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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1.10.22 00:00
  • 호수 391

[인터뷰]김성환/“경쟁력 키운다며 지원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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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합덕 쌀전업농회장

이 난은 쌀사태로 불릴만한 최근의 상황과 전망에 대해 농업관련 기관과 단체, 농민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장으로 마련되었다. 상호간에 원만한 의사소통과 이해가 바탕이 된 가운데 현재의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합의와 신뢰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이 이 코너를 마련한 취지다. /편집자 주/

=전업농이라는데 농사규모는 얼마나 되는가?
-모두 3만평의 쌀농사를 짓고 있다.

=삭발은 왜 했는가?
-지난달 대전에서 쌀값보장을 위한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의 농민대회가 있었다. 농민회 간부들이 정부에 강력한 의지를 촉구하기 위해 집회현장에서 삭발을 했다. 그런데 집회에 참석한 쌀전업농회 회원들은 가만히 있더라. 그래서 내가 대표해서 머리를 깎겠다고 나섰고 정부의 일관성없는 쌀정책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우리 농민들이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가를 보여주기 위해 그 자리에서 삭발을 했다.

=지금 농민들이 쌀값 하락으로 어렵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가?
- 정말이다. 쌀값 하락도 문제지만 확실히 예년에 비해 수확량이 10%넘게 줄었다. 그런 이유로 따져보니 1,500평 한구간당 작년보다 100만원 이상 소득이 줄어들었다.

=전업농인데 그 정도의 소득감소는 감당할 수 있지 않은가?
-절대 그렇지 않다. 전업농이라고 다같은 전업농이 아니다. 자기소유의 논을 많이 가지고 있는 농가야 그래도 덜 하겠지만, 자기 땅이 없이 농업기반공사로부터 임대 받아 농사를 짓고 있는 우리 같은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임대료에 빚까지...작년에 비해 2000만원이 넘게 수입이 줄어들텐데 걱정이다.

=진 빚은 어느 정도인가?
-땅값을 빼고 한 2억 정도 된다. 소득이 예년과 같았다면 앞으로 2~3년후면 빚도 어느 정도 갚고 희망이 보일 것 같았다. 하지만 어렵게 됐다. 지금 큰아들이 대학 2학년이고 작은아들이 내년에 대학진학을 하면 모두 둘을 가르쳐야 하는데... 그래서 며칠 전에 가족회의를 해서 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우선 가족 4명이 모두 가지고 있는 휴대폰을 줄이기로 했다.

=합덕 쌀전업농회장을 맡고있는데 정부의 전업농 정책에 대한 견해는?
-전업농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그동안 일반농가에 비해 많았다. 하지만 농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그렇게 지원을 해놓고 이제와서는 쌀값파동으로 농민들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니 정부정책을 더이상 믿을 수 있겠는가? 일각에서는 정부가 쌀을 포기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하고…

=쌀전업농회 차원의 대안은 세우고 있나?
-전업농회에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수도권 주민들과의 직거래를 통해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쌀값이 떨어졌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중간 상인들만 이윤을 챙기는 유통의 문제 때문이다. 직거래를 통한 개별적인 판로 개척이 잘되면 공동으로 판매 할 계획이다.

=최근 농협이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
-맞는 말이다. 협동조합이 조합원을 위한 조직이라는 것을 잃어버린 채 장사를 위한, 직원들을 위한 조합으로 변질됐다. 조합원인 농민들은 고통받고 있는데 직원들은 배불리 앉아있다면 그건 더 이상 협동조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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