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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2006년 11월 17일 () 13:02:00 webmaster@mjmedi.com
   
 
잃어버린 국새 찾기 프로젝트

좀 뜬금없는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아직도 일본의 지배하에 있다는 상상을 해보자. 그렇다면 현재 우리는 어떠한 모습으로 있을까? 솔직하게 별로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왜냐하면 이미 우리는 일제치하에서 우리의 선조들이 겪었던 모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지금도 일본은 항상 우리에게 비교 대상의 나라이며, 우리가 꼭 이겨야 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래서 한동안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며 되도 않는 말로 우기는 일본인들을 향해 남북한을 막론하고 한반도가 들썩거렸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영화 <한반도>는 생각하기도 싫은 상상을 기본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물론 남북한이 서로 합의를 하여 통일을 하려는 순간을 다루는 것은 좋았지만 그것이 1907년 대한제국과 일본이 맺은 조약에 위반된다며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하고, 한반도에 유입된 모든 기술과 자본을 철수하겠다고 나오는 모습은 아무리 영화라고 해도 기분 나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마 감독은 처음부터 관객의 기분을 나쁘게 하면서 어느 정도 애국심을 가지고 영화에 몰입을 하도록 유도하고자 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고종의 숨겨진 국새가 있다’는 주장으로 사학계의 이단아 취급을 받아 온 최민재 박사(조재현)는 국새를 찾는다면 일본의 억지 주장을 뒤엎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의 확신을 믿게 된 대통령(안성기)은 일본 자위대의 동해상 출현 등으로 비상계엄령을 공표함과 동시에 마침내 ‘국새 발굴 진상 규명 위원회’를 구성하고 최민재에게 마지막 희망을 건다. 하지만 통일보다는 국가의 안정과 원만한 대일관계에 앞장서 온 총리(문성근)는 말썽만 만들 뿐인 ‘국새’ 소동을 막아야 하고, 결국 측근인 국정원 서기관 이상현(차인표)에게 국새발굴을 방해하게 한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블록버스터 영화 <한반도>는 잃어버린 국새를 찾아야 한다는 대명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아쉽게도 블록버스터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채 이야기를 마무리하게 된다.
이전에 <실미도>나 <공공의 적> 같은 작품들을 통해 직설적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했던 강우석 감독답게 이번에도 우회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관객들에게 애국심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층도 매년 바뀌는 마당에 강우석 감독의 직설화법은 큰 감동으로 다가오기보다는 너무나 거북한 부담감으로 다가오게 한다.

사실(Fact)과 허구(Fiction)의 합성신조어인 ‘팩션’이라는 장르로 고종 황제와 명성황후의 이야기부터 현재의 역사까지 영화적 상상력으로 재해석하고 있는 <한반도>는 명성황후를 제외한 여성 캐릭터가 영화 속에 등장하지 않을 정도로 매우 남성적인 영화로 요즘 말로 대단한 ‘포스’가 느껴지는 영화다. 거기에 무게감 있는 중견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기 때문에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매우 중량감이 있다. 그러나 그 포스가 관객하고 제대로 소통될 때 영화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한반도>의 포스는 스크린에만 머물고 있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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