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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로빈 꼬시기
2006년 12월 08일 () 13:01:00 webmaster@mjmedi.com
   
 
신데렐라의 꿈을 꾸는 그녀를 위해

12월의 달력을 보면서 ‘벌써...’라는 말과 함께 한숨이 절로 튀어 나와 버렸다. 12월 달력 속의 눈 덮인 그림은 누군가에게는 스키장으로, 누군가에게는 크리스마스 파티장으로 보이겠지만 올해도 TV와 함께 연말연시를 보내야 하는 필자에게는 별다른 감흥 없이 그저 하얀색 그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2월 영화계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라는 성수기를 맞이하기 위해 다양한 영화들을 관객들에게 선보이는데 그 중에서 눈에 띄는 작품이 본격적인 로맨틱코미디 장르인 와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이다. 하지만 두 작품이 겨냥하는 관객층은 각기 다르다. 전자는 다니엘 헤니를 주인공으로 하면서 20~30대 여성들을, 후자는 정지훈(비)을 주인공으로 하면서 10~20대 여성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데 어떤 영화가 12월의 승자가 될는지는 관객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외국계 M&A 회사에 근무하는 민준(엄정화)은 남친과 홍콩 여행을 갔다가 실연을 당한다. 그 후 출근을 하던 중 로빈 헤이드(다니엘 헤니)의 차와 교통사고가 난다. 민준은 영어를 못하는 것처럼 위기 상황을 넘어가지만 곧 로빈을 회사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로빈은 민준의 회사 대표로 부임을 하게 되고, 민준의 그의 어시스턴트로 일을 하게 되면서 둘 만의 이상한 관계가 시작된다. 그러면서 로빈은 민준의 어설픈 연애실력을 비웃게 되고, 자신을 먼저 꼬시게 되면 자신만의 연애 비법을 전수해 주겠다고 제안을 한다.

<키아누 리브스 꼬시기>라는 소설을 각색하여 만든 영화 는 <브릿지 존스의 일기>와 <러브 액츄얼리> 등을 제작한 영국의 워킹타이틀 영화사의 로맨틱 코미디를 따라가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한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서의 차이로 워킹타이틀의 쿨한 느낌보다는 한국형 신파를 강조하면서 억지 감동을 자아내려고 하는 어쩔 수 없는 한국 영화의 고질병으로 인해 어정쩡한 로맨틱 코미디가 되어 버린다.

이러한 는 30대 중반의 여배우 엄정화의 나이를 잊은 깜찍한 연기와 중후한 매력의 다니엘 헤니의 연기력이 그나마 돋보이지만 전체적인 영화의 틀은 즐겁고 편하게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에게 어딘가 부족한 면을 노출시키고 만다. 물론 다니엘 헤니의 손가락 제스처와 럭셔리한 두 남녀의 모습을 보면서 고단한 일상을 잊고 신데렐라가 되는 꿈을 꿀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만족할 수 있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삶에 대한 괴리감을 선사하고 말 것이다. 또한 엄정화는 한국어로, 다니엘 헤니는 영어로 얘기하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자막을 읽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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