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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집에 보내주셔요!” “왜, 어디 아프니?” “머리도 아프고 앞이 안보여요!” 수능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한 여학생이 4교시 이후 교무실로 찾아와 대화한 내용이다. 눈에는 눈물방울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어디가 아프다기보다는 수능을 앞두고 심리적인 부담감 때문에 조퇴를 신청했다 싶어 어머니께는 전화를 드릴 테니 이번 시험에 큰 걱정하지 말고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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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드디어 결전의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짧게는 고교 3년 길게는 중고 6년, 초등학교까지 합치면 12년 동안 노력해왔던 것에 대한 결과를 검증받는 것이다. 그 긴 동안의 노력을 하루에 검증받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무리일 수 있다. 1994년 대학수학능력고사가 처음 도입됐을 때는 한 학기에 한번씩 두 번 시험을 치렀는데 그중에서 학생에게 유리한 점수를 반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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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학급 남학생으로부터 2학기 대학수시합격소식을 들었다. 서울의 K대학에 내신과 구술면접만으로 수능에 관계없이 최종합격했다는 것이다. 이어 다른 학생들에겐 비밀로 해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수시모집에서 탈락한 여학생들의 눈물을 본 때문이다. 합격을 한 이후에도 이 학생은 지금도 아침 7시30분이면 학교에 나와 영어듣기 수업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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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수요일 아침. 학급에 들어가 가르칠 교재를 검토하고 있노라니 핸드폰 진동이 느껴졌다. 내용은 담임하고 있는 학생의 어머니가 운명하셨다는 것이었다. 순간 마음이 착잡했다. 학생을 3년 계속 담임하면서 가정방문을 통해 그 가정의 어려움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학생의 어머니는 올해 5월 중풍으로 쓰러지셨고 9월 말경 또 한번 중풍으로 쓰러진 후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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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길러본 사람들은 아이들이 어떤 말부터 배우는지 한번 잘 살펴 볼 일이다. 지금은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아들이 20여 년 전 너덧 살도 채 안 되었을 때 뭐라고 중얼중얼거리는데 꼭 같은 말을 몇 번이고 되뇌이고 하는 것을 아내가 들었던 모양이다. 놀랍게도 그것이 욕설이어서 다시는 그런 욕설을 못하도록 나무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언어를 처음 배울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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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대학교에서 1차 수시합격자를 발표했다. 각 학과별로 내신 성적 상위 1.5배수 이내에 든 학생을 선발한 이번의 결과에서 본교는 지역균형 선발전형에서 두 명이 합격하는 결과를 냈다. 물론 수능시험 이후 구술면접고사가 남아 있지만 평소 준비한 대로만 해준다면 좋은 최종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이번 합격생들은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학원 및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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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담임교사가 일찍 출근해서 교탁에 앉아 있으면 아이들은 조용히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책을 펴고 공부하고 있으면 들어오는 아이들마다 남에게 방해될까봐 문 여는 동작이 자못 조심스럽다. 그러나 교실 안이 소란스러우면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거침이 없다. 이만큼 분위기가 중요하다. 얼마 전 방송을 통해 서울의 모 외국어고등학교 교실모습이 비춰졌다. Engl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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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토요일 모처럼 집에 내려온 아들이 아빠를 부른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인터넷을 통해 조회한 2학기 등록금고지서였다. 거의 삼백만원에 달하는 액수에 놀라면서 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장학금액수도 함께 적혀있었다. 대략 등록금의 반액에 해당되는 큰 액수이다. “너, 공부 많이 했구나! 수고했다!”했더니 공부도 잘해야 하지만 교수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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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수능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수험생들은 긴장감과 스트레스로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얼마 전 9월 전국 수능 모의고사가 있었다. 수능을 앞두고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이었는데 그 결과에 크게 낙방하고 있었던 학생과 대화를 나누었다.그 학생은 평소 학교에서의 특강과 야간자율 학습 및 방학 중 보충학습 등 정규시간을 제외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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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들의 머리와 복장상태뿐만 아니라 행동 또한 예전 같지 않다. 그것을 바라보는 기성세대들과 교사들 모두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교사는 교사대로 학교 울타리 안에서 그들을 직접 지도해야 할 책임이 있기에 마음이 무겁고 또한 학부모들과 기성세대들은 학교 밖에서 사복차림의 학생들이 마치 성인처럼 행동하고 다녀도 가려낼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방송에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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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유행가의 노랫말처럼 거칠고 험한 세상에 한송이 꽃보다 더 아름다운 행동을 통하여 세상의 귀감이 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면 평생 어렵게 모은 재산을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또는 학교, 병원 등에 기부하는 사람들과 자신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환자들을 위해 자신의 일부를 내놓는 장기 기증자들, 또한 위험에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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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전날은 솔직히 마음이 무겁다. 한 달만에 만나는 학생들 생각에 마음 설레는 날이 되었으면 오죽 좋으련만 또 아이들과 씨름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누르는 것이다. 드디어 개학 첫날 교실에 들어가 보니 아이들의 얼굴과 머리상태가 한눈에 들어온다. 단정하게 머리를 깎고 온 두세 명을 제외하곤 나머지 학생들은 모두 하나같이 긴 가발을 쓴 것처럼 머리가 길다.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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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중 본교 1~2학년 학생들이 도대회 영어경시대회에서 말하기 부문 금상과 에세이 부분 동상을 수상했다. 대단히 축하해 줄 일이다. 말하기 부분은 꾸준히 외국인과의 대화를 통해 연습한 결과물이다. 에세이 부분에서 동상을 수상한 학생에게 얼마나 연습을 했었는지를 물었더니 씩 웃으며 별로 연습을 못했다고 대답한다. 도 대회에서는 휴대폰에 대한 주제를 놓고 자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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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꼭 일주일 남았다. 여느 해처럼 이번 방학도 보충학습으로 한달을 보냈다. 지금까지 나는 몇 시간을 배정받든 하루 한 시간씩의 수업만을 고집해왔다. 이유는 학생들이 수업준비를 충실히 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암기과목과 달리 영어 수학은 학생들 스스로 준비를 하는 시간이 수업만을 듣는 것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나친 생각일지 모르나 수업의 효과는 학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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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책읽기를 유난히 좋아했는데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읽고 싶은 책을 살 수 없자 좋은 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소리를 듣게 되면 어디든 달려가 책을 빌려 읽곤 했다. 어느날 링컨은 서점에서 미국 초대 대통령 워싱턴에 관한 전기를 빌려와 읽다가 머리맡에 놓고 잠을 자던 중 쏟아지는 폭우에 빌린 책이 흠뻑 젖자 서점에 찾아가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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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중에는 목표가 분명해 공부에 열심이거나 예체능실기와 독서 등에 충실하는 등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학생들이 있는데 반하여 수업시간마다 산만하거나 가정에서 늦은 시간까지 컴퓨터게임에 몰두하다 아침 수업시간에도 엎드려 자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새벽부터 움직이는 활기찬 도시인들의 모습을 볼 수 없는 환경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토록 무의미하게 시간을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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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인근학교에서 혁신에 관한 연수를 들은 적이 있었다. 강사는 아산의 모 교장선생님으로 너무도 재미있게 설명을 하셔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연수의 핵심은 세상이 변하고 아이들도 변하였는데 교사가 변화에 둔감하다는 것이다. 때마침 얼마 전 언론보도를 통해서 많은 직업군들 중에 교사가 타 직군에 비해 변화에 뒤쳐진다는 결과를 본 적이 있었다.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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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주일에서 열흘만 지나면 즐거운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고등학생들은 대학진학을 위한 보충학습 때문에 방학다운 방학을 보내기가 어렵겠지만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평소에 다니지 못했던 곳을 찾아간다든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기초가 부족한 과목에 대한 보충도 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간이기에 방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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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지난달 26일 능력은 있지만 소득이 적어 학원교육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6만4000명을 정원외로 선발한다고 발표했다. 일견 빈곤계층을 배려한 정책으로 환영받을만한 일이나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점이다.먼저 현재의 학생들은 과거에 비해 대학 들어가기가 훨씬 쉬워졌다. 물론 수도권대학의 경쟁률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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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2007.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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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내년도 중고교 신입생부터 음악, 미술, 체육 등 예체능과목 성적이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내신 성적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실시안을 보면 현행 예체능 과목의 성취도 평가(수, 우, 미, 양, 가)와 석차가 폐지되고 교사가 학생의 특성과 학습수준을 글로 적는 서술형 평가로 전환되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의 말을 빌면 예체능교과 채점의 공정성 여부를 놓고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7.06.2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