 자신의 아이들을 찍어주기 위해서였다. 카메라 앞에서 방긋방긋 웃는 아이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에게 사진 찍기는 행복한 일이었다. 그렇게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꾸준히 찍어 얼마 전 시집가는 딸에게 앨범 세권을 만들어 선물했다.
이정용 씨 당진 정미면 봉생리 출생당진사진동우회 회원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현대공사 대표 저 배도 언젠가는 거친 파도를 온 몸으로 부수며 주인과 함께 신명나는 뱃놀이를 했을 테지. 만선의 꿈을 싣고 바다에 나가고 뭍으로 돌아오길 얼마나 반복했을까. 해변에 버려진 배 사진 한 장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세월이 가고 늙는다는 것. 녹슬어 버리고 해진 갑
“누구든 작은 카메라만 있다면 사진을 시작할 수 있어요. 요즘엔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가 널리 보급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사진작가만큼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송영우씨는 당진에 사진동호회가 활성화 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가 사진을 시작하게 된 건 지금으로부터 7년 전. 허리디스크로 고생을 하던 차에 여가도 즐기고 건강도
정찬환씨는 컴퓨터로 그림을 그린다. 마우스로 그린 그림에는 그가 그리는 ‘꿈’이 펼쳐져 있다. 선으로만 단순화해 그린 ‘I Love You 夢’은 꿈이 현실로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어요. 바로 자연과 화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연을 외면하면 꿈을 이룰 수 없어요. ‘I Love You 夢’에
김윤숙 작가- 충남도전 초대작가, 심사위원- 고불대전 초대작가, 운영위원, 심사위원- 서해 미술대전 심사위원- 당진문화원 문인화, 합덕읍사무소 어머니 평생교육원 강사김윤숙 작가가 2008 한국여성미술대전 동양화부문에서 ‘가을서정’이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작품은 다음달 2일부터 8일까지 안산단원미술관 3관에서 전시된다. 수천가지 색을 낸다는
어른 무릎을 조금 넘는 작은 책상들이 옹기종기 교실을 메우고 있다. 원당초등학교 4학년 3반 교실, 일찌감치 시험을 마친 아이들이 떠난 자리에 앉아 선생님과 도란도란 그림이야기를 나눈다. 신경옥 씨가 그림을 시작한 건 7년 전이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그림과 운명처럼 만났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그림을 배울 상황이 만들어졌고 그림 그리는 일이 재미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던 장난꾸러기가 중년의 신사가 되어 고향에 내려왔다. 그리곤 고향집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집을 지었다. 2년을 꼬박 자신의 손으로 지었다. 어머니만큼 아련하고 그리운 ‘고향’. 그곳에 내 손으로 집을 짓고 그림을 그리며 사는 화가의 그림에는 어릴적 추억이 고스란히 배어있었다. 그의 작품 ‘일기’에는 장 작가의 어린시절 추억과 그 기억에
호두나무 그늘 아래, 보기만해도 시원한 평상에 앉아 광희(3)와 동희(2)가 오디를 먹는다. 한움큼 쥐어 입에 가져간다. 미처 입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오디들이 동희 입가를 붉게 물들였다. 광희는 형이라고 제법 젊잖다. 오디 하나를 집어 낯선 기자누나에게 내민다. 광희가 내민 오디는 아이의 웃음만큼 달았다. 이렇게 귀여운 두 아들과 함께 지내서일까. 그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